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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와인 마시며 '음주 폭행'..."짜지마! 아프냐?"

2020.07.02 오후 02:53
故 최 선수 녹음 파일에 ’폭행 상황’ 생생히 담겨
최숙현 선수 대신 동료 때리는 방법으로 고통 줘
팀 닥터·감독, 술 마시면서 선수들 ’음주 폭행’
감독이 팀 닥터에게 굽신거리는 이상한 분위기
[앵커]
어제 보도해드린 철인 3종 선수의 비극적 죽음에 대한 후속 보도 이어가겠습니다.

폭행과 폭언을 견디다 못해 극단적 선택을 한 고 최숙현 선수는 체육회를 비롯한 관련 기관에 도움을 요청하며 녹음파일을 증거로 제출했는데요.

폭행 상황이 고스란히 담긴 녹음 파일에는 충격적인 부분이 한둘이 아닙니다.

팀 닥터와 감독이 술을 마시면서 폭행한 정황도 확인됩니다.

김재형 기자입니다.

[기자]
최숙현 선수에 대한 경주시청 철인 3종 팀의 폭행은 녹취록 곳곳에서 쉽게 발견됩니다.

팀 닥터의 손찌검이 가장 많습니다.

[경주시청 팀 닥터 : 뭐가 문제야? (찰싹. 찰싹) 나가. (울먹이며 잘못했습니다) 나가! (찰싹)]

폭언과 폭행도 모자라 최숙현 선수의 동료를 때리는 방법으로 고통을 주기도 했습니다.

[경주시청 팀 닥터 : 너는 맞을 자격도 없어.(제가 맞겠습니다) 절로 가! (제가 맞겠습니다) (다른 선수에게) 너 이리와! (퍽) 그따위로 해? 손 안 내려? (우당탕탕)]

팀 닥터가 최숙현 선수를 포함해 선수들을 폭행하는 그 순간. 감독은 이렇게 말합니다.

[경주시청 감독 : 짜지마 (네) 아프냐? (아닙니다.) (팀) 닥터 선생님께서 알아서 때리시는데 아프냐? (아닙니다.) 죽을래? 나한테 (아닙니다) 야. 푸닥거리 할래? 나하고 (아닙니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감독과 팀 닥터가 술을 마시면서 선수들을 폭행했다는 점입니다.

막걸리에 와인까지 곁들였습니다.

[경주시청 감독 : 이거 다 녹습니다.]

[경주시청 팀 닥터 : 와인 좀...]

[경주시청 감독 : 와인 저기에 있습니다. 이 잔 말고 그 옆에 (와인)잔 있습니다. 그거는 막걸리 잔이라서요.]

[경주시청 팀 닥터 : (와인) 드릴까요?]

[경주시청 감독 : 이거 제가 아직 남아 있습니다.]

감독이 팀 닥터에게 오히려 굽신거리는 이상한 분위기도 느껴집니다.

특히 혀가 꼬인 듯한 팀 닥터의 목소리는 어느 정도 술에 취한 상태로 들립니다.

[경주시청 팀 닥터 : 니는 일요일까지 뭘 먹을 자격이 없어. 알았어? 그건 내 권한이야. 팀 닥터 권한이야. 니 책임이야. 거짓말 한 것에 대한 니 책임이야.(죄송합니다) 나가!]

녹취록만 들어도 최숙현 선수가 느꼈을 공포와 고통이 고스란히 느껴지지만, 체육회 인권센터에 진정서를 접수한 4월 이후 지금까지 취해진 조치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오는 9일 철인3종협회가 공정위원회를 열어 이번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에 나서는 가운데 대한체육회는 관련자들을 엄중 조처하겠다는 뒤늦은 입장문을 발표했습니다.

YTN 김재형[jhkim03@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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