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1년 1월 4일 월요일
□ 진행 : 최형진 아나운서
□ 출연 : 정상원 쉐프
- 우리나라 '청진동 해장국'..프랑스 '어니언스프','와인에 졸인 코코뱅'
- 美 햄버거 피자, 바나나로 해장, 독일 '피클에 싸먹는 절인 청어'
- 스페인 '초콜릿에 찍어먹는 츄러스', 포르투갈 '에그타르트'
- 아스파라긴, 아미노산 함유한 재료 양파,오이,생선 등 해장음식 재료로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형진 아나운서(이하 최형진): 2부는 세계 곳곳의 음식 문화에 대해 함 얘기 나눠보는 맛있는 수다 시간입니다. 요즘 오프라인 모임 대신 가정에서 홈술을 즐기거나 랜선으로 모임 가지는 분들 많은데요, 그래서인지 주류 매출 비율도 지난해까지는 유흥용과 가정용 주류가 6:4 정도로 유흥용 시장이 앞서나갔지만 2020년에는 4:6으로 가정용 시장이 역전했다고 합니다. 와인 수입량도 역대 최고치라고 하고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지난 11월 4일부터 11일 전국 17개 시·도에 거주하는 만 15세 이상 국민 중 최근 6개월 이내 주류 섭취 경험이 있는 2천 명 대상으로 ‘2020년 우리 국민의 주류 소비·섭취 실태’를 조사했는데요. '술을 마시는 상황이 변했다'고 응답한 비율이 22.2%로, 코로나 이전에는 친목이나 회식 때문이었지만, 코로나 이후에는 혼자 있을 때나, TV또는 콘텐츠를 볼 때, 스트레스 해소가 필요할 때로 변화됐다고 합니다. 집에서 휴식과 함께, 또는 속상한 마음을 혼자 술로 달래보는 분들이 늘어난 것 같은데요. 오늘은 새해, 복잡한 우리 속이 개운하게 풀어지길 바라면서 각국의 해장 음식에 대해 살펴볼까 하는데요. 함께 말씀 나눌 분 모셔보죠. 정상원 쉐프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정상원 쉐프 (이하 정상원): 네 안녕하세요.
◇ 최형진: 오늘 다양한 해장법을 소개하려고 하는데요, 보통 우리나라는 술 마신 다음 날 아침에 해장을 하게 되는데, 다른 나라의 해장 문화도 우리나라와 비슷한가요?
◆ 정상원: 비슷한 부분이 있는 나라도 있고 굉장히 다르게 해장하는 나라도 있어요. 어쨌든 해장이라고 하는 것이 전 날 숙취를 풀어내는 과정이 될 텐데 아침 시간을 이용해서 전날 마신 술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는 결국 만 국민들의 공통된 문제가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그러다보니 각국의 아침식사를 이용해서 해장을 하는 여러 방법이 존재합니다.
◇ 최형진: 술을 즐기는 나라일수록 해장문화도 발달했을 것 같은데, 술 하면 떠오른 나라가 러시아나 독일입니다. 다른 나라는 어떻습니까?
◆ 정상원: 한국 사람들도 술부심이 있을 것 같아요. WTO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이 190개 국 중에서 15위정도 됩니다. 전체 유럽의 술 소비량과 비교했을 때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특히 러시나아 동유럽 쪽에서는 독주를 많이 마시기 때문에 해장 문화도 발달한 편이고 우리나라도 해장국 하면 떠오르는 지역이 청진동입니다. 이곳도 1960년대에 밤 문화가 발달하면서 청진동 종로 인근에 해장국집이 많이 모여서 영업을 하기 시작했는데 프랑스 같은 경우도 술을 많이 마시는 문화가 발달을 하게 된 것이 1880년대 몽마르트 지역의 물랑 루즈, 빨간 풍차가 그려진 ‘캉캉춤’으로 굉장히 유명하지 않습니까? 유명인사들,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 춤을 추는 사람들, 가수들이 모여서 음주문화들이 발달했던 곳인데요, 이곳을 중심으로 우리의 청진동처럼 프랑스 사람들이 어니언스프로 해장을 많이 합니다. 아침에 어니언스프를 먹을 수 있는 가게들이 많이 발달하기도 했습니다. 이 해장국 문화와 해장문화, 음주문화는 하나로 묶여서 발달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 최형진: 우리나라는 콩나물국이나 북엇국 같은 시원한 국물로 해장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국물이 일단 칼칼해야 해장했다고 하시잖아요, 국물로 해장하는 국가들이 또 있습니까?
◆ 정상원: 국물로 해장하는 나라는 크게 동유럽 쪽, 국이라고 하는 것이 물론 서유럽 쪽, 아시아 쪽에도 국 문화가 발달을 했는데 우리가 잘 먹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유럽에서도 국 문화가 발달한 나라가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몽골이 대제국을 이루면서 동쪽으로는 고려까지 침략을 했었고 서쪽으로는 동유럽까지 대제국을 이뤘는데 그 당시에 몽골의 여러 문화들, 육회부터 시작해서 국 문화 등이 동유럽까지 전례가 된 역사가 있는데 그 과정 속에서 국 문화가 동유럽 쪽에 발전을 하게 됩니다.
