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기생충, 한국 영화 최초 황금종려상

2019.05.27 오후 07:45
■ 진행 : 변상욱 앵커, 안보라 앵커
■ 출연 : 윤성은 / 문화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이 트로피를 만지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봉준호 감독님은 상상을 못하셨다고 하지만 저희는 사실 상상을 많이 했답니다. 문화를 읽는 저녁 이제는 현실이 된 황금종려상 이야기를 풀어보겠습니다.

지난 두 주간 프랑스 칸에서 영화제 소식을 시시때때로 전해줬던 윤성은 평론가가 오늘은 비행기를 타고 바로 돌아와서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고생 많았습니다. 시차도 제대로 안 맞아서 잠도 제대로 못 잤을 텐데.

[인터뷰]
괜찮습니다. 너무 기쁜 소식을 전할 수 있어서.

[앵커]
오늘 막 도착하신 거죠?

[인터뷰]
오늘 점심에 도착했습니다.

[앵커]
잠을 많이 못 주무셨을 텐데.

[인터뷰]
괜찮습니다. 지금 거의 약을 먹은 것처럼 굉장히 기운이 펄펄 납니다.

[앵커]
이제 좀 하나하나 짚어보죠. 폐막식에서 최고작품상 황금종려상 기생충에 봉준호 감독의 이름이 발표되었을 때 현장에서 지켜보셨잖아요. 그때 현장 분위기, 희열. 어떠셨나요?

[인터뷰]
시상식이 열리는 뤼미에르 극장에는 선택받은 사람만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저는 한국 기자들과 함께 프레스룸에서 영상으로 관람을 했는데요. 일단 정보를 드리자면 수상을 하는 감독이나 배우들은 일단 레드카펫을 밟게 돼 있습니다. 시상식장에 들어가게 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단 온 사람들 중에서 상을 안 받는 사람이 없다봐야 되겠죠, 대체적으로.

그런데 타란티노 감독이 시상식장에 들어섰기 때문에 저희가 상당히 긴장했습니다. 영화는 소문이 별로 좋지 않았고 저도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워낙 이번에 화제성을 가져왔던 감독이기 때문에 무려 브레드피트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함께 그 영화에 출연했었고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함께 상영되면서 굉장히 많은 화제를 몰고 왔었거든요. 그래서 혹시라도 타란티노 감독에게 큰 상이 가면 어떻게 할까라고 그렇게 걱정을 하고 있었고 끝까지 이름이 불리지 않아서 아니, 그러면 혹시 우리가 황금종려상을 놓치는 것이 아닌가 프레스룸에서는 굉장히 큰 걱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기생충에게 큰 상이 돌아갔고요. 나중에 알아보니까 영화 배급사 관계자들은 이미 알고 있었다고 해요. 타란티노가 상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시상식장 안에서는 오히려 느긋하게 황금종려상인 걸 나중에는 직감했다고 합니다.

[앵커]
큰 상을 받으면 제작자, 감독, 그리고 출연했던 배우가 끌어안고 축하하는 건 당연하지만 봉준호 감독하고 이 송강호 배우의 포옹을 보면서 이야, 두 사람은 뭔가 브로맨스, 케미가 있는 것 같다. 좀 두 사람은 특별한 인연이나 사이가 계속 이어졌단 모양이에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것은 모텔선인장이라는 영화 오디션에서였다고 하는데요. 그때 이제 무명 연극배우였던 송강호 씨가 오디션을 보러왔을 때 사실 오디션에서는 탈락을 했지만 조 감독이었던 봉준호 감독이 굉장히 젠틀하고 또 친절하게 왜 떨어졌는지에 대해서 미안해하면서 그렇게 이야기를 해줬고 그때 송강호 씨는 이 감독이 감독으로 데뷔하면 내가 정말 출연해야겠다, 그런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앵커]
친절하네요. 당시에는 우리 영화에 이런이런 점하고 맞지 않아서일 뿐이지, 못 하는 게 아니니까라고 이런 식으로 격려 편지를 보낸 모양이군요.

[인터뷰]
아마 그때부터 흑심이 있지 않았을까, 봉 감독님이 그런 생각도 듭니다. 두 사이가 특별하게 보이는 인터뷰가 있는데 함께 보시죠.

[봉준호 / 영화감독 : 영화라는 게 감독 혼자 하는 작업이 아닌데 송강호 선배처럼 위대한 배우들, 우리 영화의훌륭한 배우들이 뿜어내는 에너지, 이 두 가지가 어필 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송강호 / 영화배우 : 20년 가까이 작업을 하면서 배우로서 행복하죠. 이런 훌륭한 감독과 계속 작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이배우 입장에서는 행운을 넘어 큰 복을 받은 느낌이죠.]

[앵커]
앞서 선배님께서 브로맨스라고 이야기해 주셨는데 제가 이렇게 본 느낌은 브로맨스를 넘어서 이제 가족이 아닌가, 그런 끈끈함마저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인터뷰]
그런 느낌이 드네요. 저는 또 보면 약간 야구에서 투수와 명배터리 같은 느낌이 드네요.

