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장위구르 폭로 중국인에 망명 허용..."트럼프 정부서 드문 사례"

2026.01.30 오전 09:48
AP=연합뉴스
미국 법원이 중국 신장(新疆)위구르 자치구에서 벌어지는 인권 유린 상황을 폭로한 중국인에게 이례적으로 망명을 허용했다.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찰스 아우스랜더 연방 이민판사는 지난 28일(현지시간) 중국의 반체제 인사 관헝(38)의 망명 승인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관 씨를 중국으로 송환할 경우 보복의 위험이 있다며 망명의 법적 적격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중국에 살던 관 씨는 지난 2020년 신장위구르 지역을 찾아 대부분 무슬림인 위구르족이 구금된 대규모 수용소의 동영상을 촬영한 뒤 홍콩, 에콰도르를 거쳐 바하마로 가 유튜브에 해당 영상을 올렸다. 높은 장벽과 감시탑, 가시 철조망을 갖춘 거대한 수용소의 실제 모습을 공개한 이 영상은 '위구르족이 자발적으로 거주하는 직업 교육 센터'라는 중국 당국의 공식 입장을 반박하는 인권 탄압의 근거로 받아들여졌다.

이후 중국 정부는 관 씨의 먼 친척까지 세 차례나 심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 씨는 2021년 10월 보트를 타고 미국 플로리다에 도착해 곧바로 망명을 신청했으나, 절차에 시간이 오래 걸리자 뉴욕주 북부로 옮겨 일자리를 구했다.

그러나 강경 이민 정책을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첫해인 작년 8월 대규모 단속 작전에 휘말려 체포돼 중국으로 송환될 위기에 처했다.

인권단체와 민주당은 물론 미 유력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사설을 통해 우려를 제기하자, 미 이민 당국은 그를 우간다로 추방하는 쪽으로 계획을 바꿨다가 지난해 말 이마저도 포기했다.

이날 뉴욕주 나파넉의 이민법원에서 열린 심리에서 아우스랜더 판사는 관 씨의 증언이 "믿을 만하며 믿을 가치가 있다"면서, 앞서 미 국무부가 중국의 위구르족 탄압을 '종족말살'(제노사이드)로 규정했다는 점 등을 그 근거로 인용했다.

이번 망명 승인은 트럼프 2기 정부 들어 극히 이례적인 허용 사례로 꼽힌다고 미 언론들은 지적했다. 캘리포니아 소재 이민자 지원 단체 '모바일 패스웨이'에 따르면 지난 2010~2024년 28%에 달했던 미국의 망명 허용률은 지난해 10%로 뚝 떨어졌다.

다만 미 국토안보부는 30일 내에 망명 허용 결정에 항소할 수 있어, 망명 허용에도 불구하고 관 씨는 즉각 석방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관 씨가 이미 5개월 동안 구금 상태에서 고초를 겪었다고 지적하면서 국토안보부에 항소 여부를 빨리 결정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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