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 전쟁을 두고 기독교 복음주의의 미국·이스라엘과 이슬람 신정국가 이란의 대립 구도로 보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종교가 전쟁을 정당화하거나 확전의 명분이 된다는 점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김승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중동 전역으로 번진 이번 전쟁에서는 '신', '순교자' 같은 종교적인 단어가 등장합니다.
서로 다른 진영이지만, 이번 전쟁을 설명한 언어는 오히려 닮아있습니다.
[피트 헤그세스 / 미국 국방부 장관 : 나의 반석이신 주님을 찬송합니다. 내 손을 전쟁에 손가락을 싸움에 익숙하게 하시며, 사랑의 하나님이자 요새이십니다.]
[모즈타바 하메네이 / 이란 최고지도자 (성명 대독) : 여러분 순교자들의 피에 대한 복수를 우리가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한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 공격을 받은 현장에서 "아말렉이 우리에게 한 일을 기억하라"는 성경 구절을 언급했습니다.
여기서 '아말렉'은 성경에서 이스라엘 민족을 끊임없이 공격한 적으로 묘사되는 만큼, 오늘날 '절대적인 적'의 상징으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이스라엘 카츠 / 이스라엘 국방장관 : 이들 2명은 하메네이를 포함해 이미 제거된 다른 '악의 축' 구성원들이 있는 지옥의 심연으로 떠났습니다.]
친이란 진영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납니다.
이란과 연대하는 예멘 후티 반군 성명에는 이란과 헤즈볼라에 있는 우리 '무자헤딘 형제들'이란 표현이 등장합니다.
'무자헤딘'이란 '지하드', 즉 이슬람에서 '신을 위한 노력'을 수행하는 사람들을 뜻하는데, 종교 용어가 군사 행동과 결합한 셈입니다.
[야흐야 사리 / 후티 반군 대변인 : 알라의 도움과 신뢰 속에, 예멘군은 '성스러운 지하드 전투'의 두 번째 군사 작전을 수행했습니다.]
양측 모두 전쟁을 단순한 정치·군사적 판단이 아니라 '신앙의 문제'로 끌어올리며 정당성을 강화하는 모양새입니다.
하지만 전쟁이 '신의 이름'으로 설명되는 순간, 상대는 타협 대상이 아닌 절대 적으로 굳어지기 쉽습니다.
[김 덕 일 /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원 중동·이슬람센터 연구위원 (YTN 출연) : (미국·이스라엘이) 십자가 대 초승달의 전쟁 이런 양상으로 가는 것은 상당히 문제 해결을 더 복잡하게 할 거고요. (이란 쪽도) 이것을 성전, 지하드로 자꾸 격상시키려는… 종교전쟁으로 가는 프레임을 만드는 시도에 대해서는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핵심은 종교 자체가 아니라, 종교를 동원해 전쟁의 명분을 만드는 구조라는 지적입니다.
YTN 김승환입니다.
영상편집 김지연
디자인 정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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