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영화감독들이 저마다 천의 얼굴로 꼽는 배우가 있습니다.
바로 박해일 씨인데요, 살인 사건 용의자부터 순정남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는 폭넓은 연기로 대중과 평단 모두에 호평을 받는 배우죠, 이번엔 현대사를 다룬 영화에서 기자 역할을 맡았습니다.
이광연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1974년, 광복절 기념식에서 발생한 영부인 저격 사건을 스크린으로 옮긴 암살자(들), 실제 남겨진 기록에 영화적 상상력을 더한 이 영화에서 박해일은 거대한 진실을 좇는 기자를 연기합니다.
[박해일 / 영화배우 : 리얼리티를 살려보려고 감독님이 보시는 공간에서 리허설을 한다든가, 그럴 때 작게 작게 이런 것들의 뉘앙스들이 신문사에서 벌어질 법한 관계의 태도다, 기자 역할로 나오다 보니까 '기자스러워야' 되는 걸 믿게끔 해야 그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오실 수가 있잖아요.]
촬영이 끝나면 심야든 새벽이든 YTN으로 꼬박꼬박 챙겨본 뉴스 덕분에 언론종사자를 소화하기 좀 더 수월했습니다.
[박해일 / 영화배우 : 그럴 때 항상 제가 찾게 되는 건 24시간 YTN이더군요. 언제든지 뉴스를 생중계로 볼 수가 있으니까 근데 뉴스를 보면서 특히 사회적인 부분이라든가 오늘도 YTN 라디오 94.5 듣고 왔네요.]
연기 인생에서 커다란 전환점을 맞게 된 작품이 바로 탕웨이와 호흡을 맞춘 '헤어질 결심'입니다.
박해일 표 연기가 박찬욱이라는 거장을 만나 더 절제되고 정교해지면서 생애 처음 칸에서 레드카펫도 밟았습니다.
[박해일 / 영화배우 : 박 감독님도 제가 배우로서 가지고 있는 자연적인 기질이나 제가 쌓아왔던 '필모들', 작품들을 많이 활용해 주신 것 같고 저도 데뷔 때부터 그때까지 해왔던 것들을 다 끄집어내서 한번 새롭게 잘 가공하고 싶었던 것 같고 그래서 아마 변곡점이자 그 작품 정도 즈음에서 저한테는 '1분기 전환점' 같은 느낌이 듭니다.]
살인의 추억, 용의자부터 국화 꽃향기, 순정남까지 영화마다 인생 캐릭터를 경신한 덕분에 박해일 얼굴엔 선과 악이 공존한다며 이런 수식어도 따라붙었습니다.
[박해일 / 영화배우 : 2003년 살인의 추억 개봉하고 제 기억으로는 봉준호 감독님이 그 표현을 써주신 것 같아요. 다른 배우분들과 겹치지 않는 표현일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뭐 비누 냄새가 나쁜 것도 아니고 변태라는 말은, 곤충도 변태를 하죠. 계속 허물을 벗고]
영화에서 같이 작업을 했든 스크린으로 동경했든 롤모델로 박해일을 꼽는 후배들도 늘어났습니다.
그럼 연기 인생 30년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천상배우는 어떤 선배를 닮고 싶었을까?
[박해일 / 영화배우 : 현재 한국 영화를 이끌어 나가셨던 선배들, 이끌어 나가시고 있는 선배들 또는 저의 동료들 또는 뭐 정말 깜짝깜짝 놀라게 신선한 연기를 보여주는 후배분들 모두가 저한테는 순간순간의 롤모델일 수 있죠.]
박해일이 영화계에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건 임순례 감독의 '와이키키브라더스'였지만 연기의 출발점은 사실 공연장이었습니다.
[박해일 / 영화배우 : 아르바이트 성격으로 구인구직란에 아동극 뮤지컬 단원모집 이게 저한테 너무 호기심이 가서 그때 마침' 휴학도 했고 그래서 찾아갔습니다. 아이들 앞에서 하는 공연인데도 너무 떨리더라고요. 그런데 공연이 끝나고 나니까 그 희열감이 이루 말할 수 없더라고요. 어떤 무엇보다도]
침체기를 겪은 영화계가 천만 영화를 다시 만나고 활기를 보이는 요즘, 박해일은 자신만의 속도를 지키는 게 배우로서의 최종 목표입니다.
[박해일 / 영화배우 : 지금 당장 관객과 만나야 되는 지금 내가 한 작품의 캐릭터, 가장 소중할 수밖에 없죠. 어떻게 만날지도 긴장되고 설레고 하기 때문에 지금은 이 캐릭터에 가장 집중해 있죠. 최대한 영화로 진득하게 만나는 게 하나의 방법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극장을 나오는 관객들에게 녹슬지 않았다는 평가를 듣고 싶은 박해일, 남은 2026년 이준익 감독의 신작에서 정체불명의 인물을 연기합니다.
YTN 이광연입니다.
영상기자 : 이동규 심원보
화면출처 : 퍼스트룩, (주)하이브미디어코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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