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뉴스큐] "메달만큼 값진 도전"...'졌잘싸' 유쾌한 4위들

2021.08.09 오후 04:06
■ 진행 : 김영수 앵커
■ 출연 : 최동호 / 스포츠 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진행 : 김영수 앵커
■ 출연 : 최동호 / 스포츠 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세계를 덮친 코로나로 개최가 1년 연기됐고 우여곡절 끝에 무관중으로 열린 도쿄올림픽. 17일간의 여정 모두 끝났습니다. 메달 획득과 관계없이 끝까지 빛난 선수들의 투혼이 무더위와 코로나로 지친 우리 국민들에게는 작은 희망을 안겼는데요.

도쿄올림픽 결산해보겠습니다.

최동호 스포츠 평론가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도쿄올림픽 볼 수밖에 없더라고요.

[최동호]
개막 전에 올림픽 팬데믹 상황에서 개최할 수 있겠느냐, 취소해야 된다는 여론이 일본도 그렇고 우리도 그렇고 80% 넘어갔거든요, 응답자의. 그런데도 올림픽 뚜껑 딱 열고 보니까 더 보게 되죠.

[앵커]
우리 선수들 너무 열심히 잘 싸웠고 그래서 더 응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최동호 평론가님은 어떤 경기 기억나십니까?

[최동호]
저는 두 가지 종목이었거든요. 첫 번째는 근대5종에서 전웅태 선수 동메달하고 정진화 선수 4위 이렇게 했죠. 그런데 왜 기억에 강렬하게 남아 있냐 하면 설마설마했습니다. 그리고 사실 깜짝 놀랐습니다. 5개 종목이잖아요. 펜싱, 수영, 육상, 사격까지 5개 종목인데 베스트 오브 베스트라고 할까요? 진짜 철인, 아이언맨을 선발하는 경기인데 여기에서 우리 선수가 동메달이라니 깜짝 놀랐죠.

또 하나는 황선우 선수인데 황선우 선수 자유형 200m 결선에서 150m까지 선두로 달리다가 그 뒤에 처졌죠. 그 인터뷰에서 150m까지 나가는데 앞에 아무도 없어서 어? 이게 뭐지? 본인이 놀랐다는 얘기까지 했거든요.
이게 무슨 얘기냐면 다듬어지지 않은 야생마라고 할까요? 레이스 운영 전략에다가 조그마한 지구력과 근력만 키우게 되면 충분히 세계 정상에 올라갈 수 있는 그런 자질을, 폭발성을 보여준 경기였었다.

[앵커]
알겠습니다. 근대5종 경기 또 수영 이렇게 짚어주셨는데 우리가 꼭 순위, 메달이 중요한 건 아니잖아요. 스포츠 정신이 굉장히 중요한데 사실 우리가 메달을 좀 더 땄으면 어때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이번에 메달 수는 좀 적었어요.

[최동호]
금메달로만 기준해서 보면 6개잖아요. 82년 LA올림픽 이후에 가장 적은 숫자죠. 이번 도쿄올림픽 끝나고 난 다음에 많은 얘기가 나오죠. 올림픽을 바라보는 시선도 많이 변화가 됐고 우리 선수들 매너 얘기도 나오고 또 국민들이 바라보는, 올림픽을 바라보는 시선도 굉장히 성숙해졌다는 평가도 나오는데 기본적으로 스포츠에서 경쟁 그리고 순위 가리기가 빠져버리면 스포츠는 재미가 반감이 되죠. 그런데 이 얘기는 무슨 얘기냐 하면 최선을 다하는 선의의 경쟁까지는 우리가 얘기해야 되는 거고요. 그런 면에서 메달 기준으로 해서 우리가 부진했다는 얘기도 할 수 있겠죠.

[앵커]
태권도, 레슬링, 유도. 전통적인 강세 종목들에서 메달이 거의 안 나오거나 우리가 희망했던, 기대했던 결과는 안 나왔어요.

[최동호]
종목마다 약간 상황의 차이는 있는데 레슬링은 이미 상향 종목이 됐다라고 봐야죠. 1972년 뮌헨 올림픽 이후에 직전 리우올림픽 때까지 항상 메달을 따왔거든요. 그런데 그것만 해도 저는 벌써 대단하다라고 얘기해도 된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레슬링에 입문하는 선수 자체를 발굴하기가 쉽지 않거든요. 거기다 한 가지 더 악재가 겹쳐서 이번에 레슬링계에 코로나에 집단감염이 돼서, 예를 들면 우리 대표팀의 에이스인 김현우 선수는 출전 티켓조차 얻지 못했거든요. 단 2명만이 출전했습니다. 이런 어려움이 있었고요.

태권도 같은 경우에는 몇 가지 분석은 있지만 우리가 종주국으로서의 우리 선수들의 실력은 메달 따는 데 부족함이 없다고 할 수 있어요. 그런데 올림픽 태권도는 딱 경기화가 돼버린 거잖아요. 그러니까 강하게 치든 아니면 머리를 훑고 지나가면 전자호구의 센서가 인식할 수 있을 정도로만 가격이 있으면 포인트가 되는 거죠. 그런데 상향 평준화된 그 비밀 속의 코드는 해외 선수들은 올림픽에서 이기기 위한 포인트 따기 위주의 발차기 기술에 전념한다 이거죠. 이 기술 자체로만 보면 우리 선수가 훨씬 종주국의 자존심을 지킬 만한 무예의 태권도로서의 기술력은 확보하고 있으나 올림픽 경기로써의 포인트 따는 데는 해외 선수들의 발차기가 훨씬 더 적합화돼 있다, 이렇게 볼 수도 있는 거죠.

