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한국 현대 건축의 아버지 김중업을 추억하다

2018.09.01 오전 12:01
[앵커]
한국 현대 건축의 신화적 인물인 건축가 김중업을 조명하는 대규모 전시가 그의 타계 30주기를 기념해 열리고 있습니다.

가볼 만한 전시, 김상익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서울 마천루의 원조이자 국내 현대건축의 백미로 꼽히는 삼일빌딩.

1985년 여의도 63빌딩 탄생 전까지 서울의 최고층 빌딩 자리를 지켜온 건축가 김중업의 대표 작품입니다.

주한프랑스대사관을 비롯해 전국 유명 대학 건물 등 우리에게 친근한 김중업의 대표 건축물 사진과 각종 자료 3천여 점이 공개됐습니다.

[정다영 /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 그간 김중업의 건축이 어떤 조형적인 측면 조각 같은 건축, 전통성에만 국한돼 있었는데 그러한 자장을 조금 더 넓게 펼쳐서 후기 작업을 들여다보려 했고…]

1971년 필화 사건으로 한때 해외로 추방당하기도 했던 김중업이 김환기와 이중섭 윤명로 등 당대 유명 예술가들과 나눈 교류와 협업 과정도 새롭게 조명합니다.

건축사뿐 아니라 문화예술사적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했던 예술가 김중업의 흔적을 통해 갈수록 획일화되어가는 도시 풍경을 한 번쯤 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됩니다.

언뜻 회화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필름 카메라로 오랜 시간을 투자해 완성한 빛의 사진입니다.

이정록 작가의 '생명나무' 시리즈는 플래시의 순간광을 중첩하는 방식으로 필름 위에 형상을 새기는 기법이 활용됐습니다.

[이정록 / 사진작가 : 제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들이 분명히 존재하지만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는 근원적인 세계에 대한 사진적인 증거거든요. 나무와 빛의 만남을 통해서 근원적인 세계에 대한 얘기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이번 전시는 딱딱한 느낌의 갤러리가 아닌 뷰티 브랜드 문화공간에서 펼쳐지는 이색 만남이어서 더욱 눈길을 끕니다.

[정샘물 / 메이크업 아티스트 : 순수미술에서 주는 감동과 뷰티에서 오는 감동이 본질적으로 저는 같다고 믿어요. 그 복합문화공간의 명맥을 어떻게 이어갈 것인지 고민했고, 그래서 지금 이렇게 작품 전시를 하게 된 거죠.]

'아트와 뷰티의 만남'이라는 신선한 시도가 작가에게는 갤러리의 한정적 관람객을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젊은 세대에게는 유명 작가의 작품을 가까이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YTN 김상익[si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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