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제가 무척 어려웠던 1960~70년대 유행했던 머릿니와 옴 등 기생충이 다시 번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사라진 것으로 여겼던 대표적 후진국병 결핵도 예전보다 더 독해진 채 되살아났습니다.
그 실태와 원인을 윤영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어린이집에 다니는 동생을 둔 대학생.
최근 머리가 갑자기 참을 수 없이 가려워졌습니다.
참빗을 사서 머리를 빗어보니 하얀색 벌레 수십 마리가 나왔습니다.
[인터뷰:조남준,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피부과 교수]
"머릿니가 있는 경우는 가장 흔한 증상이 가려움이기 때문에 긁어서 상처가 날 수도 있고 습진처럼 진물이 나는 경우도 있고, 심하면 탈모 증상도 있습니다."
충북 진천군 노인 요양시설에서 발견된 전염성 강한 피부병인 옴.
감염 환자는 다리에 붉은 반점이 생기면서 밤새 가려움증에 시달립니다.
최근에는 고령층 사이에서 급증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윤영덕, 국민건강보험공단 연구위원]
"80대 이상 분들이 장기요양시설에 많이 거주하고 계셔서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어려웠던 시절, 영양이 부족했던 사람들이 많이 걸렸던 결핵.
한때 사라진 것으로 여겨졌던 결핵은 더욱 독해져 나타났습니다.
세계보건기구가 작성한 보고서를 보면, 지난 2011년 기준 우리나라 결핵 환자 수는 10만 명당 149명으로 OECD 국가 중 가장 많았습니다.
공동 2위인 에스토니아, 폴란드, 포르투칼의 환자 수인 29명의 5배가 넘고, OECD 평균의 9배에 달합니다.
특히 치료제에 저항성을 지닌 내성균마저 등장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인터뷰:김희진, 결핵연구원 원장]
"1950, 60, 70년대에 결핵이 폭발적으로 발병했는데, 그 당시에 감염된 세대들이 대부분 생존해 있기 때문에 그 중 일부가 발병하면서..."
되돌아온 후진국병.
집단시설에 대한 철저한 감독과 함께 국가 감염병 관리 시스템의 점검이 필요해 보입니다.
YTN 사이언스 윤영혜[scinews@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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