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최근 프랑스 전역에서 확산하는 폭력 시위를 막기 위해 '소셜미디어 차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가 역풍을 맞고 있다.
독일 dpa 통신은 4일(현지시간) 프랑스 BFMTV 방송을 인용, 마크롱 대통령이 청년층의 SNS 사용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엘리제궁에서 시위 피해를 입은 지역 시장 200여 명을 만나 "우리는 소셜 네트워크에 대해, 그리고 우리가 시행해야 할 금지 조치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며 "상황이 통제 불능 상태가 되면 이를 규제하거나 차단해야 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지난달 30일 열린 긴급 대책회의에서도 체포된 시위대 3분의 1이 미성년자라며, 틱톡이나 스냅챗 등 SNS에 올라오는 영상을 보고 폭력 시위를 모방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올리비에 말렉스, 마틸드 파노 의원 트위터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야권에서는 비난이 쏟아졌다.
올리비에 말렉스 공화당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소셜미디어 차단? 중국, 이란, 북한처럼? 관심을 돌리기 위한 도발이라 해도 아주 나쁜 발상"이라고 비난했다. 올리비에 포르 사회당 대표는 "인권과 시민의 나라는 중국이나 러시아, 이란 같은 대 민주주의 국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없다"고 비꼬았으며, 극좌 성향의 마틸드 파노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대표는 "오케이 김정은"이라고 적었다.
여당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집권 정당 르네상스의 에리크 보토렐 의원은 "소셜미디어 차단은 민주주의가 그에 반대되는 도구보다 더 강하다는 생각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논란이 커지자 장 노엘 바로 통신부 장관은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논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SNS 차단 가능성을 일축했고, 올리비에 베랑 정부 대변인은 "대통령의 발언은 이용자들이 특정 장소에 모일 수 있도록 돕는 위치 도구 등 일부 기능 차단을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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