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 트럼프' 성향의 아르헨티나 정부가 오는 11월 8일로 예정된 교황 레오 14세의 방문을 앞두고 경제·사회적 불만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교황의 아르헨티나 방문은 1987년 요한 바오로 2세 이후 39년 만으로 2027년 재선을 노리는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에게 이번 방문은 정치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세계 가톨릭의 수장이 자국을 찾는 것을 정권의 외교적 성과로 부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교황이 빈곤과 일자리 부족, 물가 상승 등 민생 문제를 직접 언급할 경우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비판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은 부담입니다.
특히 미국 출신인 레오 14세가 트럼프 대통령과 공개적으로 대립해 온 점도 밀레이 정부가 주목하는 부분입니다.
레오 14세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과 사회적 약자 문제 등에 우려를 나타내 왔으며, 트럼프 대통령 측의 비판에 공개적으로 반박하기도 했습니다.
'남미의 트럼프'라 불리는 밀레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레오 14세가 아르헨티나에서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신경 쓰일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교황 방문을 앞두고 아르헨티나 가톨릭 교회의 밀레이 정부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호르헤 가르시아 쿠에르바 부에노스아이레스 교구 대주교는 지난 7일 미사에서 물가 상승과 낮은 임금, 가계 부채를 비롯해 생계를 위해 2개 이상의 일자리를 가져야 하는 가정의 현실을 지적했습니다.
또 사회에 만연한 증오와 폄하를 비판하면서 국가와 정치권이 사회적 약자들의 어려움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냈습니다.
이후 노동 총연맹(CGT)과 노동 단체, 사회 운동 단체들은 부에노스아이레스 5월 광장으로 행진했습니다.
밀레이 정부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교황 방문이 야권과 노동·사회 운동 세력이 경제정책에 대한 불만과 각종 요구를 표출하는 정치적 무대로 변하는 것입니다.
반대로 밀레이 대통령으로서는 교황의 방문을 아르헨티나의 경제 정상화와 정권의 성과를 부각하는 계기로 활용해야 할 필요성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밀레이 정부는 오는 11월까지 경제 상황과 사회 분위기를 안정시키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습니다.
다만 경제 상황은 여전히 변수입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시의 7월 월간 물가 상승률은 2.9%로 6월의 1.8%에서 크게 높아졌습니다.
겨울 휴가철이라는 계절적 요인을 고려할 필요가 있지만, 정부가 강조해 온 물가 안정에는 부담이 되는 수치입니다.
결국, 39년 만에 이뤄지는 교황 방문은 밀레이 정부에 기회이면서 동시에 위험 요인이 될 전망입니다.
교황이 정부의 경제 성과를 평가하는 데 무게를 둘지, 아니면 빈곤과 민생, 사회적 약자 문제를 중심으로 메시지를 낼지가 밀레이 정부의 주요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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