◇ 최형진: 그렇군요. 저는 술을 마시고 난 뒤에 이런 분들 굉장히 기피하고 싫어하는데 햄버거나 피자를 먹으러 가자거나, 까르보나라 먹자고 하는 분들이 있어요. 이렇게 기름진 음식으로 해장해야 속이 풀린다는 분들, 서양에서는 이런 해장법이 사용된다고 하는데 어떻습니까?
◆ 정상원: 우리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인데요, 그들의 식문화가 어떤지에 따라 해장문화도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은데, 미국 같은 경우는 당연히 그들이 주식으로 삼는 햄버거나 피자로 해장하는 경우가 많고요, 미드 많이 보면 바나나를 먹는 경우도 있어요. 그리스는 버터를 그대로 먹으면서 해장을 하는데요, 버터가 위장을 보호한다고 얘기를 하는데 아마 이 사람들은 매운 음식을 먹는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할 수 있어요. 독일을 소금에 절인 청어를 오이 피클에 싸서 먹습니다. 이게 독일의 독특한 해장문화인데요, 사실 생선이 DHA나 아미노산이 풍부하기 때문에 과학적으로 해장에 도움이 되지만 절인 청어를 아침에 해장으로 먹는 것, 버터를 먹는 것은 우리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일 수 있죠. 제가 10년 전 쯤 같이 일했던 프랑스 친구가 있는데 이 친구가 술을 굉장히 좋아했어요. 20살 친구였는데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왔는데 한국의 막걸리에 빠져서 거의 매일 친구들과 막걸리에 꿀을 타서, 또 경북지역 친구들을 사귀어서 그 지역에는 막걸리에 꿀을 타서 먹는데 거기에 빠져서 마셨던 프랑스 친구가 있었어요. 이 친구한테 한번은 프랑스 사람들이 굉장히 좋아하는 에멘탈 치즈가 있어요. 아침에 에멘탈 치즈를 줬는데 이 치즈를 먹더니 얼굴이 밝아지는 겁니다. 늘 먹던 치즈를 먹으니 해장도 되고 너무 기분이 좋다고 하더라고요. 각자가 살아왔던 문화 안에서 해장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보기에는 이상하지만 그들은 그게 속을 푸는 방법일 수 있죠.
◇ 최형진: 한 청취자분이 “해장을 술로 해야죠.”라고 보내주셨는데 진짜 실제로 해장을 술로 하시는 분이 꽤 있더라고요.
◆ 정상원: 해장술이라고 해서 우리나라에서는 모주라는 것이 발달을 했는데 영국과 러시아에도 그런 문화가 있어요. ‘Hair of the dog’라고 해서 개털이라고 부르는데 이게 민간요법에서 개한테 물리면 그 개의 털을 태워서 바르면 낫는다고 하는 서양의 속설이 있습니다. 그래서 전날 마신 가게에 가서 전날 마신 술을 먹으면 해장이 된다는 것이 영국 사람들, 러시아 사람들의 문화입니다.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이 듭니다.
◇ 최형진: 단언컨대 말씀드리면 해장술이라고 하는 것은 한잔 더 하고 싶어서 핑계를 대는 겁니다. 몸에 더 안 좋습니다. 비슷한 문화권에서도 음식 문화가 다른 것처럼 즐기는 술의 종류도 차이가 있잖아요, 프랑스처럼 와인을 많이 마시는 국가나, 보드카처럼 독주를 마시는 유럽 국가도 있고요, 술의 종류에 따라 해장 음식이 달라지기도 할까요?
◆ 정상원: 달라집니다. 술의 성분도 다릅니다. 세계사나 지리에서 공부할 때 유럽을 어떻게 나누나요? 서유럽과 동유럽, 남유럽, 이렇게 나누는데 유럽 사람들은 유럽을 나누는 기준이 다양합니다. 요리사들은 유럽을 절반정도, 위도로 나눠서 북쪽은 감자유럽, 남쪽은 토마토유럽으로 나눕니다. 이탈리아나 그리스 지역은 토마토 많이 먹잖아요. 북쪽은 감자를 많이 먹는 경향이 있어요. 또 북쪽을 버터유럽, 남쪽은 올리브유럽, 고기를 버터로 굽느냐, 올리브로 굽느냐에 따라서 나눕니다. 술에 따라 나누기를 합니다. 남쪽은 와인이 많이 생상이 돼서 와인 유럽이라고 합니다. 프랑스, 이탈리아, 그리스 지역이 되겠죠. 북쪽은 서유럽의 북쪽을 생각해보세요. 맥주를 먹습니다. 벨기에, 네덜란드, 영국은 맥주 유럽이라고 부르고요. 우리가 알고 있는 동유럽은 보드카를 많이 먹죠. 러시아와 독립 국가를 보드카 유럽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마시는 술이 다양하다보니 다양한 해장 방법들이 등장하는데요, 남쪽의 유럽들은 단술을 많이 마셔요. 달콤한 술을 마시는 나라는 달콤한 것으로 해장합니다. 스페인은 츄러스에 초콜릿을 찍어서 해장을 합니다. 포르투갈 같은 경우도 술이 유명한데 마찬가지로 에그 타르트를 많이 먹습니다. 달걀은 해장이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네요. 프랑스는 와인으로 졸인 코코뱅(닭고기와 야채에 포도주를 넣어 조린 프랑스 요리)을 먹습니다.
