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영수 앵커, 강려원 앵커
■ 출연 : 조은지 / 스포츠부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올림픽 영웅' 쇼트트랙 심석희 선수가동료를 욕하고 레이스 도중 일부러 넘어진 의혹 등으로대표팀에서 현재 분리 조치 돼 조사를 앞두고 있습니다.
관련 의혹은 심석희 성폭행 혐의로 수감 중인 조재범 전 코치가 지난 7월 빙상연맹에 직접 진정한 내용입니다. '심석희 사태'의 진행 상황,스포츠부 조은지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올림픽 레이스 도중에 일부러 넘어진 의혹, 잘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데요. 이게 언제 이런 의혹이 제기된 겁니까?
[기자]
벌써 3년 전입니다. 평창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미터 결승전인데요. 그림 한번 보면서 얘기를 해 볼게요. 당시에 심석희 선수와 최민정, 우리나라 투톱이죠. 나란히 하위권에 있었는데요.
맨 뒤쪽에 있던 최민정이 마지막 한 바퀴를 앞두고 아웃코스로 추월을 시도하다가 심석희와 충돌해서 넘어지는 장면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평창 3관왕을 노리던 최민정 선수는 4위로 골인을 하게 됐고요. 심석희 선수는 반칙으로 실격처리가 됐습니다.
보시다시피 최민정 선수는 굳은 표정으로 부상도 입은 것 같아요. 다리를 절뚝이면서 퇴장했고 심석희 선수는 아웃코스로 나가는 부분이 서로 겹쳐서 넘어졌다, 사고였다. 이런 취지로 설명했습니다.
사실 1000m 또 1500m는 우리나라가 주름잡은 전 세계적인 우리나라가 주름잡는 주종목인데 어찌됐건 여기서 노메달을 따게 되면서 일단 상황이 이랬었고요. 당시에는 안타깝다. 왜 우리 선수들끼리 그랬을까?
그래도 잘 싸웠다. 이런 분위기였는데 사실 3년이 지나서 이게 회자됐어요. 일부러 넘어졌다 이런 정황들이 드러났기 때문인데요. 보면 심석희 선수가 당시 대표팀의 조항민 코치와 나눈 메시지가 지금 드러났습니다.
그래픽 한번 볼게요. 거기에 보시면 브래드버리 만들자 이런 내용이 수차례 나와 있는데 브래드버리라고 하면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때 금메달리스트예요.
호주 선수인데 보시면 쇼트트랙 선수는 다 알아요, 우리는 잘 모르지만 쇼트트랙 선수들은 아는데 이게 어부지리 금메달을 상징하는 선수입니다.
보면 이 선수가 준결승, 결승까지 올라오는 과정을 보면 다 실격 당하고 다른 선수들이 넘어지고 이러다 어부지리로 결승까지 왔거든요.
그런데도 결승에서도 앞에 보시면 안현수 선수, 중국의 리자준 또 우리가 잘 아는 미국의 안톤 오노 이런 선수들을 다 그 선수들이 엉켜져서 넘어졌어요.
그 틈에 맨 뒤에 꼴찌로 달리던 브래드버리 선수가 행운의 금메달을 따게 됐습니다. 그래서 브래드버리 만들자 이런 얘기를 심석희 선수가 굉장히 자주했고요.
실제로 평창올림픽 때 몸싸움이 벌어진 게 드러나면서 혹시 경기장에서 일부러 넘어진 게 아니냐. 깜짝 금메달을 다른 선수에게 만들어준 게 아니냐 이런 의혹이 이번에 불거지게 된 겁니다.
[앵커]
한팀으로 활동하다 보면 불만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또 동료 선수들 비하하고 욕설까지 한 게 드러나서 충격을 주기도 했거든요.
[기자]
그렇죠. 겉으로 보기에는 원팀으로 너무 아름다운 팀이었습니다. 또 3000m 지금 계주 장면이 나오고 있는데. 3000m 보시다시피 충돌했던 적도 있고요. 넘어지기도 했고 바통 터치가 잘 안 돼서 우여곡절 끝에 금메달을 따서 선수들 울고 굉장히 좋아했어요. 감격적이었죠.
심석희는 그런데 그날 밤에 경기가 금메달을 따고 그날 밤 새벽에 조항민 당시 코치와 나눈 메시지를 보면 다른 선수들이 관종짓 하다가 넘어졌다, 그렇게 됐다. 왜 그렇게 봤느냐. 내 바통 터치를 왜 그렇게 받았냐. 금메달 딴 게 창피하다.
