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호르무즈 해협 열리자 중동 원유 생산도 재시동

2026.06.19 오후 01:42
미국과 이란 간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로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방 수순에 들어감에 따라 중동 에너지 업계는 유전 재가동과 수출 정상화를 위한 대규모 작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 대통령이 서명한 이번 합의는 중동 전역의 유전과 정유시설들이 일제히 재가동을 시작하는 신호탄이 되고 있습니다.

이번 재가동은 가스 연소 시 발생하는 막대한 열 신호로 인해 우주에 떠 있는 위성에서도 관측될 만큼 대규모로 진행될 전망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습니다.

프랑스 토탈에너지 최고경영자는 최근 프랑스 의회에 출석해 "해협이 진정으로 개방되면 향후 6개월 이내에 이 시장 전체의 정상적인 운영을 복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번 생산 재개는 걸프 국가들뿐 아니라 세계 경제에도 의미가 큽니다.

원유 공급이 정상화되면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고 각국 중앙은행이 우려하는 인플레이션 압력도 완화할 수 있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내 연료 가격을 낮추는 동시에 최저 수준으로 바닥난 미국의 원유 비축량을 재충전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습니다.

전쟁과 휴전이 이어지는 동안 걸프 지역의 원유 수출량은 하루 약 1천500만 배럴로 급감했습니다.

이는 전쟁 개시 직전인 지난 2월과 비교해 60%나 폭락한 수준으로 이로 인해 국제 유가는 배럴당 126달러를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리스타드 에너지에 따르면 이번 전쟁 중 이란의 공격으로 중동의 정유시설과 송유관 등 주요 에너지 인프라에서 약 420억 달러(약 64조6천억 원) 규모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핵심 산유국들은 원유 흐름을 빠르게 복원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습니다.

양국 당국자들은 개전 초기부터 유전 폐쇄를 단계적으로 조절해 압력을 유지해 온 만큼, 2주 안에 개전 전 생산율을 회복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실제로 사우디아라비아의 초대형 유조선(VLCC) 3척이 미국과 이란 간 합의 직후인 18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며 물꼬를 틔웠습니다.

이라크 역시 유전의 정상 운영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라크의 바심 모하메드 석유장관은 이라크 국영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라크 유전들이 생산 재개 준비를 마쳤다며, 정상 생산량으로의 복귀가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이라크 국영 석유 마케팅사인 SOMO가 고객사들과 연락해 이라크산 원유 화물을 선적할 용선과 유조선을 지정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한 정상 가동을 위해서는 후속 조치가 필수적입니다.

유조선 배치, 유전 재가동, 손상된 시설 복구, 기뢰 제거 작전 등이 유기적으로 진행돼야 합니다.

유조선 업계를 대표하는 단체인 국제유조선선주협회(인터탱코)는 선박들이 안전하게 통항하려면 신속한 기뢰 제거 작업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선주들이 위험을 이유로 호르무즈 해협 운항을 기피하거나 이란이 통행료를 부과할 경우, 또는 종전 협상이 다시 흔들릴 경우 정상화 작업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습니다.

위험을 감수하는 선주들에게는 큰 보상이 따를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습니다.

걸프 지역의 원유 수송을 완전히 복원하려면 약 140척의 초대형 유조선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일부 중개업체들은 유조선 용선료가 하루 60만 달러(9억2천만 원)를 넘는다고 전했는데, 이는 지난해 평균보다 최소 10배 높은 수준입니다.

원유 생산이 본격적으로 재개되면 가장 큰 수혜 지역은 아시아가 될 전망입니다.

일본과 베트남 등 아시아 정유사들은 이미 중동산 원유 판매 제안을 수없이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전쟁 기간 중동산 원유 부족으로 일부 국가들은 정유시설 가동을 줄이고 주 4일 근무제를 시행하는 등 에너지 절약 조치를 취해야 했습니다.

원자재 시장 전문가들은 공급 충격이 해소되면 시장이 다시 공급 과잉 국면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공급 증가가 이어질 경우 현재 배럴당 79달러 수준인 국제 유가가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합니다.

다만 전쟁 기간 소진된 비축유를 다시 채워야 한다는 점은 유가 하락 폭을 제한할 요인으로 꼽힙니다.

글로벌 원자재 업체 트라피구라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사아드 라힘은 "상당히 이른 시일 내에 전쟁 전 물동량의 최소 50% 수준까지는 끌어올려야 한다"며 "원유 생산업체와 정유사들은 가능한 한 빨리 최대한 생산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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