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법정에 선 초유의 美 대통령...트럼프 "34개 혐의 모두 무죄" 주장

2023.04.05 오전 05:17
트럼프 전 대통령, 법정에 선 초유의 미국 대통령
구속인부절차 통상 30분 안팎…예상보다 길어져
플로리다 자택 돌아가 법원 기소 관련 입장 발표
법원, 법정 내부 촬영 불허…사진 촬영만 허용
[앵커]
미국 전현직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법정에 세워져 성추문 입막음 사건에 대한 기소 인정 여부를 심문 받았습니다.

불구속 상태로 재판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재판을 계기로 지지층 결집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권준기 특파원!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법원 심문은 끝났습니까?

[기자]
예상보다 기소인부절차가 길어지고 있습니다.

미국 법원의 기소인부는 기소된 피고에게 혐의를 인정하는지 묻는 절차인데,

보통은 15분에서 30분 정도면 끝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법원 출석 전부터 할 말이 많다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인부절차는 통상적인 진행 시간을 훌쩍 넘겼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성추문 입막음 혐의 등 자신에 대한 34가지 혐의에 대해 모두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곧바로 플로리다 자택인 마러라고로 돌아간 뒤 현지 시각으로 오늘 저녁에 성명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현지 시각으로 오후 1시 40분에 법원에 도착했고, 2시 반 쯤 기소인부절차를 시작했습니다.

미국 언론은 역사적인 현장인 만큼 법정 내부를 촬영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법원은 거부했고, 사진 촬영만 허용됐습니다.

또 통상의 경우 기소인부에 나오면 지문을 찍고 머그샷을 촬영한 뒤 수갑을 차지만, 전직 대통령인 점을 감안해 머그샷과 수갑은 생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법원 도착 직전 트럼프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법원이 위치한 맨해튼 남쪽으로 가고 있고 너무나도 초현실적이라는 글을 남겼습니다.

[앵커]
트럼프 지지자들의 거센 시위가 우려됐는데, 법원 주변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기자]
네, 트럼프 전 대통령 출석에 앞서 법원 주변 곳곳에는 경찰 3만 5천 명이 배치됐습니다.

법원 내부에도 법원 경찰과 함께 비밀경호국, SS요원들이 배치돼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습니다.

하지만 시위는 법원 맞은편 따로 마련된 공간에서 주로 이뤄졌고, 여기에는 트럼프 지지자들 뿐 아니라 트럼프에 반대하는 시민들도 형사 처벌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찬반 시위 목소리 들어보시죠

[트럼프 지지 시위 시민 : 저는 트럼프를 위해 매일 같이 나옵니다. 하지만 오늘은 좀 특별해요. 여기 '트럼프가 아니면 죽음을'이라고 적혀있죠. 죽는 건 꼭 저라는 뜻이 아닙니다.]

[트럼프 반대 시위 시민 : 저는 오늘 트럼프에게 중범죄자라는 새 이름을 지어주려고 여기에 나왔습니다. 이제 트럼프가 정의를 마주할 시간이 됐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를 놓고 찬반 목소리가 터져 나오긴 했지만 우려했던 지지자의 난동 등 불상사는 없었습니다.

경찰이 미리 주변 통제에 나선 데다 케빈 매카시 하원 의장 등 공화당 인사들도 이번에 폭력 시위가 또다시 재연 돼선 안된다는 점을 강조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런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소된 뒤에 오히려 지지층 결집이 더 강해졌다고요?

[기자]
네, 분명한 건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소된 뒤로 미국의 모든 신문과 방송이 주요 뉴스로 다루면서 트럼프가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됐다는 겁니다.

트럼프도 기소 이후 자신에게 쏠린 시선을 활용해 정치적인 메시지를 계속 쏟아내고 있습니다.

마녀 사냥식 수사로 정치적 탄압을 받고 있다는 게 트럼프 주장의 핵심입니다.

실제로 기소 직후 단 24시간 만에 트럼프 캠프에 선거 자금으로 모인 돈이 4백만 달러, 우리 돈 52억 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그만큼 지지층의 결집이 두드러졌다는 겁니다.

최근 나온 대선 후보 여론조사를 보면 공화당 내 경쟁자로 부상한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와 지지율 격차를 20∼30%씩 벌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좌우 진영의 분열은 더 커져 민주당 지지자 94%가 트럼프 기소를 찬성하는 반면 공화당 지지자는 79%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트럼프 전 대통령 법원 출석과 관련해서 백악관 반응은 없었습니까?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기소 직후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 사건에 대해선 극도로 말을 아꼈습니다.

기소 사실을 미리 보고 받지도 않았고 할 말도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 한 겁니다.

오늘 백악관 브리핑에서 또 다시 질문이 나왔는데, 대변인은 대통령이 신경 쓸 사안이 아니라며 관련 답변을 피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카린 장피에르 / 백악관 대변인 : 이번 특정 사건과 관련해서 언급하지 않을 것입니다. 대통령은 매일 미국 시민들에게 집중하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대통령이 집중할 대상이 아닙니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의 출마 선언은 계속 늦어지고 있습니다.

당초 올초에 재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려던 계획으로 알려졌는데 일정이 미뤄지고 있습니다.

연초에는 기밀 문서 유출 사건으로 난처한 입장에 처했고, 이후 4월 초 출마설이 있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로 또다시 타이밍을 놓친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언론들은 여름이 지나서야 재선 출마 선언이 가능할 거란 전망까지 내놓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YTN 권준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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