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아카데미 '예비후보' 오른 기생충...작품상은 난공불락?

2019.12.17 오후 12:48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상' 과 '주제가상' 두 부문에서 10개 작품을 추린 예비후보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국제장편영화상은 과거 외국어영화상의 새로운 이름입니다.

다른 부문 수상 가능성도 열려 있습니다.

예비후보 없이 바로 최종 후보작으로 좁혀지는 작품상이나 감독상 수상 가능성도 미국 현지에서 언급되는데, 특히 작품상, 감독상은 남우주연상과 함께 아카데미 주요 5대 분야로 꼽힐 정도입니다.

일단 아카데미, 오스카라고도 하는데 이 시상식이 뭔지부터 살펴봅니다.

미국 영화만 대상으로 한다는 오해가 있는데, 정확히는 그해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시상식이 열리는 미국 LA에 위치한 극장에서 상영된 작품을 대상으로 합니다.

다만 아무래도 비영어권 작품이 미국 작품보다 불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수상 실적이 이를 보여주는데요.

이안 감독, 주윤발 주연의 영화 '와호장룡'입니다.

자막을 입힌 영화 중에 북미 역대 최대 흥행작인데 작품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지만, 수상에 실패했습니다.

이탈리아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역시 영어가 아닌 영화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배출했지만, 작품상 문턱은 넘지 못했습니다.

실제 아카데미는 92번째 시상식이 다가온 지금까지 외국어, 그러니까 비영어권 영화에 작품상을 준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그래서 '외국어영화상'을 따로 만들었는데, 수상 실적을 보면 이탈리아가 13편으로 가장 많고, 일본도 4편으로 공동 3위입니다.

반면 우리는 한편도 없는데 우리 영화 시장이 세계 5위로 꽤 큰 규모인 걸 고려하면, 다소 아쉬운 결과입니다.

기생충의 한국 영화 최초 아카데미 수상 가능성을 예측하려면 먼저 누가 뽑는지부터 알아야겠죠.

시상식을 주관하는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 회원의 투표로 결정되는데, 간단히 설명하면 영화감독이나 배우, 각본가 등 전·현직 업계 종사자들이 뽑는다는 겁니다.

미국에 한정된 건 아니라서 우리나라에서도 봉준호, 박찬욱 감독, 배우 송강호, 이병헌 씨 등이 이름을 올렸지만, 그래도 미국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영화 평론가들이 주는 상보다 미국 영화 업계 종사자들이 모인 조합에서 주는 상이 실제 아카데미상과 비슷한 결과를 낸 이유입니다.

기생충이 작품상 후보로 이름을 올린 '미국배우조합상' 시상식, 다음 달 19일인데 그래서 더 결과에 관심이 쏠립니다.

물론 그렇다고 비평가들의 투표가 전혀 연관이 없는 건 아니겠죠.

앞서 4대 미 비평가협회 시상식에서 기생충이 외국어영화상 3개를 거머쥐었고, 외국어영화상을 유일하게 받지 못한 LA 비평가협회는 대신 작품상을 수여했습니다.

아카데미 전초전 격인 골든글로브에는 감독상과 각본상, 외국어영화상에 이름을 올렸고, 작품상에서는 빠졌지만, 골든글로브 작품상 후보는 대사의 50% 이상이 영어로 만들어져야 한다는 규정이 있습니다.

[윤성은 / 영화평론가 :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부문뿐 아니라 각본상, 감독상 후보까지 오른 것은 현지에서 기생충이 크게 평가받고 있음을 반증하는 결과라고 할 수 있겠고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비슷한 부문 후보에 오를 가능성이 많지 않나 기대합니다.]

지금까지의 실적을 고려하면 국제장편영화상, 외국어영화상 수상 가능성이 꽤 커 보입니다.

다만 아카데미의 보수성을 고려할 때 작품상이나 감독상, 각본상 등 다른 분야에는 후보작으로 이름을 올릴 수 있지만, 수상에는 조금 이변이 필요하다는 전망입니다.

박광렬 [parkkr082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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