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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핑 논란' 발리예바 연기에 침묵으로 답한 韓 해설위원들

2022.02.16 오전 08:50
ⓒ연합뉴스
도핑 논란에도 올림픽 무대에 오른 카밀라 발리예바(러시아올림픽위원회)의 연기에 해설위원들은 침묵했다.

발리예바는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팀 이벤트(단체전) 이후 도핑 의혹에 휩싸였고, 결국 사실로 드러났다. 국제검사기구(ITA)는 러시아피겨선수권대회 기간 중인 지난해 12월 25일 채취된 발리예바의 도핑 샘플에서 협심증 치료제이자 흥분제 약물인 트리메타지딘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도핑 사실을 확인한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는 발리예바에게 잠정적으로 출전 징계를 내렸다. 하지만 발리예바가 불복해 항소했고, RUSADA는 징계를 철회했다. 국제검사기구(ITA)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징계 철회가 부당하다면서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했지만 만 16세 이하 보호선수에 해당한다는 점 등을 이유로 기각됐다.

결국, 도핑 논란에도 출전을 강행한 발리예바는 중국 베이징 수도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44.51점, 예술점수(PCS) 37.65를 얻어 합계 82.16점으로 1위에 올랐다.

발리예바는 트리플 악셀 착지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지만, 다른 요소들은 완벽히 해냈다. 하지만 한국 중계진은 착지 실수, 점프 성공 등 발리예바의 모든 연기에 침묵으로 대응했다.

SBS 이호정 해설위원과 KBS 곽민정 해설위원은 경기 내내 침묵을 지켰다. MBC는 기술에 대해 간단한 설명을 하며 발리예바의 출전이 공정하지 못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날 경기 후 SBS 이호정 해설위원은 "저는 금지 약물을 복용하고도 떳떳하게 올림픽 무대에서 연기를 한 선수에게는 어떤 멘트도 할 수가 없었다"고 했다.

이어 "평생 어렸을 때부터 훈련해서 올림픽 출전 자격을 얻은 다른 선수들. 정말 정정당당하게 싸워왔던 그 선수들의 노력은 뭐가 되는 거냐"며 "수많은 언론들 그리고 저희도 이 선수를 정말 천재 소녀라고 했었는데 약물을 복용해서 천재가 된 소녀였다"고 일침을 가했다.

KBS 곽민정 해설위원 또한 "별로 하고 싶은 말이 딱히 없었다. 중계 안 하고 싶었다"며 "출전 여부는 내가 결정할 수는 없지만, 그 부분에 대해서 좋은 눈초리가 아닐 수밖에 없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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