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한반도에서는 지진 관측 이래 가장 많은 93차례의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동일본 대지진의 여파 때문이라는 분석인데, 서해에 대규모 활성 단층이 생겨 큰 지진이 날 수도 있다는 주장이 학계에서 처음 제기됐습니다.
정혜윤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해 4월 21일.
전남 신안군 흑산면 여객선 터미널 CCTV 화면이 좌우로 심하게 흔들립니다.
규모 4.9, 한반도 지진 사상 6번째로 큰 지진이 일어난 겁니다.
백령도 해역에서도 4.9 강진이 발생하는 등 서해상에서만 모두 52차례의 지진이 관측됐습니다.
보령 해역이 33차례로 가장 많았고 백령도 18차례, 흑산도 해역에서는 2차례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급증한 서해상 지진 탓에 지난해 한반도 지진은 모두 93차례로 집계됐습니다.
1978년 계기 관측이 시작된 이래 최다입니다.
기상청은 이 같은 현상이 대지진의 전조는 아니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인터뷰:이지민, 기상청 지진관측과 연구관]
"서해에서 여러 차례 지진이 발생하였더라도 작은 규모의 지진이었기 때문에 대규모 지진의 전조 현상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학계에서는 다른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국내 대표적인 지진학자인 연세대 홍태경 교수는 동일본 대지진이 한반도 지각에 영향을 준 증거를 찾았다고 밝혔습니다.
보령 해역에서 규모 2.0 이하 미세지진 발생지역이 북동에서 남서 방향으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겁니다.
[인터뷰: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보령 앞바다 지진의 경우 북동 방향과 남서 방향으로 뻗어 있는 지진 단층대의 형태가 확인되고 있는데 한 지점을 중심으로 북동, 남서 방향으로 차례대로 진행해가며 발생하는 지진 발생 빈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결국 이 지역에 동일본 대지진으로 거대한 활성 단층대가 만들어졌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전문가들은 한반도는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고 말하고 해역과 내륙 활성 단층대에 대한 정밀 진단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YTN 웨더 정혜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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