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1일로 취임 6개월을 맞는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이 임기 초반 시정에 대해 우호적인 평가를 받으며 이제 뉴욕을 넘어 민주당 내 진보 진영의 새로운 상징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시에나 대학이 지난 25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맘다니 시장에 대한 뉴욕시민들의 여론은 긍정적 평가가 58%로 부정적으로 평가한 26%를 크게 앞섰습니다.
긍정 56%·부정 34%였던 지난 4월 조사 때보다 긍정적 평가는 늘고, 부정적 평가는 줄었습니다.
뉴욕 타임스는 맘다니가 시장 권한을 과감하게 행사했지만, 주 정부나 주 의회의 협조가 필수적인 분야에선 핵심 공약사항이라도 후퇴하거나 정책을 조정하는 유연성을 보였다고 평가했습니다.
최근 뉴욕주 연방 하원 민주당 예비 선거에선 자신이 지지한 후보 3명이 모두 승리해 영향력을 입증하면서 맘다니 시장에게는 이제 '킹메이커', '권력 브로커'란 수식어까지 붙고 있습니다.
지난 1월 취임 이후 맘다니 시장은 선거 과정에서 내세운 '생활비 정치'를 시정의 중심 의제로 끌고 왔습니다.
주거비 부담 완화와 공공서비스 확대를 강조하며 고물가와 주거난에 대응하는 진보 정치의 방향성을 강조해왔습니다.
특히 임대료 부담 완화, 보육 지원, 생활비 절감 등 일상 경제와 직결된 정책 메시지를 앞세우며 자신만의 정치 브랜드를 구축해왔습니다.
이는 민주당 내 주변 세력으로 평가받던 미국 민주사회주의자(DSA) 계열 정치인들에게 자신감을 안겼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DSA는 자본주의 비판, 노동권 강화, 보편 복지 확대를 내세우는 진보 정치 조직으로, 민주당 내 가장 조직화된 좌파 네트워크 중 하나로 꼽힙니다.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콜로라도주 덴버, 플로리다주 등에서도 DSA의 지원을 받는 젊은 후보들이 민주당 하원의원 경선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이러한 현상을 단순히 이념 확산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치솟는 생활비와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만 속에서 젊은 유권자들이 기존 정치권과 다른 언어로 문제를 제기하는 진보 성향 정치인들에게 호응한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미국 민주당 안에서는 선명한 좌파 의제 확산이 중도층으로의 외연 확장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특히 오는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당내 이념 노선 갈등이 표심 분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미국 공화당에서는 맘다니 시장을 좌파 포퓰리즘의 '극단적 상징'으로 부각하며 향후 선거 국면에서 공격 소재로 활용할 태세입니다.
맘다니 시장은 자신을 향한 안팎의 견제와 공세에 흔들리지 않는 모습입니다.
맘다니는 ABC 방송에 출연해 공화당이 자신을 민주당 좌경화를 공격하기 위한 '간판'으로 만들려는 시도에 대해 "그렇게 하게 두라"(Let them)며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또 "뉴욕의 노동자 계급에 불가능하다고 들었던 바로 그것들을 이행해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하원 경선 결과에 대해서도 "뉴욕 시민들은 지난 6개월간 변화를 경험했고, 이런 변화를 국가적 무대에서도 더 많이 보고 싶다는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맘다니 시장에게 남은 시험대는 최근 드러난 정치적 영향력을 실제 행정 성과로 이어가는 일입니다.
진보 의제에 대한 지지를 실제 정책 결과로 연결하고, 중도층까지 설득할 수 있는 시정 운영 능력을 입증하느냐가 맘다니의 전국적 영향력을 가를 전망입니다.
보수 진영 일각에서는 맘다니의 급진적인 정치 성향이 부유층의 이탈을 초래하고 결국 뉴욕시의 몰락을 초래할 것이란 우려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임기 초 실제로 맘다니가 보인 모습은 현실과 유연하게 타협하는 실용주의적 노선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지난 1월 취임사에서 "급진적으로 비치는 걸 두려워해 원칙을 버리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이후 현실 정치에 적응하면서 필요하면 조정과 타협에 나서는 등 실용주의 행보를 보였습니다.
두 차례나 백악관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우호적인 분위기를 연출한 것도 이런 유연성을 보여준 대표적인 예시로 꼽힙니다.
맘다니 시장이 과거 경찰에 비판적이었고 경찰 예산 삭감까지 주장해왔지만, 취임 뒤엔 정치 성향이 맞지 않는 제시카 티시 뉴욕시 경찰청장을 유임시킨 것도 현실을 고려한 타협 사례입니다.
