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느린 시간 속에서 삶을 들여다 보다"

2015.03.07 오후 09:54
[앵커]
1분 동안의 나의 표정과 몸짓을 10분 길이로 늘려서 '슬로모션', 즉 느린 움직임으로 보면 어떤 점이 다를까요?

최대한 느리게 가는 시간 속에서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 보자고 말하는 작가, 세계적 비디오 아트의 거장, 빌 비올라가 우리나라를 찾았습니다.

박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5m나 되는 대형 스크린, 검은 액체를 뒤집어 쓰고 어둠 속에 서 있는 남성, 칠흑 같은 절망의 폭우는 또 붉은 두려움으로 바뀌지만, 강건하게 버텨냅니다.

이내 찾아온 하얀 평온함 그리고 정화, 부드럽게 피어나는 안개는 격렬한 변화 끝에 찾아온 삶의 깨달음입니다.

세계적 비디오 예술의 거장, 빌 비올라는 삶의 고통에 주목합니다.

[인터뷰:빌 비올라, 비디오 작가]
"부처도 삶은 고통의 연속이라고 했죠. 불교 뿐 아니라 다른 문화에서도 그렇게 말합니다. 저는 고통은 반드시 필요하고 또 겪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초고속 촬영한 화면을 최대한 느리게 보여주는 기법으로 시간의 흐름을 늦추고, 그 느림 속에서 관객들은 현실 너머의 세계를 들여다 봅니다.

[인터뷰:유진상, 계원예대 교수]
"굉장히 빠르게 촬영해서 그것을 정상적인 속도로 보여주면 1분이 10분 또는 80분 정도의 긴 시간으로 늘어나게 되는데, 관객들로 하여금 굉장히 특수한 경험을 하게 하는 것이죠."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 전시회를 연 빌 비올라는 젊은 시절 비디오 아트의 선구자, 백남준의 조수로 일한 것은 행운이었다며, 누구나 비디오 아트를 배우고 쓸 수 있게 해 준 그의 열린 마음은 큰 감동이었다고 추억했습니다.

YTN 박영진[yjpark@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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