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박상연 앵커
■ 출연 : 안창림 / 남자 유도 동메달리스트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값진 동메달로 우리 국민에게 큰 감동을 준 선수죠. 일본에서 나고 자랐지만,조국인 대한민국을 위해 투혼을 보여준 안창림 선수를 화상으로 연결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창림 선수 나와계시죠.
[안창림]
네, 안녕하세요.
[앵커]
안녕하세요. 먼저 고생 많으셨고요.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안창림]
감사합니다.
[앵커]
귀국한 지 이제 일주일 조금 넘은 것 같은데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안창림]
한국에 들어와서 푹 쉬고 있고요, 지금은. 다행히도 고맙게도 촬영이나 그런 게 많아서 그런 걸 많이 하고 있습니다.
[앵커]
안 선수 SNS도 보니까 인기도 정말 많더라고요. 인기 실감하시나요?
[안창림]
지금 조금 느끼고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올림픽 얘기를 해 볼게요. 이번에 연장전이 참 많았습니다. 쉽지 않은 경기였는데 어떤 심정으로 경기에 임하셨나요?
[안창림]
사실 저는 시합 전에는 그런 감정적인 건 다 버리고 했고요. 그냥 스트레스 같은 거 안 받고 그냥 기계적으로 훈련했던 것만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훈련했던 것만 내자, 항상 이런 생각입니다.
[앵커]
경기하는 내내 체력적인 부담은 없었나요?
[안창림]
모든 사람이 체력이 많이 떨어졌다, 이렇게 얘기하시는데요. 저는 체력적으로는 진짜 괜찮았어요. 오히려 더 할 수 있었고 체력이 승부보다 정신력 싸움이니까요. 체력 승부이기도 하지만. 그런 면에서는 자신 있어서. 그래서 준결승에서는 상대방한테 전술적으로 잘한 것 같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러면 체력적으로 문제가 없었으면 오히려 상대방이 지친 모습을 보였을 때 조금 더 힘이 났을까요?
[안창림]
힘이 났다기보다는 이제 내 시간 왔네, 이런 느낌이겠죠.
[앵커]
좀 더 자신감이 붙었겠군요.
[안창림]
네.
[앵커]
알겠습니다. 동메달이 딱 확정이 되던 순간에 기분이 어떠셨나요?
[안창림]
동메달이어서 기쁘다, 이런 것보다는 이제 이렇게 끝나는구나. 내가 목표로 해 왔던 이 시합이 이제 이렇게 끝나는구나. 뭔가 되게 좋기도 하고 후회라기보다는 좀 1등 하고 싶었던 마음도 있고 조금 복잡한 심경이었던 것 같아요.
[앵커]
약간 시원섭섭한 마음이셨겠군요.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고 나서 누가 가장 먼저 생각이 나던가요?
[안창림]
아무래도 가족들이 생각난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제가 거의 2년 동안 가족들 못 봤고 항상 가족들이 많이 응원해 주시는데 제가 그런 면에서 많이 생각 난 것 같아요.
[앵커]
경기 마치고 나서 부모님들은 뭐라고 말씀을 해 주시던가요?
[안창림]
어머님이랑 동생은 수고했다고 진짜 5년 동안 잘했다고 하셨는데요. 아빠는 사실 되게 화나 계셨다고 들었어요.
[앵커]
왜요?
[안창림]
승부욕이 너무 세셔서. 직후에는 수고했다, 잘했다 이런 말씀 안 하셨고요. 그냥 2~3일 지나고 나야 수고했다 이렇게 말씀해 주신 것 같아요.
[앵커]
그래도 내심 얼마나 자랑스러워셨겠습니까.
[안창림]
그렇게 생각해 주시면 정말 고맙죠.
[앵커]
알겠습니다. 안창림 선수는 재일교포 3세잖아요. 할아버지, 할머니로부터 굉장히 엄격한 교육을 받고 자랐다고 들었는데 조부모님은 어떤 분들이셨나요?
