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문화 알고 보면 쉬워요] 미술⑥ 추상미술 가지치기

2010.10.11 오전 12:30
[앵커멘트]

서양의 추상미술 선구자라 하면 몬드리안과 칸딘스키 이 두 예술가의 이름이 꼭 등장하는데요.

YTN 문화기획 알고보면 쉬워요 '미술편', 오늘은 서양화 감상법을 알아보기 전에 미술의 양식 변화 가운데 특별히 구상에서 추상이 어떻게 나오게 됐는지 주요 작가들 중심으로 먼저 알아보겠습니다.

김정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몬드리안이 그린 나무 연작.

초기 구체적 형태를 띤 나무는 점점 간략해지다 아예 최소한의 선과 색만으로 그려진 나무가 등장합니다.

'기하학적 추상'의 선구자라 불리는 몬드리안의 그림은 이렇게 구체적 형상에서 출발해 점차 수직과 수평등의 기호로 단순화됩니다.

또 다른 추상의 거장 칸딘스키는 어느날 우연히 거꾸로 놓여진 자신의 그림에서 조형적 아름다움을 발견합니다.

칸딘스키는 이때부터 형태를 재현하는 대신 색채와 선들의 조합만으로 조형적 아름다움을 극대화시키는 작업을 하며 '추상 표현주의'라는 또 다른 사조를 만들어냅니다.

[인터뷰:이미경, 숙대 미술사학과 강사]
"몬드리안 같은 경우는 자연에서 풍차나 나무를 보고 그것을 +,- 등의 기호로 완전히 응축시켜나갔다면, 칸딘스키는 말하자면 처음부터 자신의 내면의 울림, 이런 것을 통해 처음부터 추상으로 나간 케이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이런 추상미술이 어느날 갑자기 등장한 것은 아닙니다.

르네상스 이후부터 19세기까지 서양미술은 사물의 사실적 재현에 충실하거나 혹은 신화나 역사화 위주의 이야기가 있고 교훈이 있는 것을 잘 된 미술작품이라 여겼습니다.

그러나 19세기 초 사진의 발명은 화가들의 재현에 대한 흥미를 반감시켰고, 사진과 다른 무언가를 찾던 당시 미술계에 모네로 대표되는 인상주의 사조가 등장합니다.

[인터뷰:기혜경, 국립현대미술관 큐레이터]
"모네는 인상만을 그린다고 (한)심사위원이 평가하게 되었고 그래서 그것을 계기로 모네풍의 화풍을 '인상주의'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빛에 따라 변하는 자연의 순간적 표정을 화폭에 담으려했던 인상주의 화가들의 노력은 서양 미술의 지향점이 대상의 객관적 재현에서 주관적 감각의 반영으로 넘어가는 단초를 제공합니다.

이런 인상주의 화풍에서 또 다른 물고를 튼 화가가 현대미술의 아버지라 불리는 세잔입니다.

좌우가 일치하지 않는 탁자, 쏟아질 것 같은 정물 그러나 무언가 단단해진 느낌.

세잔은 빛과 시점이 변해도 바뀌지 않는 사물의 본질을 주목하며, 빛과 그림자 대신 여러 각도에서 본 사물을 한 화면에 넣어보려는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을 하게 됩니다.

세잔의 이런 발상은 당시 화가들에게 추상적 감정의 표현을 일깨워주는 계기가 되며, '큐비즘'으로 대변되는 피카소에 이르러 극대화됩니다.

실제로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이나 화상 '볼라르의 초상'을 보면 앞이나 옆 심지어 뒤에서 본 여러 시점이 한 그림 안에 섞여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피카소는 끝까지 구상성을 잃지 않았지만 그의 실험정신은 추상이라는 미술사조의 탄생을 예고하는 중요한 계기가 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해방과 전쟁 이후인 1950년대 서양의 다양한 미술사조들이 한꺼번에 봇물처럼 밀려듭니다.

이 때부터 한국 화단은 구상과 추상의 경계에서 끊임없는 실험을 하게 됩니다.

김환기를 필두로 구상에서 추상으로의 본격적인 변환이 이뤄지고, 이후 프랑스에서 출발한 비정형 미술사조인 앵포르멜과, 한국의 독창적 추상사조인 단색조의 그림, '모노크롬' 열기에 휩싸이면서 1980년대 이전까지 한국화단은 한동안 추상사조가 지배하게 됩니다.

YTN 김정아[ja-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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