국제

"꿀벌 수명 50년 동안 절반으로 줄어"...꿀벌 실종 규명되나?

2022.11.15 오후 03:13
사진 출처:메릴랜드대학 꿀벌 연구소
농약이나 기생충, 질병 등의 환경적 변수가 통제된 실험실 환경에서 자란 꿀벌의 수명이 1970년대 이후 50년 사이에 절반으로 짧아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런 수명 단축의 영향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 양봉업계가 수십 년에 걸쳐 겪어온 지속적인 꿀벌 무리 감소와 벌꿀 생산량 저하 등과 일치하는 것으로 제시됐습니다.

미국 메릴랜드대학에 따르면 이 대학 곤충학 부교수 데니스 반엔겔스도르프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환경적 스트레스와는 별개로 벌의 수명이 전반적으로 짧아진 현상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를 과학 저널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표준화된 절차에 따라 꿀벌 무리에서 24시간이 안 된 번데기를 수집해 부화 장치를 거쳐 실험실 우리 안에서 성체로 사육하는 과정에서 수명이 50년 사이에 절반으로 짧아졌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1970년대에는 꿀벌의 평균 수명이 34.3일에 달했으나 현재는 17.7일에 그쳤습니다.

실험실 환경이 자연 꿀벌 무리 상태와는 크게 다르지만, 실험실 사육과 관련된 기록은 실험실 꿀벌이 자연의 꿀벌과 비슷한 수명을 유지한다는 점을 보여 왔습니다.

연구팀은 꿀벌의 수명이 50% 단축된 것이 꿀벌 집단에 미치는 영향을 컴퓨터 모델로 분석한 결과, 약 33%의 손실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지난 14년간 양봉업계가 매년 평균 30~40%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는 보고와 매우 유사하다고 연구진은 밝혔습니다.

연구팀은 꿀벌이 번데기가 되기 전 애벌레 단계에서 일벌들에게 사육되는 과정에서 낮은 수준의 바이러스에 감염되거나 농약에 노출됐을 수도 있다는 점을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실험실 사육과정에서 바이러스나 농약 노출에 따른 과도한 증상은 나타나지 않았으며 초파리 등 다른 곤충에서도 수명과 관련된 유전적 요소가 작용한다는 점이 제시된 바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논문 제1 저자인 앤서니 니어맨은 "꿀벌을 번데기 상태에서 벌떼에서 분리해 실험실에서 사육한 만큼 수명을 단축한 것이 무엇이든 번데기 이전에 발생한 것이라는 점에서 유전자가 원인일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 가설이 맞는다면 원인 유전자를 찾아내 더 장수할 수 있는 꿀벌 종을 개량할 수 있다는 점에 해결책을 제시해 줄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연구팀은 미국 전역은 물론 다른 나라 꿀벌의 수명과 관련한 연구를 이어나갈 계획입니다.

이 과정에서 수명과 관련한 차이를 발견한다면 유전자나 농약 사용, 바이러스 등과 같은 잠재적 원인을 규명하고 비교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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