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칸이나 부산영화제처럼 대형 영화제가 아니더라도 난민과 환경 같은 특정 주제를 다루는 영화제들이 꾸준히 사랑받고 있습니다.
OTT 시대, 언제든 원하는 콘텐츠를 볼 수 있게 됐는데도 사람들은 왜 이런 작은 영화제를 찾는 걸까요.
김승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내전을 피해 시리아를 떠난 두 남성의 간절한 여정이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난민과 강제 이주의 현실을 조명하는 '난민영화제'가 올해로 10회째를 맞았습니다.
사회적 논쟁보다 당사자들의 생생한 목소리에 집중하며 공감을 얻어왔습니다.
[이 일 / 난민영화제 주최 단체 '공익법센터 어필' 변호사 : 당사자들의 목소리가 좀 더 전달될 수 있는 통로들을 어떻게 하면 늘려갈까 하는 고민을 갖고 있습니다. 한국의 삶의 맥락하고 연결된 이야기들을 어떻게 하면 전할 수 있을까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추려고 하고 있습니다.]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은 달라지고 있지만, 영화제를 찾는 이유는 오히려 더 선명해졌습니다.
같은 문제의식을 가진 사람들과 한 공간에서 영화를 보고, 함께 생각해보고 싶은 겁니다.
[안미은 / 서울 양평동 : 뉴스로만 쉽게 지나쳤던 난민에 대한 그런 이야기들을 가까이에서 들여다볼 수 있어서 아주 깊은 울림을 받았고요.]
난민 문제를 영화로 이야기하려는 움직임은 국내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올해 이 영화제는 할리우드 배우 케이트 블란쳇이 난민 창작자 지원을 위해 설립에 참여한 영화 제작 펀드 지원을 받았습니다.
[클레어 스튜어트 / 디스플레이스먼트 필름 펀드(DFF) 운영 총괄 : 난민과 강제 이주를 경험한 영화인들을 지원하고, 더 큰 공감과 이해가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습니다.]
특정 주제를 다루는 영화제는 환경 분야에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로 23회째를 맞은 서울국제환경영화제를 어렸을 때 보고 감독이 된 사례도 있습니다.
[신 율 / 영화 '별나라 배나무' 감독 : 사실 중학교 때부터 되게 좋아했던 영화제 중 하나인데 관객으로서 있다가 감독이라는 이름, 아직 뭔가 낯선 이름의…. 가족들과 저 모두가 굉장히 좋아하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기후위기나 환경 문제처럼 상업영화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비켜나 있던 이야기들도, 이곳에선 영화의 중심에 섭니다.
[유영은 / 영화 '물질' 감독 : 자연과 인간 그리고 그런 공존의 관계에 대해서 가장 밀접한 삶이 해녀의 삶이더라고요. 해녀의 삶을 기록하다 보니까 좀 자연스럽게 환경에 대해서…]
[고은상 / 영화 '신도시케이' 감독 : (개발이) 환경과 굉장히 대치되는 지점이 많거든요. 근데 여기에서 오는 좀 아니러니함 같은 것, 인간 군상 같은 것들을 담다 보니까 이게 환경 영화화가…]
이밖에 이번 달만 해도 지역과 해양, 단편영화 등 특정 주제를 내세운 영화제들이 거의 매주 열렸습니다.
OTT 시대에도 하나의 주제를 깊이 있게 만나려는 관객들 수요는 여전한 셈입니다.
칸 영화제 같은 대형 영화제가 세계 영화의 흐름과 시대정신을 보여준다면, 작고 뾰족한 영화제들은 특정 문제를 더 깊고 가까이 들여다봅니다.
외면받기 쉬운 이야기를 스크린 위에 올리며, 우리 사회에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YTN 김승환입니다.
영상기자 이동규 디자인 김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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