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공연도 인터뷰도 없다…인기 가수 '시에나 로즈' AI 논란

2026.01.26 오전 10:32
시에나 로즈
미국 팝 시장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키운 가수 '시에나 로즈'를 둘러싼 인공지능(AI) 생성 음악 논란이 불붙고 있다.

약 1년 전부터 이어진 시에나 로즈의 정체성 논쟁은 최근 골든글로브 시상식 이후 배우 셀레나 고메즈가 행사 사진과 함께 로즈의 노래를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삽입했다가 삭제하면서 재점화됐다.

이후 온라인에서는 로즈가 실제 인물인지, 혹은 AI로 제작된 프로젝트인지에 대한 의문이 확산했고, 주요 해외 매체들도 집중 조명에 들어갔다.

로즈는 스포티파이에서 월간 청취자 약 260만 명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Into the Blue', 'Safe With You', 'Where Your Warmth Begins' 등 세 곡을 미국 'Viral 50' 차트에 올렸다. 시에나 로즈의 스포티파이 소개 문구에는 '익명의 네오 소울 가수로, 클래식 소울의 우아함과 현대적 R&B의 취약함을 결합한 아티스트’라고 적혀 있다.

그러나 로즈의 공연 영상이나 과거 기록, 인터뷰 등이 전무한 상황에서 큰 성과를 거둔 점이 의혹을 키웠다. 레딧 이용자들은 "어디에서도 로즈의 정보를 찾을 수 없다", "잘 듣고 있었는데, 소셜 계정이 없다는 걸 알고 이상하다고 느꼈다"고 적었다.

해외 음악 매체들은 로즈의 음악 스타일이 올리비아 딘, 알리샤 키스 등 실제 R&B·소울 가수들을 연상시키는 풍부한 보컬과 섬세한 피아노 중심 사운드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동시에 일부 청취자들은 지나치게 균질하고 계산된 느낌이 난다고 주장했다.

한 이용자는 X(옛 트위터)에 "올리비아 딘을 듣다가 추천을 받아 들었는데 비슷하지만 훨씬 제너릭했다. 몇 곡을 더 듣고 나서 AI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게 스포티파이가 아티스트에 대한 주도권을 유지하는 방식이냐"고 적었다.

스레드의 한 이용자는 "셀레나 고메즈와 수백만 명의 청취자를 속일 정도로 완성도가 높아졌다는 게 문제"라며 "알고리즘이 더 이상 새로운 음악을 발견하는 도구가 아니라 통계적으로 완벽한 사운드를 전달하는 시스템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로즈의 음악을 순수하게 즐긴다는 반응도 있었다. 한 이용자는 "10점 만점에 10점이다. 정말 아름다운 음악"이라고 적었지만, 이에 대해서도 "검증 배지를 단 계정들이 인위적으로 홍보하는 글"이라는 의심이 이어졌다.

현지 언론은 시에나 로즈를 지난해 논란이 됐던 AI 밴드 '벨벳 선다운(Velvet Sundown)'과 비교하고 있다. 벨벳 선다운은 처음에는 AI 사용 사실을 부인했지만, 이후 스포티파이 소개글을 통해 'AI의 도움으로 시각화된 프로젝트'라고 명시한 바 있다. 전 스포티파이 데이터 책임자였던 글렌 맥도널드는 롤링스톤과의 인터뷰에서 AI 아티스트의 부상은 음악 추천 시스템이 인간 청취자 공동체 중심에서 오디오 특성 분석 기반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분석했다.

스포티파이는 지난해 9월 AI로 생성된 밴드나 아티스트도 플랫폼에 올릴 수 있도록 허용하되, 관련 사실을 명확히 표시하도록 권고하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찰리 헬먼 스포티파이 글로벌 음악 제품 부문 부사장은 당시 "우리는 AI를 책임감 있게 활용하는 창작자를 처벌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AI 도구가 음악가들의 창의성을 확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해외 매체들은 로즈와 같은 사례가 이러한 정책의 실효성을 시험하는 대표적 사례가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AI 여부가 명확히 공개되지 않은 채 알고리즘 추천과 바이럴 차트를 통해 대중에게 확산될 경우, 인간 아티스트들의 생태계와 공정 경쟁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시에나 로즈의 실존 여부나 음악 제작 방식은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사례는 단순한 한 명의 신인 가수 논란을 넘어, AI가 음악 창작과 유통, 추천 시스템에 어디까지 개입할 수 있는지를 둘러싼 산업 전반의 논쟁으로 확장되고 있다.

HOT 연예 스포츠
지금 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