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담배 금단증상, 도파민 탓만은 아냐...새 기전 발견

2025.01.09 오전 03:22
[앵커]
금연에 성공하려면 금단증상, 정확히는 니코틴 금단증상을 극복해야 합니다.

그동안은 뇌 신경전달물질 '도파민'이 금단증상의 원인으로 꼽혀 이를 이용한 금연 패치나 보조제 등을 사용해왔는데요.

국내 연구진이 금단증상에 영향을 주는 또 다른 뇌 부위와 신경 기전을 발견하고, 새로운 치료제의 가능성도 찾아냈습니다.

박나연 기자입니다.

[기자]
정상적으로 활발하게 움직이는 왼쪽 쥐와 달리, 오른쪽 쥐는 마치 얼어붙은 듯 움직이지 않습니다.

니코틴 약물에 중독된 쥐로, 금단증상을 보이는 겁니다.

담배를 끊으면 손 떨림이나 활동저하와 같은 신체적 금단증상이 나타나 다시 담배를 찾게 됩니다.

금연에 성공하려면 금단 증상의 원인을 파악하는 게 가장 중요한데, 지금까지는 뇌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그 기전이라고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국내 연구진이 금단증상에 영향을 주는 새로운 뇌 부위와 신경 기전을 발견했습니다.

연구진은 우선, 금단 증상이 운동장애와 비슷한 양상을 띠는 것에 착안해 이와 연관된 뇌의 선조체 영역을 살펴봤습니다.

실제로 선조체 영역 내 콜린성 중간 뉴런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이 금단증상을 일으키는 매개체였습니다.

동물 실험을 통해 콜린성 중간 뉴런을 선택적으로 억제하고 신경세포 활성을 줄이자, 떨림과 같은 금단 증상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습니다.

연구진은 이 과정에서 현재 파킨슨병 치료제로 쓰이는 무스카린성 억제제 '프로싸이클리딘'이 니코틴 금단 치료제로 활용될 가능성도 확인했습니다.

쥐에게 니코틴 금단을 유도하기 전 저용량의 프로싸이클리딘을 한 번 투약했더니, 금단증상 중 하나인 손 떨림이 절반가량 감소한 겁니다.

[김백선 / KIST 뇌질환연구단 박사후연구원 : 이 뉴런들의 표적인 무스카린 수용체를, 억제제를 1회만 투여하는 것으로 담배의 금단증상이 50% 완화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프로싸이클리딘은 이미 FDA에서 승인된 약물로 안전성이 입증된 상태입니다.

이로 인해 임상시험 기간이 크게 단축될 것으로 보이지만, 보완해야 할 부분도 남아있습니다.

[임혜인 / KIST 뇌질환연구단 책임연구원 : 저희 연구 결과에서 활용된 프로싸이클리딘이라는 약물의 경우는 파킨슨 치료제로 현재 활용이 되고 있지만, 부작용들이 밝혀진 약물입니다. (이러한 점을)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약물 개발이 필요합니다.]

연구진은 이번 성과를 토대로 금연 치료의 접근성을 높이고, 흡연으로 인한 건강 문제를 줄이는 데 앞장선다는 방침입니다.

이번 연구로 일상에서의 담배 금단현상 극복은 물론, 금연 치료의 새로운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됩니다.

YTN 사이언스 박나연입니다.


영상취재 : 황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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