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방 정부들이 소유한 금융 회사가 미국 정부의 수출 통제 대상인 엔비디아의 고성능 인공지능, AI 칩 구매에 자금을 댄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 당국에 제출된 문서를 분석해 중국 국유 부문이 미국의 수출통제를 우회한 것으로 보이는 엔비디아 칩 거래에 자금을 지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세미-테크 리싱 그룹은 최근 1년간 글로 리뷰 테크놀로지라는 기업이 서버 700대 이상을 구입할 수 있도록 자금을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 계약서에는 중국 기업에서 구매한 엔비디아 B300 칩 탑재 아수스텍 서버 32대에 대한 자금 지원 내용도 명시돼 있었습니다.
이러한 내용을 담은 문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각종 제한 조치를 동원해 차단하려 한 고성능 AI 칩의 중국 유입 경로를 보여준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습니다.
B300은 엔비디아의 고성능 블랙웰 제품군에 속하는 AI 칩으로, 중국의 AI 발전을 경계하는 미국 정부의 허가 없이는 중국에 판매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수출 통제 조치에도 불구하고 고성능 AI 칩이 중국 국유 자본의 지원을 받아 중국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는 정황이 드러난 셈입니다.
미국 정부는 암시장 브로커들이 블랙웰 칩을 비롯해 수십억 달러 상당의 엔비디아 제품을 중국으로 밀수했다고 주장해왔습니다.
모델명 'XA NB3I-E12'인 서버 32대 주문은 규모 자체로는 크지 않습니다.
다만 다른 서버 수백 대 역시 엔비디아 블랙웰 칩을 탑재할 수 있는 사양과 일치하는 데다 중국 국유자본이 구매 과정에 자금을 지원했다는 점을 블룸버그는 주목했습니다.
이들 서버에 실제 어떤 칩이 탑재됐는지는 문서에 명시되지 않았습니다.
세미-테크 리싱은 중국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빅펀드'로 불리는 국가 집적 회로 산업 투자 기금이 2015년 설립한 회사입니다.
빅펀드가 2020년 지분 대부분을 매각한 뒤에는 선전과 베이징을 비롯한 여러 지역의 지방 정부들이 이 회사 지분 대부분을 공동으로 보유하고 있습니다.
세미-테크 리싱은 최근 사업 영역을 데이터센터 인프라로 넓혔습니다.
AI 모델 훈련과 반도체 등을 아우르는 산업 생태계 구축에 지금까지 110억 위안(약 2조 2천억 원) 이상을 투입했습니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데이터센터 기업인 글로리뷰와 자회사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5월까지 서버 700여 대를 구매하기 위해 세미-테크 리싱에서 30억 위안(약 6천억 원) 이상을 빌렸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가운데 블랙웰 시스템 32대를 포함한 서버 대부분은 고비 사막이 있는 중국 닝샤 중웨이의 차이나 모바일 데이터센터 단지에 설치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웨이는 중국 정부가 지정한 국가급 컴퓨팅 클러스터 가운데 하나로 중국의 AI 데이터센터 주요 거점입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와 세미-테크 리싱, 글로리뷰, 차이나 모바일은 블룸버그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습니다.
엔비디아 측은 "이번 보도를 확인하고 있으며 OEM 고객사와 협력해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수스텍 측도 성명을 통해 "수출통제를 비롯해 적용되는 모든 법률과 규정을 엄격하게 준수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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