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역 극장가에서 4달러(약 5,300원)에 티켓을 판매한 행사에 10대 청소년 수백 명이 몰리면서 곳곳에서 집단 패싸움이 벌어졌다.
30일(현지시간) ABC 뉴스 등에 따르면, 미국 극장가는 지난 27일 '영화의 날'을 맞아 전국적으로 할인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판매된 영화 티켓은 1장당 4달러다. 대표적인 극장 체인 AMC 티켓 가격이 14∼18달러(1만 8,600∼2만 3,900원)인 것을 고려하면 거의 4분의 1 가격이다.
이에 따라 전국적으로 영화관이 있는 쇼핑몰에는 수백 명의 인파가 몰리며 비상 상황이 속출했다.
특히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 내 주요 도시인 토런스의 번화가인 델아모 쇼핑몰 주변에는 1,000명에 달하는 청소년들이 몰려들어 아수라장이 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께 AMC 극장이 있는 토런스 쇼핑몰 앞에서 청소년들의 패싸움이 벌어졌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경찰이 출동해 현장을 진압하기까지 몇 시간 동안 10대 무리 사이에서 난투극이 이어졌다.
현장에서는 총탄이 발사됐다는 신고도 있었으나, 심각한 부상자는 없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목격자 코너 스완은 "모두가 극장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며 "사람들이 이미 몰려있는데도 다른 사람들이 그 위로 계속 뛰어들었다. 혼돈 그 자체였다"고 전했다.
캘리포니아주 북부 에머리빌과 미 동부 보스턴, 시카고 인근에서도 비슷한 소동이 일어났다.
같은 날 오후 4시 30분께 에머리빌의 베이 스트리트 쇼핑몰에서도 AMC 영화관 앞에 청소년 수백 명이 몰려들면서 사고가 벌어졌다. 주변 거리에서는 총성이 울렸고, 한 청소년은 흉기에 찔려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스턴에서는 AMC 영화관 두 곳에서 청소년들의 패싸움이 잇달아 벌어졌다. 이밖에 뉴욕주 올버니, 조지아주 더글러스빌에서도 극장 주변에서 청소년 수십 명이 연루된 육탄전이 벌어졌다.
'전국 영화의 날'은 전미극장소유주협회가 만든 비영리단체인 영화재단(Cinema Foundation)이 지난해 코로나19로 침체한 극장가에 관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처음 만든 행사다.
작년 행사 당일 미 곳곳에서 수많은 인파가 몰려 크고 작은 소동이 벌어진 데 이어 올해에도 청소년 패싸움과 부상 등 부작용이 심해지면서 행사를 폐지하는 편이 낫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고 LA타임스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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