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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진 3관왕..."메달에 젖지 마라, 해 뜨면 마른다"

2024.08.05 오전 09:38
■ 진행 : 조진혁 앵커
■ 출연 : 조은지 스포츠부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UP]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반환점을 돈 파리올림픽. 아마도 대한민국 체육사의 한쪽을 당당히 장식할 것 같습니다. 양궁 김우진 선수가 3관왕에 오르면서 우리나라 역사상 금메달을 가장 많이 딴 선수가 됐습니다. 다양한 올림픽 소식, 스포츠부 조은지 기자와 알아봅니다. 어서 오십시오. 김우진 선수 덕분에 아주 행복한 밤이었습니다. 이게 리포트로도 몇 번 나갔는데 결과를 알고 보면서도 떨리더라고요.

[기자]
알고 봐도 떨리고 모르고 봐도 떨립니다. 기분 참 좋은데요. 김우진 선수가 태극마크를 처음 단 게 무려 2010년이에요. 굉장히 오래하고 있는 선수인데 올림픽에도 세 번이나 나갔는데 아픈 손가락이라고 해야 될까요. 마지막 퍼즐이 개인전 금메달이었습니다. 단체전 3연패를 일궜는데도 개인전에 금메달이 없었는데 그 마지막 퍼즐을 파리에서 완성하게 되었습니다. 미국 브래디 엘리슨과 5세트까지 승부 못 했습니다. 지금 나오는 장면이 5세트인데 4:4 팽팽한 상황에서 쏘고 있죠. 텐텐텐을 김우진 선수가 썼는데 브래디 선수도 텐텐텐을 쐈어요. 슛오프를 간 상황입니다. 먼저 우리 선수가 쐈는데 아슬아슬 10점에 걸쳤어. 다들 보셨을 것 같은데 브래디 선수는 9점을 쏜 것 같아서 우리는 환호를 했는데 결과적으로 두 선수 다 10점이었다고 해요. 그리고 그 차이가 4.9mm. 굉장히 작죠.

[앵커]
가운데부터 재잖아요?

[기자]
그렇죠. 딱 그 가운데 점에서부터 쟀을 때 우리랑 브래디 선수의 차이가 무려 4.9mm라고 합니다. 브레디 선수도 한국 킬러로 불리는 선수인데 2012년 런던올림픽 때 우리나라 단체전 금메달을 막아냈던 선수이기도 한데요. 어찌 됐건 끝나고 나서 서로 손을 들어주는 아주 훈훈한 모습 또 뭉클한 장면 연출했습니다.

[앵커]
우리 선수의 승리로 끝나서 더 훈훈했던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김우진 선수가 기록 제조기가 됐죠?

[기자]
그렇죠. 역사를 한두 개 쓴 게 아닙니다. 일단은 양궁 임시현 선수와 함께 파리 올림픽 3관왕이 됐고요. 남자 선수가 또 3관왕을 한 것. 양궁에서 남자 3관왕이 나온 게 처음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양궁이 5개 종목을 싹쓸이했어요. 전부 다 이겼는데 리우 때도 전 종목 석권이 있기는 했는데 그때는 4개였고요. 지난 도쿄 대회 때부터 남녀 혼성 경기가 처음 생겼는데 그 5개가 된 이후에 5개를 싹쓸이한 게 이번이 처음이 된 겁니다. 김우진 선수,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리우랑 도쿄 때 단체전 금메달 땄고요. 이번에 3관왕이 되면서 통산 금메달이 5개가 됐습니다. 하나만 따기도 어려운데 5개나 땄어요. 양궁의 김수녕, 또 사격에 진종오, 쇼트트랙 전이경 선수가 4개를 땄었는데 김우진 선수가 이걸 넘어선 겁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올림픽 동하계 올림픽을 통틀어서 금메달을 가장 많이 딴 사람이 됐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체육사에 길이 길이 남을 기록을 세웠습니다. 김우진 선수 축하한다는 얘기를 전하고 싶고요. 정말 위대한 업적인데 또 아직 젊은 선수잖아요. 현재진행형이잖아요?