◇ 최형진: 토마토 주스나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해장 하는 분들도 있고,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배 음료수가 해외에서도 해장에 좋다고 알려졌다는 소식도 들었는데요, 이렇게 음료수가 해장음식이 되는 곳들도 있는 것 같은데요?
◆ 정상원: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해장에 도움이 됩니다. 말씀하신 토마토 음료가 미국이나 영국 쪽에서 블러드 메리라고 합니다. 블러드 메리가 칵테일의 일종인데 해장술처럼 먹기도 하고 보드카를 빼고 토마토랑 타바스코 소스를 넣어서 블러드 메리라고 하는 토마토 음료를 해장으로 먹는 나라들이 있고, 음료 쪽으로 재미있는 것이 러시아에서는 양배추와 오이를 갈아서 먹고 1878년에 파리 세계박람회가 있었는데 프랑스 사람들이 다양한 것을 세계박람회에 전시를 하면서 해장 음식을 보여준 것이 있어요. 프레리 오이스터라, 직역을 하면 풀밭의 굴이라고 합니다. 굴이 들어가진 않고 달걀노른자를 굴처럼 느껴지게 해서 음료를 만들어서 먹는 해장 음료를 소개한 적도 있습니다. 프랑스 사람들은 안주로 굴을 많이 먹거든요. 전날 먹는 안주와 비슷한 것으로 해장을 하는 이유도 있습니다. 1940년 이전에는 리츠칼튼이라는 호텔이 있는데 이 호텔에서 투숙객을 위해서 해장 음료를 제공한 적이 있어요. 코카콜라에서 김을 빼서 우유를 1:1로 섞는 음료인데 이것은 굉장히 유명한 호텔 측에서 투숙객에게 제공을 했던 해장 음료입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배를 갈아 만든 음료가 동유럽에서 히트를 치면서 해장에 좋다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 최형진: 각국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속풀이를 하는 것 같아요. 여러 나라에서 널리 이용되는 해장음식 재료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 정상원: 많이 아시겠지만 해장 성분이라고 하면 아스파라긴산, 아미노산 계열, 채소들이 많이 사용되는데 그러다보니 양파, 오이, 생선이 해장으로 많이 사용이 됩니다. 서두에 말씀드렸던 어니언스프도 해장에 필요한 성분이 다 들어있어요. 그리고 어니언스프는 저도 프랑스에 있을 때 해장을 하는 가장 좋은 수단으로 사용했는데요, 보통 아침에 많이 먹을 수 있는 게 버터가 촉촉하게 발려진 크루아상하고 카페 알롱제라고 하는 커피를 마시면서 해장을 하는데, 한국 사람한테는 부족하죠. 뜨겁지만 시원하다고 말할 수 있는 어니언스프를 즐겨 먹었는데 이것은 양파스프인데, 양파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것을 끓이는 육수가 중요합니다. 오랫동안 끓여서 육수를 만들고 그 육수에 양파를 넣고 치즈를 덮어서 만드는데 우리는 이국적인 음식이기 때문에 치즈에 조금 더 집중을 하는데 사실 그 속뼈 국물이 중요하거든요. 우리 문화에서 제일 많이 먹는 것이 콩나물, 황태에도 아미노산을 많이 갖고 있는 식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최형진: 쉐프님은 어떻게 해장하시는지 궁급합니다. 특별한 방법이 있으신가요?
◆ 정상원: 많은 사람들이 물어봅니다. 라면으로 해장을 합니다. 라면을 끓일 때 양배추를 잘게 다져서 한 움큼 정도 넣습니다. 양배추가 셀룰로스도 풍부하고 육즙들이 나오는데 라면에다가 넣으면 해장에 굉장히 도움이 됩니다.
◇ 최형진: 저는 고기국물을 좋아합니다. 갈비탕이나 샤브샤브를 먹는데 그런 음식도 속이 풀리더라고요.
◆ 정상원: 아무래도 속을 달래기에 고기만한 것이 없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 최형진: 오늘 이렇게 소개한 다양한 해장 음식 중에서 간단하게 따라할 수 있는 해장음식이 있을까요?
◆ 정상원: 집에서 만들 수 있는 것은 아까 말씀드린 라면에 양배추를 잘게 썰어서 넣어 끓이는 방법도 추천하고 어니언스프도 집에 있는 고기 육수를 풀어서 먹으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해장이라고 하는 것이 결국 전날에 있는 기억을 해치지 않고 가져가기 위한 시간이 아닐까 생각이 드는데요, 요즘 시국이 아무래도 만나지 못하고 술 한 잔 못하는 시국인데 이런 아쉬움을 해장 이야기에 담아서 그리운 사람들을 생각하는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 최형진: 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정상원: 네 감사합니다.
◇ 최형진: 지금까지 정상원 쉐프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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