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터널은 멀쩡하다...인류가 한 번도 겪지 못한 재난

2026.09.07 오후 09:53
[앵커]
네팔 대홍수가 참사 발생 13일째를 맞은 가운데, 구조 당국은 터널 수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터널 자체는 멀쩡하지만, 지상 입구가 수백 톤의 토사에 완전히 가로막힌 사상 초유의 매몰 속에서 교본조차 없는 극한의 수색을 벌이고 있습니다.

권영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이번 참사가 역사상 전례를 찾기 힘든 이유는 수력발전소 터널 자체는 무너지지 않고 멀쩡한데 외부 환경이 완전히 뒤바뀌었기 때문입니다.

거대한 홍수가 쓸고 가면서 지상에 있던 터널 입구가 수백 톤의 토사에 파묻혀, 순식간에 지하 깊은 곳으로 꺼져버렸습니다.

[아놀드 딕스 / 터널 재해 전문가 : 이번 일련의 재난 대응과 구조 작업들은 세계 역사상 우리가 경험해 본 그 어떤 것과도 완전히 다릅니다. 터널이 하나도 붕괴되지 않은 상태로 우리가 대응하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 때문에 구조대원들은 입구를 찾는 것부터 거대한 난관에 부딪혀야 했습니다.

터널 내부로 일단 진입해도 상상을 초월하는 장애물들과 맞닥뜨리고 있습니다.

특히 엄청난 토사 충격으로 터널 안 공기를 순환시키는 거대한 환기 시설마저 꺾인 채 굴곡진 곳에 한꺼번에 쌓였습니다.

외부 공기 유입이 원천 차단된 칠흑 같은 지하 암흑 속에서, 구조대원들은 산소 부족이라는 극한의 위험까지 감수해야 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 세계 엔지니어와 전문가 500여 명이 디지털 단톡방까지 동원해 실시간 설계도를 공유하며 길을 뚫고 있습니다.

다행히 참사 열흘 만에 지하 225m 깊이 터널 속에서 중국인 노동자가 기적적으로 생환하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수색 작업은 어느덧 생존 골든타임의 마지막 후반부에 접어들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궂은 날씨에 불어난 강물이 터널 입구를 위협하고 헬기 착륙장까지 침식하면서 구조 시계는 더 촉박해졌습니다.

[이규호 / 대한민국 해외긴급구호대장 : 네팔 군 당국은 산악지역에 대한 위험성, 몬순 시즌이어서 지반에 약해지고 그런 거에 대한 위험성에 대해서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구조 당국은 공기와 물이 남아있을 잠재적 생존 공간인 이른바 '골디락스 구역'을 타격하며 수색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습니다.

YTN 권영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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