[앵커]
봉 감독님의 수상 소감을 좀 보면 12살 나이에 영화감독을 꿈꾼 어리숙하고 소심한 영화광이었다고 말씀을 하셨지만 어쨌든 한국 영화에 굉장히 큰 획을 그엇기 때문에 어리숙하다고... 겸손한 표현이겠죠.

봉 감독이 그간 추구해왔던 작품 스타일이 참 궁금합니다. 왜냐하면 봉준호 자체가 장르다라는 평을 받았기 때문에 이런 스타일이 계속 어떻게 유지가 될지 국제무대에서 계속 인정을 받을 수 있을지 이 부분을 짚어보고 싶어요.

[인터뷰]
아마 어떤 감독이라도 아무리 실험적이고 예술적인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라고 하더라도 이 영화를 남들이 많이 봐줬으면 좋겠다는 그런 욕구는 다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봉 감독의 영화가 대체적으로 다 예술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작품들이었죠. 첫 작품인 플란다스의 개는 대중들이 많이 알지는 못하지만 보신 분들이라면 아, 이 감독이 대성할 감독이라는 것을 직감하셨을 겁니다. 그래서 송강호 씨를 처음으로 캐스팅한 살인의 추억을 통해서 이제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리게 됐고요.

그 이후에 뭐 괴물, 설국열차, 옥자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서 개인이 사회를 바라보는 굉장히 날카로우면서도 또 그렇게 냉소적이지는 않는 따뜻한 시선을 담은 작품들을 계속 발표해 왔는데요. 이번에도 다른 매체에서 봉 감독이 하나의 장르다라고 이야기를 했을 만큼 정말 여러 가지 장르를 재료로 삼아서 자신의 것으로 다시 재창조하는 그런 능력이 뛰어난 감독입니다.

[앵커]
봉 감독이 이런 스타일과 이번 수상작, 기생충은 어떤 접점이 있습니까?

[인터뷰]
여태까지 우리가 봐왔던 봉 감독의 장점들 디테일함이라든가 대사의 맛이라든가 연기 연출력이라든가 이런 것들은 다 살아있는데요. 조금 더 제 생각에는 정교해지고 그리고 위트가 더 큰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영화가 여태까지 굉장히 재미있고 흡입력 있게 대중들을 몰고 갔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렇게 다양한 장르에서 웃음을 유발하는 영화들 중에서도 이 작품은 굉장히 많은 웃음을 줄 수 있는 그런 작품이에요.

[앵커]
이게 언제부터 볼 수 있나요?

[인터뷰]
저희 30일날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내일은 기자시사회가 있고요.

[앵커]
봉 감독과 경쟁했던 다른 작품들의 특징도 좀 알아야겠어요. 너무 우리가 봉 감독 이야기만 하다 보니까 다른 수상작들은 어땠습니까?

[인터뷰]
사실 이번에 다르덴 형제라든가 페드로 알모도바르라든가 이런 감독들 아주 쟁쟁하고 이름이 있는 감독들의 작품이 상영이 됐었는데요. 사실 좀 본인들의 전작들을 뛰어넘지는 못했다라는 평가가 많았는데 그래도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페인 앤 글로리가 굉장히 평점도 높았고 예술성이 높은 작품으로 평가를 받고 있었고요.

그리고 이번에 여성 감독이 4명이 경쟁 부문에 진출했습니다. 그중에 셀린 시아마 감독의 포트레이트 오브 어 레이디 온 파이어라는 이 작품은 또 굉장히 많은 호응을 얻어서 이번에 같이 수상자 명단에 올랐는데요. 저희는 끝까지 좀 경합을 벌이지 않을까 했는데 맨 처음에 각본상을 받아서 조금 저희로서는 안도했었던 그런 경쟁작이었습니다.

[앵커]
저는 의미 있게 본 부분이 이겁니다. 올해 칸 영화제가 추구하는 가치관이라고 할까요, 그것이 바로 성평등 부분인데 흑인 여성이 심사위원 대상을 받았습니다. 남다른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흑인 여성 감독이 지금 경쟁 부문에 진출한 것 자체가 72년 칸 영화제 사상 처음이거든요. 그래서 본인은 이 사실을 알고 좀 씁쓸했다. 하지만 기뻐할 일이기도 하죠. 지금부터라도 바꾸어 나갈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이 흑인 여성 감독, 마티 디옵 감독의 그, 아버지는 굉장히 유명한 작곡가입니다. 토마스 크라운 어페어라는 그 영화에서 작곡을 했던 사람이고요. 그리고 또 삼촌이 하이에나 작품으로 이미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의 후보에 올랐었던 그런 영화를 만든 영화인가족이라고 할까요. 그런 데서 영향을 받아서 아무래도 어릴 때부터 예술적인 감수성이 있었던 것 같고요. 이번에 아틀란티크라는 작품으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하게 됐습니다.

[앵커]
아무튼 우리 영화에 승승장구를 계속 기약하면서 오늘 여기까지 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윤성은 평론가 고맙습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HOT 연예 스포츠
지금 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