동료들 생각하면 메달이 박탈당했으면 좋겠다, 이런 내용들이 메시지로 드러나 있고요. 최민정 선수 대신 중국 취춘위 선수를 응원했다거나 또 계주 순번 어떻게 짜는지 궁금하니까 라커룸에 한번 녹음해 볼까, 이런 적나라한 내용들이 메시지로 나와 있습니다. 사실 최민정, 심석희 선수의 불화설 빙상을 오래 취재한 기자들은 다 아는 공공연한 얘기예요.
왜냐하면 1살 차이, 이제 나이로는 1살이고 학년으로는 2개 차이기는 한데 경쟁자고 워낙에 세계적인 선수들이다 보니까 좀 숙명이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들고. 그래도 선의의 경쟁이라고 생각했고요.
그랬는데 이런 메시지가 나왔지만 평창올림픽 결산 기자회견에서도 둘이 사이 괜찮냐? 불화설 있는데 너네 아느냐라는 질문이 나왔습니다. 대답 어떻게 했는지 한번 보실까요.
[최민정 / 쇼트트랙 국가대표 (지난 2018년) : (심)석희 언니나 저나 같은 목표를 향해서 가는데, 같은 꿈을 이루려고 하고 가는 사람들한테 사이가 안 좋다고 하는 건 좀 아닌 것 같고요.]
[심석희 / 쇼트트랙 국가대표 (지난 2018년) : 저희 둘뿐 아니라 저희 다섯 명 모두가 우리나라 국가대표로서 정말 멋있는 한팀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평창올림픽 때인데 저렇게 이야기했는데 알고 봤더니 그 당시 때 나누었던 내밀한 메시지가 공개된 거잖아요. 그런데 누가 공개했는가 봤더니 지금 현재 성폭행 혐의로 구속수감된 조재범 전 코치가 폭로했다고요?
[기자]
조재범 전 코치는 심석희 선수 성폭행 혐의로 2심까지 끝났고요. 징역 13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입니다. 대법원 상고심을 앞두고 있는 상황인데요. 조재범 전 코치는 지난 7월 말에 빙산연맹에 진정서를 냈어요.
A4 용지 12장 분량, 지금 화면 나오고 있는데요. 여기에 보시면 고의 충돌 의혹 또 동료 욕설한 의혹, 또 조항민 전 코치와 심석희 선수의 상식적이지 않은 관계 이렇게 조목조목 정리해서 13개 항목으로 나누어서 접수했습니다.
그래서 주제가 뭐냐면 심석희가 이렇게 동료 비하하고 코치 욕하고 선수촌 내의 이성문제 자유분방해서 국가대표로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했으니까 빨리 실체 파악해서 엄벌해라. 이런 게 조재범 전 코치의 진정의 내용입니다.
조 전 코치가 이 내용을 어떻게 알았을까, 이것도 궁금한 부분이시죠? 2심 재판 중에 피고인의 방어권 차원에서 심석희 선수 휴대전화 포렌식한 내용이 피고인 측에도 전달된 거예요.
그걸 보다가 이런 내용을 확인하게 됐고요. 진정서에도 보면 포렌식 파일 그대로 수, 발신 내용 누가 했고 몇 시에 했고 어떤 내용을 주고받았는지 다 첨부돼서 진정서에 들어가 있습니다.
참고로 이걸 가지고 자신의 성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어떻게 판단을 할지 모르겠지만, 어찌됐건 그 관련한 내용은 진정서에는 전혀 언급되어 있지 않다는 점도 알아주셔야 될 것 같고요.
빙산연맹에 7월 말에 진정서가 접수됐지만 아무런 조치, 회신, 조사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빙상연맹 입장에서는 올림픽을 앞두고 지금 선수들이 함께 땀 흘리면서 훈련하고 있는데 거기다 조재범이 보낸 이거 가지고 조사를 갑자기 하기에는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는 얘기를 하더라고요.
어쨌든 대응이 없자 조재범 전 코치 측은 이 정리된 내용을 언론 쪽에 다양하게 제보를 했고요. 결국에 디스패치, 지난 주 금요일에 연애매체 디스패치가 공개를 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됐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 제보자가 말씀하신 대로 조재범 전 코치다 보니까 성폭행 피해자에 대한 사적 앙갚음 아니냐, 이런 시각도 있기는 합니다.
[기자]
그렇죠. 사실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부분입니다. 그런데 메시지와 메신저는 구분해야 된다, 저는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데요. 조재범 전 코치가 도대체 어떤 의도로 이런 걸 했는지 당연히 말씀하신 대로 사적 앙갚음 하고 싶다.