[안창림]
사실 할아버지, 할머니뿐만 아니라 재일교포로서 교육을 받은 건 외할머니, 외할머니께도 많이 받았거든요. 그래서 외할아버지, 외할머니께 진짜 엄하게 교육을 받았었는데 사실 처음에는 이해가 안 가는 부분도 있었지만 지금 돼서야 그때 받았던 교육이 진짜 저한테 도움이 되는 것 같고 지금 할머니는 올해 돌아가셨거든요. 그런데 저는 일본에도 못 가고 장례식도 못 가고 되게 마음이 아팠었는데 그래도 동메달이라도 따서 좀 다행인 것 같아요.
[앵커]
하늘에서 정말 자랑스러워하실 것 같고요. 지금의 안 선수가 있기까지 조부모님이 계셨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일본에서도 유도를 잘해서 2013년에 일본 대회에서 우승도 한 적이 있고 당시에 귀화 요청이 있었는데 거절을 했었다고요. 당시 상황이 어땠습니까?
[안창림]
당시 제가 일단 일본 국적이 아니면 못 뛰는 제한이 걸려 있는 시합이 많아서 그래서 한두 가지밖에 못 뛰었어요, 대학교 때는. 그래서 한두 개 대회를 다 1등해서 이제 다음 목표는 올림픽이라고 생각해서 바로 제가 용인대로 편입하고 싶다고 그때 당시 대학교 감독님한테 말씀드렸더니 그냥 일본에서 귀화해도 너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귀화하면 어떻겠느냐? 이렇게 말씀을 들었었고요. 그렇게 됐어요.
[앵커]
제약이 있었다고 이야기를 해 주셨는데 그 당시에 어떤 각오를 다졌는지도 궁금한데요.
[안창림]
한국에 넘어왔을 때요?
[앵커]
네.
[안창림]
한국에 넘어왔을 때 진짜 금메달 딸 때까지는 집에 안 간다, 이런 감정으로 떠난 것 같아요, 그때는.
[앵커]
마음을 좀 독하게 먹었군요.
[안창림]
네. 진짜로 금메달 따고 국가대표 될 때까지는 집에 안 간다, 이런 생각으로 간 것 같아요.
[앵커]
2014년에 국내에 홀로 들어와서 태극마크를 달았습니다. 안 선수에게 태극마크는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안창림]
아무래도 할아버지, 할머니, 외할아버지, 외할머니께서 정말 힘들게 지켜왔던 국적이거든요. 그런 저의 가족들 얘기도 있지만 힘들게 지켜왔던 국적을 제가 대표한다는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저한테는.
[앵커]
한국인으로서의 어떤 정체성, 자부심이 느껴지고요. 이번 올림픽 경기 무대가 예전에 일본에서 운동했을 때 우승했던 그곳이었다고요?
[안창림]
맞아요. 제가 첫 1등했던 전국대회가 거기서 일본 무도관에서 했던 시합이고.
[앵커]
감회도 새로웠을 것 같은데 거기서 태극기가 휘날렸을 때 감회가 어땠습니까?
[안창림]
사실 제가 목표로 했던 금메달이 아니라서 태극기를 제일 높은 꼭대기에 올렸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감정이 더 컸던 것 같아요.
[앵커]
그래도 정말 값진 동메달을 따낸 겁니다. 우리 안창림 선수가 선전하면서 또 일본 조선학교 후원도 많이 늘었다고 들었거든요. SNS에도 많은 후원을 부탁드린다, 이런 이야기를 올렸던데 안창림 선수에게 조선학교는 어떤 의미가 있는 곳일까요?
[안창림]
제가 어릴 때부터도 그렇고 제가 자라왔던 그런 환경에 있는 학교였고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재일교포 사회에서. 조선학교뿐만 아니라 모든 제일교포분들한테 도움을 받은 거고요. 그래서 제가 자라왔던 그런 학교에 도움을 갚는 것은 당연한 거라고 생각하고 있고 조선학교뿐만 아니라 제가 교토에서 태어났는데요. 교토에 국제학교라고 있어요. 거기도 재일교포들이 다니는 학교인데 학교인데 거기한테도 저는 도움을 주고 싶고. 제가 재일교포 사회에서 제가 많은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모든 재일교포, 운동선수를 비롯한 선수들한테도 그렇고 도움을 주고 싶어요, 저는. 그래서 그렇게 SNS에 올린 거고.
