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한불 문화교류에도 문화계 블랙리스트 적용

2018.04.10 오후 05:02
[앵커]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가 한국과 프랑스의 수교 130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문화교류 행사에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적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4개 시국 선언에 동참했던 9,473명이 대상자였습니다.

김정회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원회가 기자회견에 앞서 책상 위에 종이들을 펼쳐 놨습니다.

A4 용지 60페이지 분량의 이 종이엔 4개 시국 선언 등에 동참한 9,473명의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조사위는 박근혜 정부가 2015∼16년 '한불 상호교류의 해' 사업을 벌이면서 이 사람들을 지원 대상에서 배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원재 / 진상조사위 대변인 : 실제 문체부에서 사용한 문서 그대로의 원본입니다. 이것을 직접 적용했다는 걸 이번 블랙리스트 조사위원회가 밝혔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조사위에 따르면 문건은 처음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실 지시로 문화체육관광부가 정리해 보고했습니다.

보고를 받은 청와대는 명단에 오른 사람들을 모두 정부 지원사업에서 빼라고 지시했고, 문건은 해외문화홍보원에 전달된 뒤 실무자들이 사업별 지원 신청자나 참가자와 명단 속 인물을 일일이 대조해가며 지원배제 여부를 검증했습니다.

그 결과 프랑스 내 85개 한국영화 상영 행사는 5개 작품이 상영작에서 배제된 뒤에야 예산이 집행돼 개최됐습니다.

한국의 저명 작가 소개 행사는 한강, 황석영, 은희경, 김훈 등 작가 13명을 배제하라는 지시를 받았고 전시와 공연 분야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와 함께 2016년 프랑스에서 열린 한식체험전시 사업 때는 최순실 씨를 위한 부실 심사와 예산 증액도 이뤄졌다고 조사위는 밝혔습니다.

이 행사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붕어빵을 시식하기도 했습니다.

한국과 프랑스 수교 130주년을 기념하는 '한불 상호교류의 해' 사업은 2015년 9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양국 주요 도시에서 진행됐으며 10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습니다.

YTN 김정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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