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얀마에서 군사 쿠데타 이후 거의 5년 만에 총선 투표가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주요 정당들이 대부분 해산되고, 야당 지도자들은 감옥에 갇힌 상황에 치러지는 선거여서, 군부 통치 연장을 위한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는 지적입니다.
김선중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이른 아침부터 투표소 앞에 유권자들이 길게 줄을 서 있습니다.
미얀마 군사정권의 쿠데타 이후 4년 10개월 만에 치러지는 선거입니다.
미얀마 전역에서 치러지는 이번 투표는 한 달 동안 모두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됩니다.
투표를 주관한 군사 정권은 전자 개표기와 특수 잉크까지 도입해 부정 가능성을 없앴다며, 자유롭고 공정하게 투표가 치러질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미얀마 주민 : 모든 것이 매우 좋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투표소는 비밀 보호가 잘 되어 있고, 절차도 매우 빠르며, 정확합니다.]
하지만 군사 정권 연장을 위한 쇼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당장 아웅산수치 미얀마 국가 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 민족동맹'을 포함해 주요 정당 40여 곳이 강제 해산돼 후보조차 내지 못했습니다.
반군이 장악한 지역에서는 아예 투표도 진행되지 않는데, 이게 국토 절반 가까이 됩니다.
[제리 하머 / AP 통신 특파원 : 야권에서는 이번 선거는 민간 정부라는 위장을 하고 군부 정권을 연장하기 위한 속임수라고 비판합니다.]
SNS는 물론 언론 탄압도 심각합니다.
선거를 비판하면 최대 징역 10년을 선고하는 법을 만들어 유명 영화감독과 배우들까지 닥치는 대로 잡아들였습니다.
유엔은 "국민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조건이 전혀 마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고, 영국과 유럽연합은 "이번 선거는 가짜"라고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미얀마 군사정권은 이번 선거를 통해 차기 정부를 꾸리고, 장기 집권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YTN 김선중입니다.
영상편집:전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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