[기자]
젊다고 하면 많이 놀라시긴 하던데요. 태극마크 처음 달았을 때가 고등학생이었고 지금 92년생입니다. 만 32살인데요. 끝나자마자 은퇴할 생각 없다. 이런 얘기를 바로 했습니다. LA올림픽에도 나가고 싶다, 이런 얘기를 언급을 했고요. 끝나고 나서 인터뷰 정말 많이 했는데 명언 제조기라고 해도 될 만큼 주옥같은 발언들이 정말 쏟아졌습니다. 어떤 말을 골라서 소개해 드릴지 너무 아까워서 긴데 놓치기 아까워서 소개를 드릴게요. 한번 일단 보고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김우진 / 양궁 국가대표·파리 3관왕 : 운으로 땄다고 하면 정말 기분 좋아할 선수가 몇이나 있을까요? 정말 내가 그만큼 이 일에 최선을 다하고 얼마만큼 증진해서 그 모든 결과물을 만들어낸 것들인데 그거를 운이라고 한다면 마음이 좀 섭섭하지 않을까요? 저는 LA까지도 열심히 노력할 생각입니다. 여느 선수와 똑같이 금메달을 땄다고 해서 달라지는 거 없이 저는 그저 양궁 선수일 뿐입니다. 메달을 땄다고 해서 젖어 있지 말고 어차피 시간은 흐릅니다. 다음에 또 다른 누군가가 주인공이 되거든요. 그 주인공이 본인이 되려면 발 빠르게 빠르게 맞춰서 가야 합니다. 그저 메달을 딴 순간은 되게 즐길 뿐 그 후에는 다시 운동 선수로 돌아오면 됩니다. 그러니 모두 열심히 운동에 임해주시기 바랍니다. (승리감에) 젖었는데요. 해 뜨면 다시 마릅니다.]

다시 열심히 운동에 임해 주시기 바랍니다. 약간 진천 선수촌장님 말씀이신 줄 알았습니다. 질문이 뭐였냐면 올림픽 메달 하늘이 준다고 하던데 운이 따랐냐, 이런 질문을 하니까 운으로 땄다고 하면 어떤 선수가 기분 좋아하겠냐. 운 아니다, 실력이다,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사실 선수들 인터뷰하다 보면 메달은 하늘이 주는 거라고 하잖아요. 이런 말들이 관행적으로 굉장히 많이 나오는 말인데 김우진 선수 금메달 5개나 딴 선수고 하니까 역시 운이 아니라 실력이구나. 얼마나 열심히 노력했으면 저런 말할 수 있을까 하면서 울림을 주는 것 같고요. 스포츠에서 스포츠에서 'GOAT'라는 말 쓰잖아요. Greatest of All Time.역사를 통틀어 이 종목에 최고 선수다 이런 뜻인데 GOAT가 된 거냐, 이렇게 물었더니 이제는 그렇게 불려도 될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전율이 느껴집니다. 이거 말고도 이 기록은 페이지에는 남겼지만 시간에는 남지 않을 거다, 이렇게 얘기하면서 겸손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더라고요. 정말 대단합니다. 그래서 돌고 돌아서 이 질문을 드리고 싶은데 우리나라 양궁, 도대체 왜 이렇게 잘하는 걸까요?

