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에 출연했던 필리핀 배우 크리스찬 라가힐이 한국에서 인종차별을 당했다고 고백했다.
라가힐은 지난 24일 '아시아 보스'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마을버스에 앉아 가던 중 50대 후반으로 보이는 여성이 자신을 노려봤다"면서 "몇 분 뒤 뭔가 내 얼굴에 날아와 깜짝 놀랐는데, 그 여성이 내 얼굴에 양배추를 던졌다"는 일화를 전했다.
그가 "왜 내 얼굴에 야채를 던지냐?"고 묻자 그 여성은 "한국인이 아니니 버스에서 내려라"라고 말했다는 내용을 전했다.
당시 라가힐은 안경을 쓰고 있었는데 양배추에 맞아 안경이 부러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건 당시 가장 힘들었던 건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은 것"이라며 "많은 승객이 있었는데 나를 도와준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고 회고했다.
사건이 벌어진 후 어떻게 대처했느냐는 사회자의 말에 라가힐은 "그냥 울었다. 내려서 택시를 탈 수는 없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면서 "이해할 수 없는 건 아무도 나를 돕지 않았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라가힐을 공격한 여성은 그가 버스에서 내릴 때도 "너희 외국인들 나쁜 사람이야"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도 그 말이 기억난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자신의 친구들도 인종차별적 발언을 들은 적 있다면서 "버스에서 자리에 앉으면 아무도 내 옆에 앉으려 하지 않는다.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기라고 요구하는 여성도 있었다"고 대답했다.
크리스찬 라가힐은 '오징어 게임'에서 등 번호 276번으로 출연했다. 그는 극 중 파키스탄 노동자인 압둘 알리와 만나 이슬람식 인사를 하는 역할로 나와 자국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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