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 군립미술관이 '컨템퍼러리', 즉 최신 현대미술 장르에서 수준급 전시회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습니다.
화폭에 바람이 부는 듯한 그림, 중년 남성의 괴이하고 야릇한 욕망을 담은 작품을 소개하는 전시회도 마련됐습니다.
황보선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김성호 'decode-encode']
책 수만 권이 밑도 끝도 없이 쌓이고 늘어섰습니다.
사실은 겨우 수십 권을 반사 유리로 무한확장한 허상입니다.
[이예승 'Cave into the cave']
길게 펼쳐진 스크린에 실험 기구와 식물의 이미지가 질서정연하게 늘어선 영상.
하지만 스크린 너머는 딴 세상입니다.
그저 어지럽고 복잡하고 지저분할 뿐입니다.
오감이 실상을 파악하기엔 역부족인 겁니다.
컨템퍼러리, 즉 최신 현대미술을 틈새 분야로 전문화한 이 미술관의 특장점을 살필 수 있는 전시회입니다.
5개 섹션으로 나눠 작품 백여 점을 선보이는데 군립미술관 답게 지역 시인 15명의 시화전도 곁들였습니다.
['Soul to Nature' 한국의 미 / 안병석 박서보 서정민 채성필 / 5월 22일까지, 서울 대치동 슈페리어 갤러리]
화폭 가득 너른 들판이 일렁입니다.
캔버스에 바람이 부는 듯합니다.
안병석은 이처럼 자연의 기운을 무수한 선을 긋고 새기는 방식으로 표현합니다.
[인터뷰:안병석, 미술 작가]
"자연의 대상을 그대로 옮겨 그린 것이 아니라 선이 촉매가 돼서 내 선과 선이 선을 긋고 쌓이면서 풀잎의 이미지를 생성시켜가는 거죠."
그는 또 자신의 작품을 스마트폰으로 찍어 2차원 또는 3차원 영상물로 변환한 비디오물로 예술의 개방성과 유연성을 제안합니다.
한국의 자연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회는 안병석 외에도 박서보, 서정민, 채성필 등 대가들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Tala Madani & Nathaniel Mellors' / 5월 9일까지, 서울 안국동 PKM 갤러리]
머리 벗겨진 중년 남성들이 어린 소녀를 비춘 3D 프로젝션 이미지에 홀렸습니다.
나이 든 남성의 내면엔 기저귀 찬 아기가 자리 잡았습니다.
이란 출신 30대 여성 작가 탈라 마다니는 이처럼 중년의 욕망과 금기에 딴죽을 겁니다.
영국 남성 작가 나다니엘 멜로스는 현대인과 네안데르탈인의 만남을 담은 영상물과 셰익스피어의 뇌에 빨대를 꽂은 두상 조각으로 관람객의 심기를 건드립니다.
두 예비 부부의 작품들은 과한 표현을 이유로 영국 현지에서 전시가 취소됐던 건데 한국에서 소생했습니다.
YTN 황보선[bosu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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