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루브르, 비유럽 관광객 입장료 45% 인상…'이중 가격제' 논란

2026.01.15 오전 08:41
YTN
프랑스가 유럽연합(EU) 출신이 아닌 방문객의 루브르 박물관 입장료를 인상하면서 이른바 ‘이중 가격제’를 둘러싼 논란이 퍼지고 있다.

프랑스 현지 언론은 루브르가 14일(현지 시간)부터 EU 회원국은 물론 아이슬란드·리히텐슈타인·노르웨이를 제외한 국가 출신 방문객의 입장료를 기존 22유로(약 3만 7천 원)에서 32유로(약 5만 5천 원)로 인상했다고 보도했다.이는 유럽 시민권자나 거주자보다 약 45% 높은 요금이다.

이 같은 조치는 루브르 박물관에 국한되지 않는다. 베르사유 궁전, 파리 국립 오페라 극장, 루아르 지역의 샹보르 성 등 다른 국영 문화시설들도 비유럽 방문객을 대상으로 입장료 인상에 나섰다.

이번 정책은 방문객의 출신 지역에 따라 요금을 차등 적용하는 '이중 가격제' 사례 중에서도 유럽 내에서는 가장 강도 높은 조치로 평가된다. 일반적으로 이중 가격제는 개발도상국이 자국민의 경제적 여건을 고려해 관광객보다 낮은 요금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운영해 왔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프랑스 내부에서도 차별적 정책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저소득 외국인 방문객들이 모나리자를 비롯한 세계적인 문화유산을 접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AFP통신이 14일 루브르 박물관을 찾은 관람객들을 인터뷰한 결과, 반응은 엇갈렸다. 브라질 출신 방문객 마르시아 브랑쿠는 "인도 같은 나라에서는 외국인이 더 많은 요금을 내는 것이 이해되지만, 프랑스처럼 부유한 나라에서 이런 정책은 공정하지 않다고 느껴진다"고 말했다.

반면 프랑스 정부는 연간 2천만~3천만 유로의 추가 수입을 확보해 노후화된 박물관 시설 보수에 투입할 수 있다며 정책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2024년 루브르 박물관 방문객은 약 870만 명으로, 이 중 프랑스인은 23%, 파리 및 인근 지역 거주자는 13%를 차지했다. 외국인 방문객 중에서는 미국인이 13%로 가장 많았고, 영국·독일·이탈리아는 각각 5%, 중국은 6%를 차지했다.

프랑스 방문객 가운데 약 3분의 2는 무료 입장 혜택을 받았다. 전 세계 미성년자는 무료 입장이 가능하며, 26세 미만의 프랑스 국적자도 입장료가 면제된다.

판현 루브르 박물관 노조는 이 정책을 두고 "철학적·사회적·인도적 측면에서 충격적”이라고 비판하며, 최근 이어진 파업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했다. 노조 측은 "직원들이 방문객의 신분증을 확인해 요금을 구분해야 하는 점 역시 현장 혼란을 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학자들은 이번 조치를 미국이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국립공원 입장료를 인상한 사례와 비교하며, 전 세계적으로 자국 중심주의가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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