[앵커]
점수를 좀 더 경쟁력 있게 바꿔야 된다.

[최동호]
그게 과제인 거죠. 심지어 예를 들어서 우리 선수가 클린치 상황 있죠. 서로 붙었을 때 그때 그냥 머리를 쓰다듬듯이 발을 올려서 머리를 쓰다듬듯이 쳤는데도 점수가 되는데 우리 선수의 아주 정확한 가격으로 헤드기어가 날아갈 정도의 충격이 갔는데도 포인트가 올라가지 않았던 경우도 있거든요. 이런 강하고 호쾌한 기술이 나올 수 있게끔 규정을 바꾸고 경기를 유도하는 게 과제인 거죠.

[앵커]
알겠습니다. 우리 국민들이 올림픽을 보는 관전 문화가 상당히 바뀌었어요. 과거에 메달을 딴 선수들만 주목했는데 지금은 4위, 5위 해도 열심히 뛰어주면, 최선을 다해 주면 우리가 박수를 치는 그런 문화로 바뀐 것 같지 않습니까?

[최동호]
바뀌었죠. 제 기억으로는 우리가 졌지만 잘 싸웠다, 이 얘기가 2012년 런던올림픽 때부터 나오기 시작했었거든요. 신아람 선수의 1초 사건이 있을 때부터요. 그런데 이것은 굉장히 중요한 의미라고 보는데요. 뭐냐 하면 메달 경쟁을 바라보는 건 일종의 올림픽이 국력경쟁의 무대로 인식하고 스포츠를 통한 일종의 대리경쟁이라고 인식하고 있다는 겁니다. 우리나라가 금메달 몇 개 땄어로 이것은 우리의 지난 역사가 있으니까 인정받고 싶어하는 일종의 콤플렉스라고 볼 수 있거든요. 그런 데서 완전히 벗어난 거죠. 우리가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미국이 몇 개 따든 중국이 몇 개 따든 상관없이 이런 게 국력 경쟁이 아니라 선수 개인의 도전과 성취라는 면으로 봐서 스토리를 갖고 있는 선수, 조금 전에 인터뷰했던 안창림 선수 같은 경우요. 또 메달 못 따더라도 근대5종에서 이렇게? 높이뛰기에서 이렇게? 이런 활약을 보였어? 대단한 선수네. 집중조명을 한다는 얘기죠. 개인의 성취와 도전이나 관점을 바라볼 정도로 우리 국민의 인식이 변했다는 건데 그 기저에는 우리 스스로 갖게 된 자신감이 있다라고 봅니다. 콤플렉스 극복이죠.

[앵커]
그래서 그런가요? 이제는 연금, 군 면제 혜택 금은동에만 주지 말고 4위, 5위 열심히 싸운 선수들한테 포인트제로 주는 게 어떻겠느냐, 이런 청원도 올라오고 그래요. 스포츠계의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최동호]
체육계에서는 당연히 확대되는 것을 반기죠. 그런데 우리가 2018년 아시안게임 때 야구대표팀 때문에 병역 논란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에 선동렬 감독이 이 문제 때문에 병역 면제를 위해서 특정 선수를 뽑았다. 그래서 국정감사까지 갔었거든요. 그런데 2012년 런던올림픽 때는 축구대표팀이 동메달 딸 때 경기 뛰지 못한 선수에게 병역 특혜 주려고 4분 뛰게 해서 병역 특혜 받은 적이 있어요. 매 대회마다 논란이 되거든요. 그리고 2018년 아시안게임 이후에 이 논란이 확산되기 때문에 병무청을 중심으로 해서 TF팀 만들어서 1년 넘게 안을 내놓아서 지금의 제도가 확립이 된 거거든요.

그런데 대회 때마다 특정 선수가 국민의 인기를 얻든지, 아니면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마다 이런 논란이 소모적으로 계속 반복되는 것이 과연 우리에게 얼마나 의미가 있는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보거든요. 때문에 국민적인 컨센서스를 거쳐서 원칙에 합당한, 우리가 동의할 수 있는 기준을 정하고 그 이후에 대회 때마다 이런 논란을 반복하는 것은 지나치게 소모적이다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그리고 같은 4위라도 다른 4위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아름다운 4위를 했다. 우리 여자 배구 대표팀. 그런데 야구에 대해서는 모두 다 6개팀 중에 4위. 그리고 노력하지 않는 모습도 보였다, 이런 지적이 나와요.

[최동호]
그렇죠. 노력하지 않는 모습, 최선을 다하지 않는 모습이 문제가 되는 건데요. 이것도 몇 차례 반복됐던 얘기인데 이미 국내에서 벌어진 인기 종목에서도 존중받지 못한 우승팀이 몇 차례 나왔거든요. 패자의 아름다운 모습이 더 팬들에게 어필되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 스포츠 팬들이 이제 스포츠를 바라보는 시선 중에는 승리, 우승이 전부가 아니라 존중받을 수 있는 승리. 그리고 패자로서 인정하는 모습, 최선을 다하는 모습, 이런 시각이 존재하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자세로 운동하는 선수들로서는 팬들에게 인정받기 힘든 그런 시대가 된 겁니다. 대표적으로 그게 야구고요.

[앵커]
우리 야구 대표팀, 내년에 당장 아시안게임 있잖아요.

[최동호]
내년 초에 베이징동계올림픽 있고요. 22년이니까 아시안게임. 계산했습니다.

[앵커]
좋은 모습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특히 비인기종목에 대해서 우리 국민들이 끝까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최동호 스포츠평론가와 함께했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최동호]
고맙습니다.
HOT 연예 스포츠
지금 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