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제재 효과 불확실...이란전쟁은 트럼프의 베트남

2026.08.25 오후 12:37
유령회사·자금세탁 등 우회 생존 방식 고도화
중국 등 제3국 관계 일괄 차단은 '현실적 한계'
이란, 수년 단위 비상 경제 대응 플랜 가동
군사·경제 압박에도 꺾이지 않는 항전 의지
[앵커]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행정부가 어떻게든 이란 전쟁을 정리하기 위해 초고강도 경제제재를 꺼내 들었지만, 실효성은 여전히 의문입니다.

압박과 제재가 통하지 않으면서 이란 전쟁이 '제2의 베트남전'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권영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미국의 대대적인 경제적 압박은 지금까지와 크게 다르지 않고, 효과를 거두기 쉽지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대니 시트리노비치 / 국가안보연구소 선임연구원 : 트럼프 대통령은 물리적 충돌을 피하려 경제 압박에 매달리고 있지만, 문제는 이 방식이 오래 갈 수 없다는 점입니다.]

미국의 제재가 완벽한 압박 효과를 거두기 어려운 이유는 구조적 한계 때문입니다.

이란은 수십 년간 이어진 제재 속에서 유령회사 운영, 해외 자금세탁, 선박 등록 조작 등 물류와 금융을 우회하는 생존 방식을 고도화해 왔습니다.

미국이 2차 제재 카드를 꺼내 들더라도, 이란의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 등 제3국과의 관계를 일괄적으로 끊어내기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큽니다.

초고강도 공세에 대비해 이란 지도부가 이미 수년 단위의 비상 경제 대응 플랜을 가동해 온 점도 제재의 실효성을 떨어뜨리는 대목입니다.

[알리 마디니자데 / 이란 경제장관 : 우리에게도 맞대응 수단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 게임의 법식을 잘 압니다. 이번에는 방어에만 급급할 것이라 착각하지 마십시오. 강력한 공세에 나서게 될 것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군사적 우위나 경제 제재 모두 이란의 항전 의지를 꺾지 못했습니다.

전쟁은 명확한 승리 청사진이나 출구 전략 없이 장기 소모전으로 굳어지며, 과거 베트남전의 뼈아픈 양상을 그대로 투영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번 전쟁은 지상군 중심의 국지전이었던 베트남전과 형태는 다릅니다.

호르무즈해협 봉쇄 등 세계 원유 공급망을 직접 인질로 잡는 하이브리드 복합전 양상을 띠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미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제 전체가 직격탄을 맞으며 국제사회의 위기감은 훨씬 큽니다.

의회와 군 내부의 거센 책임 공방 속에서, 백악관은 깊은 외교적·정치적 딜레마에 빠졌습니다.

출구 없는 장기전과 글로벌 경제 위기라는 이중고 속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이 수렁을 어떻게 헤쳐 나갈지 국제사회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습니다.

YTN 권영희입니다.

영상편집 : 주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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