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당국이 반정부 시위를 유혈 진압하면서 살상 의도로 군용 무기를 사용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7일(현지 시간) 보도했습니다.
지난달 이란의 한 중소 도시 병원에서 촬영된 시위대 부상자들의 X-레이, 컴퓨터단층촬영(CT) 등 영상 자료 75장을 이 매체가 입수해 분석한 결과, 얼굴, 가슴, 생식기 등 신체 부위에 총격으로 인한 외상이 포착됐습니다.
20대 초반 여성 아나히타(가명)의 경우 안구, 턱, 이마, 광대뼈 등에 박힌 2∼5㎜ 크기의 산탄총 탄환이 수십 개 확인됐고, 두 눈 시력을 모두 잃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젊은 남성 바히드(가명)는 목에 대구경 총탄이 박히면서 주변에 피가 고이고 조직이 부어오른 것으로 진단됐습니다.
알리(가명)의 오른쪽 가슴에는 산탄 174개 이상이 촘촘하게 박혔습니다.
다른 중년 남성은 두개골 안에 총알이 들어가면서 심각한 뇌 손상을 겪었고, 한 여성은 사타구니에 총상을 입은 채 허벅지와 골반 부위에도 약 200개의 산탄이 박힌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란 의사 상당수가 10대 등 어린이를 포함해 많은 부상자의 안구를 적출하는 수술을 수십 건 해야 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이란 현지 의사 아흐마드(가명)는 특정 장기, 특히 눈과 심장을 겨냥한 고의적인 총격 사건이 반복적으로 있었다"며 "드물게는 생식기 부위도 공격 대상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가디언은 X-레이, CT 등 사진을 공개하면서, 얼굴 등 부위에 총탄이 남은 모습을 "하얀 점들이 별자리처럼 반짝인다"고 표현하며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시위대와 관중에게 자행한 참혹한 폭력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겸임교수인 응급의학과 의사 로히니 하르는 이 같은 영상 자료를 확인한 결과 "충격적"이라며 "이렇게 많은 이에게 실탄과 대구경 총탄을 사용하는 건 전 세계적으로도 극히 이례적"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싱크탱크 군비연구서비스(ARES)의 탄도학 분석 전문가 N.R. 젠젠존스는 "살상용 무기가 쓰였다"고 말했습니다.
한 의학 전문가는 "전시 상황에서나 볼 수 있는 부상"이라며 "군용 무기를 사람에게 발사한다는 것은 상대를 죽이겠다는 의도"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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