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인도네시아·태국·필리핀 화폐 가치 급락...환율 방어 안간힘

2026.06.30 오후 02:45
인도네시아와 태국,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국가의 통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각국이 환율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때처럼 지역 전체의 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달러화 대비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환율은 지난 3월 말 이후 이달 중순까지 잇달아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달러화 대비 루피아화 환율이 이달 들어 심리적 저항선인 1만8천 루피아(약 1,539원)대까지 오르면서 다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그 사이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는 환율을 방어하기 위해 한 달 동안 3차례 기준 금리를 1%포인트 인상했습니다.

루피아화 가치는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으로 올해에만 8% 가까이 하락했습니다.

인도네시아 당국이 루피아화 환율을 방어하기 위해 외환 시장에 개입하면서 외화보유고도 2024년 이후 2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습니다.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3대 외국계 대형 은행들은 2024년 취임한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의 국가 중심 경제 정책을 우려해 수익의 상당 부분을 본국으로 송금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씨티그룹, 스탠다드차타드, HSBC 인도네시아 법인은 최근 2년간 현지 자금 11조5천억 루피아(약 9천940억 원)를 본국으로 송금했으며 이는 같은 기간 3개 은행의 순이익을 웃도는 금액입니다.

은행 관계자와 경제 전문가들은 루피아화 약세와 맞물려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를 훼손한 인도네시아 정책 방향에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습니다.

최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는 올해 30% 가까이 폭락한 인도네시아 증시의 신흥시장 지위를 일단 유지하면서도 오는 11월 인도네시아 증시를 재검토할 때까지 충분한 진전이 없다면 프런티어시장으로 강등할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중동산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태국의 바트화와 필리핀의 페소화 가치도 올해 들어 상당한 내림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달러 대비 바트화 가치는 연초부터 30일까지 5.2% 떨어졌으며, 필리핀 페소화 가치도 같은 기간 3.7% 내렸습니다.

이들 국가도 중동 전쟁 이후 유가 급등에 따른 에너지 수입 비용 급증으로 경상수지 악화와 외화 유출 우려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태국중앙은행은 작년 159억 달러(약 24조6천억 원)에 달한 경상수지 흑자가 올해는 에너지 수입 비용 급증 탓에 거의 0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필리핀 중앙은행은 지난 4월 기준금리를 0.25% 올린 데 이어 이달 18일에도 재차 0.25%를 인상해 환율 방어를 하고 있습니다.

다만 현재 국가별로 경제 상황이 달라 이번 동남아 통화 약세는 '관리 가능한 국지적 스트레스'로 볼 수 있으며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와 같은 상황으로 번질 가능성은 작다고 이노베스트X 증권은 전망했습니다.

한 예로 태국증권거래소(SET) 지수는 올해 들어 약 26% 상승했고 외국인 투자 순유입액은 약 9억 달러(약 1조3천900억 원)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인도네시아 증시가 올해 약 29% 하락하는 등 외국인 투자 유출이 두드러지는 상황과는 대조를 이룹니다.

태국은 또 외화보유액이 국내총생산(GDP)의 약 53%에 이르러 이 지역 최고 수준입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런 사정을 반영해 최근 인도네시아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추면서도 태국 전망은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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