복수하고 싶다, 나 혼자 이렇게 당할 수 없다, 이런 생각을 했을 수 있어요. 그렇지만 그것과 별개로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의 행실. 그게 승부조작이 됐든 고의 충돌이 됐든 이런 의혹들이 휴대전화 메시지를 통해서 엄연히 나와 있는 팩트인 건 또 사실이잖아요.
태극마크를 달고 선수촌에서 훈련하고 또 우리나라 대표로 올림픽에 나가고 메달연금을 매달 100만 원씩 받고 국위선양하는 이런 선수가 이런 마음가짐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거? 동료를 해할 수도 있다. 이런 부분은 어쨌든 스포츠기자로서는 짚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방대한 자료를 저도 입수했지만 그 부분, 대부분의 내용이 심석희 선수의 사생활 관련된 영역들이 되게 많아요. 그런데 그것을 많이 보도하게 되면 2차 가해가 될 거다, 또 옐로 저널리즘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서 그런 부분은 알고 쓰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그런 부분은 시청자분들도 아셔야 될 것 같아요.
[앵커]
그렇다면 이제 빙산연맹도 조사를 제대로 해야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고의 충돌인지 아닌지 어떻게 분석조사를 합니까?
[기자]
사실 심석희 선수는 아니라고 했고요. 최민정 선수도 잘 모를 것 같아요. 경기인들이 본다고 알 수 있을까요? 그 찰나의 순간을? 그런데 일단 조사위원회를 꾸린다고 했는데 지지부진합니다. 조재범 전 코치에게 진정서가 접수된 지는 석 달이 됐고요.
언론을 통해서 문제가 불거진 지 오늘로 7일째인데요. 아직 조사위원회 첫발은 떼지 못했습니다. 빙상연맹은 조사위원회 위원장을 맡을 법조인과 오늘 면담을 하는 것으로 제가 알고 있고요.
빙산연맹 공정위원회 중심으로 체육회 인사 2명이 합류해서 다음 주쯤에 첫 회의를 할 예정입니다. 거기서 조사대상, 규모, 범위를 확정할 것으로 보이고요. 핵심은 고의 충돌 즉 승부조작 여부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일부러 밀어서 넘어뜨린 거냐, 이 부분이 되겠죠. 그런데 지금 보시면 이 오른쪽 하단에 잘 보이지 않지만 마지막 그 사고 충돌 부분을 보면 시속이 42.9km예요. 정말 빠른 거죠.
직선도 빠른데 곡선주로에서 건들여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정말 고속이고 마지막 스퍼트를 내는 부분이었기 때문에 이걸 누가 그림만 보고 판단할 수 있겠느냐, 이 부분이 우려스럽고 또 아시다시피 안현수 사태부터 짬짜미 논란, 임효준 선수 귀화 등등 수십년간 파벌로 얼룩진 이 상황에서 누가 이거 심석희 고의로 밀었다.
아니다, 심석희 고의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 의혹과 별개로 심석희와 조항민 코치의 상식적이지 않은 관계 또 선수촌 내 관리감독 문제도 화두에 올라야 될 것으로 보입니다.
심석희는 '꿈에 무대'에서 일부러 넘어지거나 넘어뜨릴 생각은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충돌은 안타깝다, 오해다, 입장을 냈고요. 반면 최민정 선수 측은 메시지가 사실이면 승부조작을 넘은 범죄 행위로 베이징에서 어떤 매국을 할지 우려된다고 강하게 진상조사를 요구했습니다. 진상규명이 명쾌하게 될 수 있을지는 앞서 말씀드린 이유로 반신반의입니다.
[앵커]
내년 2월에 베이징 동계올림픽입니다, 심석희 선수가 나갈 수 있을까요?
[기자]
심석희 선수는 현재 대표팀에서 나와 자택서 자숙 중입니다. 적나라한 욕설이 공개된 이상 함께 훈련하는 건 무리라고 판단한 거죠. 오는 21일에 베이징에서 월드컵 1차 대회 열리는데, 출전 못 하고요. 월드컵 4차 대회까지는 일단 보류하기로 했습니다.
이런 논란 속에도 심석희는 목동링크 개인훈련 준비를 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베이징 꿈을 포기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죠.
앞서 지난 12일 체육회 국정조사에서는 이기흥 회장이 심석희의 태극마크는 물론, 메달연금까지 박탈될 수 있다고 해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됩니다.
[앵커]
오늘 내용 잘 들었습니다, 스포츠부 조은지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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