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예측 불가능 지진?...국내 연구진 '전조' 찾았다

2015.09.16 오전 12:01
[앵커]
지진은 현대 과학기술로도 예측할 수 없어 그 위험성과 피해가 더 큰데요.

국내 연구진이 수백 km 범위 내에서 발생할 대지진의 전조가 되는 천연 방사성 기체를 찾아냈습니다.

정혜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2011년 일본을 강타한 도호쿠 대지진.

엄청난 쓰나미가 해안 지역을 휩쓸었고, 여파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까지 발생했습니다.

전혀 예측할 수 없었던 대재앙이었습니다.

그런데 대지진 발생 8달 전.

서울대 연구팀이 울진 성류굴에 방사성 기체 감지 장치를 설치했습니다.

지진과 지각에서 나오는 천연 방사성 기체, 라돈과 토론의 관계를 측정하기 위해서입니다.

[오용화,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연구원]
"기존 연구에서는 지각이 움직일 때 나타나는 CO2, 메탄, 라돈 등 가스를 이용해 지진을 예측하고자 했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반감기가 짧은 '토론'을 이용해 지진 정확성을 높이고자 했습니다."

이후 결과를 분석하자 놀라운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일본 도호쿠 대지진 발생 한 달 전부터 15일간 라돈과 토론 수치가 동시에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관측 데이터 중에 이런 패턴은 유일합니다.

반감기가 서로 다른 두 방사성 기체를 모니터하면 지진 전조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확인된 셈입니다.

[김규범,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라돈만으로는) 지진을 예보하는 데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 라돈과 토론을 동시에 연구해 측정해보니 지진 전조 현상만을 뚜렷이 구분해낼 수 있었습니다."

아직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할 점은 남아 있습니다.

하나의 측정값만 가지고는 지진 발생 시기나 위치, 강도를 알아낼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연구진은 감지 장치를 다수 설치해 지진 자료를 축적한다면, 앞으로 대형 지진을 사전에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이번 연구결과는 저명 학술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실렸습니다.

YTN 정혜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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