지난 2024년 11월 티시가 40대 초반 젊은 나이에 뉴욕 경찰청장 자리에 오른 이후 뉴욕시는 범죄율이 감소했고, 이런 추세는 맘다니 시장 취임 이후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핵심 공약 사항인 부유층 증세도 맘다니 시장이 현실 여건상 기존 입장에서 크게 물러난 사안입니다.
맘다니 시장은 '부유세'로 불리는 고소득자 소득세 인상을 주 정부와 주 의회에 거듭 촉구했으나,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는 근로자들에게 불필요한 부담을 준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했습니다.
그러자 맘다니 시장은 대신 주정부 승인이 필요 없는 뉴욕시 재산세율 인상을 추진했지만, 이 역시 시민 반발과 시의회 반대를 수용해 없던 일로 되돌렸습니다.
맘다니 시장이 추진하는 부유층 증세, 임대료 동결 등 핵심 공약은 여전히 보수 진영으로부터 '좌편향 포퓰리즘' 비판을 불러일으키는 지점입니다.
뉴욕시는 '임대료 안정화 아파트'에 대한 임대료 상승률을 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는데, 뉴욕시 전체 임대 주택의 절반가량인 약 100만 채 정도가 이에 해당합니다.
뉴욕시 임대료 지침 위원회는 지난 25일 이런 아파트들의 임대료를 동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시장에 당선되기 전 자신도 이런 아파트에 살았던 맘다니는 선거 핵심 공약으로 임대료 안정화 아파트의 임대료 동결을 내걸었습니다.
취임 6개월 만에 주요 공약 이행이라는 정책 성과를 거둔 셈인데 맘다니 시장은 성명을 내고 "뉴욕 세입자들에게 역사적인 승리"라고 자축했습니다.
반면 임대인 연합체인 뉴욕 아파트 연맹은 집주인들이 손실 보전을 위해 임대료 규제를 받지 않는 주택 임대료를 더 높게 올리고, 뉴욕시 주거 환경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맘다니는 부유층 증세의 대안으로 추진된 초고가 '세컨드 하우스' 과세를 둘러싸고도 억만장자들과 갈등을 벌이고 있습니다.
헤지펀드 시타델은 맘다니 시장이 초고가 세컨드 하우스 과세를 제안하면서 켄 그리핀 창업자의 부동산 거래를 사례로 언급하자 뉴욕 시내 사옥 프로젝트 투자를 중단할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빌 애크먼 등 헤지펀드 업계 거물들은 맘다니 시장의 부자 증세가 결국 뉴욕시에 해가 될 것이라며 날 선 비판을 해왔습니다.
부유층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고가 세컨드 하우스 과세 안은 지난달 주 의회를 통과했습니다.
다만 부유층 증세, 임대료 동결 등 맘다니 시장의 대표 정책들은 여전히 첨예한 찬반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미국 사회의 진보·보수 진영 간 봉합되지 않는 균열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유대인의 정치·경제적 영향력이 큰 뉴욕시에서 이스라엘에 비판적인 맘다니 시장의 행보도 시정 운영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맘다니 시장은 뉴욕 최초의 무슬림 시장으로, 이슬람 경전 쿠란에 손을 올리고 취임 선서를 했습니다.
일부 유대계 커뮤니티에서는 맘다니가 친팔레스타인 행보를 보인다는 이유로 반유대주의 우려를 지속해서 제기해왔습니다.
취임 직후 전임자인 에릭 애덤스 전 시장이 도입한 친이스라엘 조치들을 폐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자 반발은 더욱 노골화됐습니다.
뉴욕시 유대인 거주 인구는 약 160만 명으로 전체 시 인구의 1/5을 차지합니다.
맘다니 시장은 진보 성향 유대인들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 많은 유대인 단체나 보수 성향 정치인들은 맘다니가 하마스의 테러 행위를 동조하고 있다며 강도 높게 비난했습니다.
맘다니 시장은 미국 내에서 유대인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반유대주의에는 강한 반대 입장을 표하며, 현 이스라엘 정부의 팔레스타인 정책을 비판하는 것과 반유대주의는 구분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유대계 커뮤니티와 무슬림인 맘다니 시장과의 뿌리 깊은 대립의 골은 쉽게 채워지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뉴욕 타임스는 "맘다니 시장에게 어쩌면 가장 풀기 어려운 과제는, 이스라엘 제외하고 유대인 인구가 가장 많은 뉴욕시에서 자신의 친팔레스타인 정치적 뿌리를 지키고자 하는 욕구"라고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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