[기자]
저도 궁금합니다. 해외 올림픽 취재 나가면 외국 기자들이 우리나라 기자한테 몰려와서 물어봐요. 도대체 너희 나라 왜 이러는 거냐,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거냐. 우리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되는 거냐 얘기를 많이 하는데 사실 월드컵 같은 경우에는 90분 동안 싸우다가 독일이 이기는 경우다. 이런 얘기가 있잖아요, 우스갯소리로. 그거와 마찬가지로 신나게 활 쏘다가 결국에는 한국이 메달 가져가는 종목이 양궁 아니냐 이런 얘기도 나온다고 하거든요. 양궁 관계자들, 제 개인적인 생각인데 아마도 애국가 다 알지 않을까 싶어요. 또 동시에 우리가 이렇게 싹쓸이 다해서 이 종목 없어지면 어떡하지 걱정이 들 정도로 정말 잘하고 있습니다. 왜 우리나라 양궁이 잘하냐? 저는 많은 분들이 그렇지만 첫손에 꼽는 게 당연히 공정이라는 얘기일 것 같아요. 양궁이 진짜 무서운 게 우리 김우진 선수 역사 세우고 3관왕 되고 LA 올림픽 가겠다고 했지만 다음 선발전에 떨어질 수도 있어요. 그게 양궁의 정말 무서운 점이고 경쟁력인데 보다시피 도쿄올림픽 때 도쿄 영웅이었던 안산 선수, 그때 최초로 3관왕이 됐었는데 이번 파리에 못 왔습니다. 선발전에서 탈락을 했기 때문이거든요. 이런 철저한 선발전 또 치열한 내부 경쟁을 통해서 태극마크를 가리기 때문에 국제 경쟁력이 유지된다고 생각을 하고요. 임시현 선수가 3관왕 되고 난 다음에 시상식에서 세리머니한 것 있잖아요. 이렇게 손 했는데 기억나시나요? 바늘구멍 뚫었다, 이 뜻이었거든요. 그만큼 선수들끼리도 트레이닝이 많이 되고 내부 경쟁을 하면서 다져왔던, 그러니까 내부 선발전이 올림픽보다 더 힘든 거거든요.

그리고 공정을 보여줄 수 있는 일화 하나가 혼성전 나간 김우진, 임시현 선수 다른 나라 같은 경우는 혼성전에 누가 나가겠다 해서 미리 짝을 지어서 호흡도 맞춰보고 이렇게 트레이닝을 하는데 우리 같은 경우는 워낙에 다 잘하고 뒷말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현장 가서 랭킹 라운드 제일 잘한 선수 남녀 1위가 혼성전 나간다. 이렇게 돼서 두 선수가 나간 거예요. 그러니까 뒷말이 나올 이유가 전혀 없겠죠. 그리고 여기에 또 주목을 할 것이 다양한 훈련들을 많이 하는데 이번에 이번에 특별한 훈련으로 로봇 훈련이 있었습니다. 정말 혀를 내두를 만한 훈련인데 슈팅 로봇이라는 게 있었어요. 경기장 곳곳에 센서를 설치한 다음에 바람이 어디서 불어오는지 얼마나 센지 이걸 분석을 합니다. 그래서 슈팅은 10점을 늘 쏘게 해놓은 거예요. 그래서 이 슈팅 로봇의 평균 점수가 9.65점을 쏜다고 해요. 웬만하면 다 10점을 쏜다고 보는데 김우진 선수가 슈팅로봇이랑 싸웠습니다. 그런데 정말 계속 10점을 쏘니까 헛웃음을 짓는 그런 장면도 볼 수가 있었는데 이런 것을 누가 생각을 할 수가 있을까요? 세계 정상을 지키는 비결이고. 슛오프 다들 조마조마하면서 보지만 저런 훈련을 하는 이유가 정말 결정적인 순간, 지금 10점을 쏴야 될 때 10점을 쏘는 훈련그게 바로 우리나라의 훈련입니다. 그러니까 승부처에서 10점을 쏠 수 있는 것 우리나라 선수들의 경쟁력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공정한 시스템 내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이보다 더 개운할 수 없는 결과를 가지고 양궁이 마무리가 됐고요. 이제 복싱을 보겠습니다. 임애지 선수 참 잘했죠?

[기자]
이긴 것 아닌가 싶었는데 판정에서 2:3으로 아슬아슬하게 졌습니다. 세계 챔피언인 튀르키예 아크바시 선수랑 준결승을 했는데요. 둘 다 아웃복서 스타일이라고 해요. 파고드는 이런 게 없었는데 탐색전을 벌이다가 2, 3라운드에서 우리 이애지 선수가 적극적으로 파고들었는데 아쉽게 판정에서 졌습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한순철 선수 이후 12년 만에 복싱에서 메달이 나왔어요. 복싱은 동메달 결정전 따로 없이 준결승 간 선수들한테 동메달을 주기 때문에 메달을 따게 된 것이고요. 여자 선수가 우리나라 복싱에서 딴 것은 처음이라고 하는데요. 또 한순철, 당시 2012년 선수가 이번에 코치로 지도해서 좀 더 뭉클하고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임애지 선수 소감 들어보겠습니다.

