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마차도 "석유는 불법 정권 아닌 베네수엘라 국민의 것"

2026.09.04 오전 07:57
베네수엘라의 대표적 야권 지도자이자 지난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미국과 베네수엘라 정부가 체결한 대규모 석유 개발 협정을 공개 비판했습니다.

마차도는 미국과의 에너지 협력 필요성에는 동의하면서도 민주적 정당성이 없는 현 정부가 국가 자원을 협상할 권한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마차도는 현지시간 3일 성명을 통해 "석유 분야는 우리가 베네수엘라에서 추진해야 할 거대한 재건 사업의 일부분일 뿐"이라며 "베네수엘라에는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지만, 돈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견고한 민주적 제도와 국민의 투표로 선출된 정부 없이는 국가의 진정한 발전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지하자원에서 나오는 부(富)는 불법 정부에 귀속되는 게 아니라 베네수엘라 국민의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물론 베네수엘라의 전략적 가치를 완전히 발휘하기 위해 미국은 필수적인 핵심 파트너"라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이 같은 마차도의 발언은 로드리게스의 정통성을 문제 삼으면서 베네수엘라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트럼프 행정부와의 직접적인 마찰은 피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이번 발언은 미국과 베네수엘라의 석유 협정 체결 후 나왔습니다.

미국은 전날 세계 최대 석유 매장국인 베네수엘라의 석유 매장량 중 5분의 1(650억 배럴)에 대한 접근권 확보를 골자로 한 협정을 체결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대통령은 이번 협정을 '역사적 합의'로 평가하면서도, 베네수엘라의 조기 대선 가능성에 대해선 모두 일축한 바 있습니다.

지난 1월 3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압송 이후 베네수엘라에선 국민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이 부재한 상황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마차도는 마두로 대통령 축출 후 트럼프 대통령에게 노벨상 메달을 헌납하는 등 트럼프 행정부의 지지를 얻기 위해 상당한 공을 들여왔습니다.

그러나 마차도의 기대와는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로드리게스 임시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 정권 핵심 인사였던 로드리게스 임시대통령과 밀착하며 실리 중심의 자원 개발 협정에 속도를 내고 있어, 민주적 선거와 정권 교체를 촉구해온 마차도 측 입장과는 뚜렷한 온도 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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