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집단 성폭행' 미국 코넬대 첫 대규모 항의 시위

2026.10.06 오전 09:52
2년 전 집단 성폭행 사건이 뒤늦게 공론화한 미국 명문 코넬대에서 학교 측의 미흡한 대응에 분노한 학생과 교직원들이 대규모 시위를 벌였습니다.

현지 시간 5일 오후 뉴욕 주에 있는 캠퍼스에는 학생과 교직원 수천 명이 모여, 익명의 피해 여성을 상징하는 이름표와 성폭력 피해자와의 연대를 뜻하는 리본을 단 채 본관 앞으로 행진하며 학교 측의 책임 있는 대책을 강하게 압박했습니다.

참가자들은 피해자 지원과 가해자 퇴학을 요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남학생 사교 클럽을 금지하라"는 구호도 외쳤습니다.

참가자들은 집회 연단에서 마이클 코틀리코프 총장 이름이 언급될 때마다 "사퇴하라"고 외치며, 총장과 대학 행정부가 학생들의 안전보다 대학의 명성을 우선시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번 시위를 기획한 20여 개 학생 단체는 대학 측에 성폭력 신고 대응 정책 전면 개정과 함께 학내 징계 체계 개편, 사건 연루 학생들의 퇴학 또는 학위 취소 등의 조치도 요구했습니다.

또, 성폭력 의혹 조사를 위해 표준화한 조사 일정 도입과 대학 경찰의 대응 역량 강화 등을 촉구했습니다.

시위에 앞서 새벽에는 대학 측의 미온적 대처에 분노한 사람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건물 파손 사건도 발생했습니다.

대학 본관 건물의 유리문이 깨지고, 입구 벽면에 붉은색 스프레이로 "대학이 성폭행범을 보호한다", "가부장제를 부수자" 등의 문구가 쓰여 있었습니다.

대학 측은 학내 구성원들의 "좌절감과 강한 감정을 이해한다"면서도, 재산 파손은 해결책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시위 주최 측은 이번 집회를 시작으로 이번 주 내내 학내 타운홀 미팅과 수업 거부, 7시간 농성 등 추가 항의 행동을 예고했습니다.

이번 사태는 2024년 10월 코넬대에 재학 중이던 한 여성이 교내 남학생 사교 클럽 건물에서 남학생 7명에게서 성폭행당했다며 최근 대학과 가해자들을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하면서 불거졌습니다.

피해 여성은 당시 대학 경찰에 피해 사실을 알렸는데도 형사 기소로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코넬대는 자체 조사 결과 두 명을 퇴학시켰지만, 나머지 학생들에게는 정학이나 에세이 작성 등의 가벼운 조치를 내렸습니다.

뉴욕 주는 최근 주 검찰총장을 특별검사로 임명해 사건 재수사를 지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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