[임애지 / 복싱 54kg급 동메달 : 시합장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저에게 우리나라 불러주고 제 이름을 불러줬는데 정말 너무너무 짜릿하고 처음 해보는 경험이어서 정말 행복했던 것 같아요.]

[앵커]
저 밝은 기분이 화면을 통해서 여기까지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격 선수들도 볼 텐데 파리 나들이를 만끽했다면서요?

[기자]
열심히 한 당신 즐겨라, 이런 말이 있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격 종목은 파리에서 한 게 아니라 거기서 300km나 떨어진 샤토루라는 지역에서 경기를 했어요. 그래서 선수들이 우리 그냥 올림픽이 아니라 월드컵 나온 것 같다라는 자조 섞인 얘기를 했다고 하던데 취재진도 많이 못 가고 아무래도 올림픽 분위기를 사격 선수들만 있었으니까 느낄 수가 없었죠. 그런데 메달을 하나씩 다 걸고 상경을 한 겁니다. 파리로 왔어요. 그래서 에펠탑 관광도 하고 기념품도 사고 맛있는 식사도 하고 박물관도 가고 싶다 재잘재잘 얘기를 하는데 김예지 선수만 32살, 6살 딸이 있는 엄마고요. 나머지는 다 10대, 16살, 19살, 21살이잖아요. 총 놓고 나니까 그렇게 푼수 같고 해맑고 조잘조잘 인터뷰를 잘 하던데 그 내용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양지인 / 사격 금메달 : 이 파리에 오려고 진짜 열심히 훈련해서 왔는데 시골에 박혀 있다가 너무 슬펐는데 이렇게 에펠 타워에 올라와 보고 정말 출세했다라고 느꼈어요.]

[김예지 : 정말 아무것도 없어요.]

[오예진 : 진짜 풀 나무 숲 벌레]

[양지인 : 밥도 풀밖에 안 나와요.]

[오예진 : 벌레들과 함께 노래 부르면서 총 쐈습니다.]

[앵커]
경기를 할 때 냉정한 표정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안세영 선수, 오늘 메달 색깔을 정하죠?

[기자]
맞습니다. 세계 1위 안세영 선수 오늘 셔틀콕 여제의 대관식이지 않을까 싶은데요. 96년 애틀란타 방수현 이후 결승에 올랐습니다. 이미 은메달은 확보를 했고 이걸 금빛으로 어떻게 바꾸느냐, 바꿀 수 있냐, 이걸 주목하면 될 텐데요. 오늘 오후 5시 55분입니다. 세계 9위 중국의 허빙자오 선수랑 격돌을 합니다. 안세영 천적으로 불렸던 천위페이 선수랑 만나지 않겠느냐라고 했는데 천위페이를 8강에서 꺾은 선수가 바로 허빙자오 선수예요. 컨디션 상승세 워낙 좋고 또 그 선수 입장에서는 안세영이 1위이기도 하고 워낙 잘하니까 밑져야 본전이지 않나 이런 생각도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걱정이 되기는 하는데 어찌 됐건 상대 전적에서는 안세영 선수가 8승 5패로 앞서 있고요.

다만 올해만 보면 1승 1패로 바등바등해서 걱정이 되는데 팀을 많이 모아서 응원을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 하나 안세영과 함께 그전에 보실 게 4시 반에 사격이 있습니다. 25m 속사권총에 조영재 선수, 본선 4위로 결승에 올랐는데요. 사격에서 지금까지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를 땄는데 오늘 하나를 더 추가하게 되면 2012년 런던을 넘어서 역대 최고의 성적을 쓸 수 있게 됩니다. 오늘 많은 응원이 필요해 보이네요.

[앵커]
배드민턴 그리고 사격에서 금빛 소식이 들려오기를 기대해보겠습니다. 스포츠부 조은지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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