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동부 전선에서 정체돼 소모전을 이어가면서 일부 격전지에선 1차 세계대전에서나 목격할 수 있었던 참혹한 참호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영국 가디언 등이 28일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양측이 수개월째 교전을 벌여온 도네츠크주 바흐무트 주변에선 전투 양상이 최근 수주일 동안 참호전으로 바뀌었습니다.
참호전은 서로 진격하지 못한 채 참호를 파고 버티면서 포격과 기습공격을 주고받으며 사상자만 키우는 전투 방식으로, 1차 대전의 대표적인 참상으로 꼽힙니다.
지난 여름부터 양측이 격렬한 전투를 이어가고 있는 바흐무트에선 최근엔 하루에만 수백 명의 사상자가 쏟아지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습니다.
워낙 오랫동안 포격을 주고받다 보니 일부 건물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파괴돼 폐허로 변했습니다.
러시아군은 헤르손 지역에 있던 보충대를 비롯해 와그너 용병, 전과자 출신 군인까지 대거 바흐무트에 보내 총력적인 도시 공략에 나섰습니다.
우크라이나도 도네츠크로 진격하려면 바흐무트를 거쳐 가야 하기에 러시아군과 지루한 싸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전황이 이러다 보니 바흐무트의 민간인들은 혹독한 겨울 날씨에 더해 더욱 극심한 고통에 떨다가 7만여 명의 주민들은 이미 도시를 버리고 떠났습니다.
사람들은 포격을 피해 숨은 건물 지하 난방도 안 되는 환경에서 어렵게 연명하고 있습니다.
파블로 키릴렌코 도네츠크 주지사는 "사람들은 모두 지하수로 젖어 있는 찬 건물 지하에 숨어 있다"며 "그들은 전기나 난방도 없이 비극적인 환경에서 겨울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일각에선 러시아군의 현지 주요 전력 자원인 와그너 용병그룹이 자신들의 성과를 내려고 다른 도시에 비해 그다지 중요한 전술적 의미가 없는 바흐무트에 집착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옵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도 최근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의 전쟁이 격화하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러시아군은 앞서 하르키우와 헤르손 등 점령지를 우크라이나에 내준 패배를 설욕하기 위해 바흐무트를 점령하려고 밀어붙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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