[앵커]
안 선수의 영향으로 조선학교 입지에도 변화가 조금씩 생겨나는 모습이고요. 선수 생활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때는 언제였을까요?
[안창림]
사실 한국에 처음 넘어왔을 때 많은 면에서 적응이 안 돼서 정말 힘들었어요.
[앵커]
혹시 경기 중에 가장 마음이 힘들었거나 했던 경기를 하나 꼽을 수 있을까요?
[안창림]
사실 경기에서 힘들었다기보다 훈련에서 되게 힘들었던 것 같아요. 왜냐하면 경기는 제가 못해서 진 건데 훈련은 항상 힘들고 지치고 그래도 항상 해야 되는 거니까요. 그게 많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앵커]
그런데 못 해서 진 게 아닌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지난 2018 아시안게임 때 석연치 않은 판정이 있었지 않습니까? 일본 선수에 패해서 은메달을 땄는데 그 당시에 마음고생을 했을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안창림]
사실 아시안게임 끝나고 나서 그 패배에 대해서 소화가 안 됐어요. 제 정신력에서도. 제가 좀 더 자신 있게 했던 시합이었는데 그렇게 아쉽게 졌다고 생각했었는데 나중에 비디오를 제가 돌려서 보니까 그렇게 점수를 줄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더 그런 감정적인 것뿐만 아니라 기술적인 부분에서 제가 왜 그렇게 했는지, 왜 그렇게 졌는지 생각하게 돼서 지금은 괜찮은 것 같아요.
[앵커]
그렇군요. 지금 화면으로도 나가고 있는데 오노 쇼헤이 선수, 이번에는 금메달을 땄더라고요. 이번에는 만날 기회가 없었는데 꼭 설욕을 하고 싶으실 것 같아요. 설욕할 계획도 갖고 계신가요?
[안창림]
사실 만나면 당연히 이기고 싶고 그 선수랑 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저는 사실 크게 신경 안 쓰거든요. 그냥 그 선수는 저는 사실 누구랑 하든 상관없어요, 신경 안 써요. 제가 하는 것은 하는 거라서 오노 선수 이기고 싶다는 마음보다 저는 세계에서 1등 하고 싶다는 마음이 큽니다.
[앵커]
그렇군요. 안창림 선수, 세계 1위를 말씀을 해 주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선수가 되고 싶다라는 게 있을까요?
[안창림]
저는 그냥 사람들 기억에 안 남아도 돼요. 저는 기록으로 세계 1등 하고 싶어요. 자기 만족으로 하는 거니까요. 진짜 세계 1등 하고 싶은 마음밖에 없어요.
[앵커]
그렇게 하면 자연스레 사람들의 기억에 남게 되지 않을까요?
[안창림]
그렇죠. 부가적으로 그게 따라오면 다행인 거죠.
[앵커]
알겠습니다. 안창림 선수, 보통 선수들 소개를 할 때 앞에 수식어를 붙이잖아요. 예를 들어서 신유빈 선수 하면 탁구신동 신유빈 이런 식으로 부르는데 혹시 앞에 불리고 싶은 수식어가 있습니까?
[안창림]
그런 건 없어요. 그냥 모든 분들이 제가 일본에서 왔으니까 재일교포라고 붙이는 분들도 많고 저는 그거에 대해서도 싫다는 감정도 없고 좋다는 감정도 없기 때문에 그냥 괜찮은 것 같아요.
[앵커]
세계 1등 안창림 어떻습니까?
[안창림]
되게 좋죠, 그거는.
[앵커]
계속 저희도 응원을 하겠습니다. 안 선수를 통해서 많은 국민이 위로를 받았고요. 참 행복했습니다. 지금 보고 계신 시청자분들 그리고 열렬히 응원해 주신 우리 국민께 마지막으로 한말씀 해 주시죠.
[안창림]
일단 개인적으로 제 소속팀인 KH그룹 필룩스에 감사드리고요. 스폰서인 OK저축은행분들한테도 감사드리고 싶은데요. 무엇보다 아무래도 국민 여러분 응원이 저한테 도움이 됐고 앞으로도 유도에 많은 관심 진짜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저희도 많이 응원을 하겠습니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안창림 선수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귀한 시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안창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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