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부산의 한 공단지역에서 자연 상태의 40배가 넘는 방사선이 누출되고 있는 사실이 YTN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방사선을 사용하는 비파괴 검사 장비를 운용하는 과정에서 공장 밖으로 누출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김종호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리포트]
부산 녹산국가산업단지.
방사능 측정기를 켜고 버스정류장이 있는 왕복 6차선 도로로 접어들자 방사선 수치가 치솟습니다.
차를 멈춰 인근 공장에 다가가자 수치가 더 올라가 시간당 10μSv를 훌쩍 넘어버립니다.
시간당 10μSv는 자연방사선량의 최고 40배가 넘는 수치.
국제방사선 방호위원회가 정한 방사선 노출 위험 기준인 시간당 0.5μSv도 20배 이상 초과했습니다.
여기에 하루 8시간, 주5일 동안 노출된다면 연간 20mSv 이상을 피폭하게 되는 셈입니다.
방사선 교육과 검진을 받으면서 개인의 피폭 량을 관리하는 전문 작업 종사자에게 허용된 기준보다도 높은 수치입니다.
방사선의 출처를 찾기 위해 가장 가까운 공장에 들어갔습니다.
방사선을 사용하는 비파괴 검사 장비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해당 공장에서는 방사선을 차단하는 차폐 시설을 갖추고 작업을 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다시 공장 밖으로 나오자 이상한 일이 벌어집니다.
불과 한 시간 전까지만 해도 기준치에 20배가 넘는 방사선이 측정됐던 곳입니다.
그런데 공장에 취재 사실을 알리자 방사선량이 기준치 이하로 뚝 떨어졌습니다.
해당 공장 관계자는 원래 다른 공장에서 나오던 방사선이 우연의 일치로 더 이상 측정되지 않는 것 같다고 이야기합니다.
[녹취:공장 관계자]
"저희같이 안전 규격에 맞춰서 꾸준하게 정기적으로 검사받고 인증서 발급할 때마다 또 검사받고 이런 데가 없거든요. 그래 가지고 아마 이쪽에서 하는가는 모르죠."
하지만, 방사선 전문가는 해당 공장에서 차폐 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고 방사선 장비를 사용한 것 같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인터뷰:이광현, 부산대 핵물리기술연구소 부센터장]
"비파괴 검사 현장에서 고 선량의 감마선원을 사용하고 있는데요. 아마 그 선원의 영향이 아닐까 이렇게도 생각됩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 관리하는 방사선 장비 위치 정보를 확인한 결과 주변에서 방사선 장비를 운영한 곳은 해당 업체뿐입니다.
또, 이 업체는 올해 초 방사선 누출 문제로 행정조치를 받기도 했습니다.
[녹취:비파괴 검사 담당자]
"저희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에서 조사가 나와서 8월에 보강공사를 했었습니다. 그래 가지고 기준치 이하로 나온 걸 확인하고..."
시간당 10μSv를 넘는 방사선이 측정된 곳으로부터 수백 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높은 방사선량이 나왔습니다.
원자력안전기술원은 YTN의 취재 내용을 전달받아 다음 주 해당 지역에 대한 정밀 조사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YTN 김종호[ho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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