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예측 불가능성에 대한 우려 속에 프랑스가 미국에 보관하던 자국 금을 모두 처분하면서 홍콩이 향후 금 거래·보관 중심지로 부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9일 프랑스 공영방송 RFI에 따르면 프랑스 중앙은행은 2025년 7월∼2026년 1월 미국 뉴욕에 보관 중이던 잔여 금 129t을 모두 처분하고 동일한 규모의 금을 유럽에서 매입해 파리에 보관하고 있다고 최근 밝혔습니다.
이는 프랑스 전체 금 비축분의 약 5%이며, 이에 따라 세계 금 보유 4위인 프랑스의 금 보유분 2천437t은 전량 파리에 있게 됐습니다.
앞서 프랑스는 1963∼1966년 미국·영국에 보관하던 금 상당 부분을 옮겨왔고, 2005년부터는 오래된 비표준 금을 국제 표준에 맞는 골드바로 교체하는 작업을 점진적으로 진행해왔다는 게 RFI 설명입니다.
프랑스 중앙은행 프랑수아 빌르루아 드갈로 총재는 이번 조치가 정치적 동기와 무관하다면서, 기존 보유 금을 제련하는 것보다 새로 금을 사는 게 쉽고 유럽에서 양질의 금이 거래 중이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금 보유국인 독일에서도 미국에 보관 중인 금을 찾아와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독일 중앙은행은 전체 금 비축분의 37%가량인 1천236t을 미국에 두고 있습니다.
독일납세자연맹 미하엘 예거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예측 불가능하고 수익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한다"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고에 있는 독일 금이 안전하지 않은 이유"라고 말했습니다.
유럽 국가들의 이러한 움직임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미국이 유럽 동맹들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고 방위비 분담을 압박하는 것과 관련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과거에는 미국에 금을 보관하면 경기침체 시 신속한 달러 확보에 도움이 되는 등 긍정적 방안으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홍콩을 포함한 중국이 새로운 금 거래 중심지가 될 수 있는 전략적 기회라는 기대도 나온다고 소개했습니다.
호주뉴질랜드(ANZ)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 레이먼드 영은 프랑스 중앙은행의 조치가 이례적이라며 "중국, 특히 홍콩으로서는 잡아야 할 전략적 기회"라고 말했습니다.
금 선물시장 육성, 블록체인·스테이블코인과의 통합 등을 통해 홍콩이 '새로운 금 거래 중심지'를 목표로 할 수 있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나 통화정책 측면에서의 정책 안정성도 중국의 우위라고 그는 평가했습니다.
스탠다드차타드의 딩솽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최근 상하이에서의 금 거래를 강화하고 홍콩의 금 보관 시설을 확장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이는 중국이 투자자들에게 중국 관련 자산에 부를 저장하도록 독려하는 움직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홍콩 정부는 연내 금 중앙 청산 시스템 시범 운영에 나서는 한편 3년 안에 금 보관 능력을 2천t 이상으로 확대해 홍콩을 '믿을 수 있는 글로벌 금고'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유럽 국가들이 홍콩에 선뜻 금을 맡기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있지만, 캄보디아의 경우 지난해 말 금 보유분 일부를 중국에 보관하는 계획을 수립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고 SCMP는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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