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난민 기구(UNHCR)가 미얀마에서 탈출한 로힝야족 난민들을 태운 보트 2척이 침몰했다는 보고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UNHCR은 지난달 말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를 출발한 보트가 벵골만에서 전복해 가라앉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잠재적인 인명 피해에 대해 깊이 우려하며 추가적인 세부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보트에 탄 난민 수와 배가 침몰한 대략적인 위치 등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이슬람교를 믿고 라카인주에 주로 살던 로힝야족은 불교도가 많이 사는 미얀마에서 소수민족으로 오랫동안 탄압받아왔습니다.
특히 2017년 이후 미얀마군의 대규모 소탕 작전을 피해 로힝야족 최소 수십만 명 이상이 방글라데시로 피난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미국의 해외 원조 삭감 등으로 인해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 내 로힝야족 난민촌의 세계식량계획(WFP) 식량 배급이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고 교사 천여 명이 한꺼번에 해고됐습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선 직후인 2025년 초, 미국의 대외 원조와 인도주의적 지원 예산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대폭 삭감됐습니다.
그 결과 로힝야 난민의 최대 기부국이었던 미국의 지원금(기존 약 3억 달러)은 1,200만 달러 수준으로 무려 96% 가까이 급감했습니다.
라카인주에서도 미얀마 군부와 소수민족 무장단체 간의 치열한 교전 와중에 생존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에 많은 로힝야족이 보트 등을 타고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로 피난을 시도해왔지만, 열악한 선박 사정 등으로 인해 바다에서 숨지거나 실종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UNHCR 집계 결과, 지난해 로힝야족 6,500여 명이 바다를 건너 탈출했으며, 그 과정에서 약 900명이 숨지거나 실종된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이런 사망률은 전 세계 난민·이주민의 주요 해상 이동 경로 중 가장 높은 것입니다.
올해 들어서도 지금까지 로힝야족 난민 5,400여 명이 배를 타고 탈출했지만, 약 540명이 숨지거나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이들이 이동하는 경로 주변 국가들의 해양 당국은 로힝야족 난민선의 조난 신고를 무시하고 이들을 바다 한가운데에 방치하는 경우가 잦다고 AP 통신은 전했습니다.
UNHCR은 "생명을 구하고 해상에서 조난한 사람들을 구조하는 것은 인도주의적으로 긴요한 일이자 국제 해사법에 따른 오랜 의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각국에 로힝야족 상대 수색·구조 활동을 강화하고 더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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