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치매를 앓던 80대 노인이 강릉의 한 야산에서 넘어져 사경을 헤매다 자신이 기르던 강아지의 도움으로 극적으로 구조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체감온도 영하 10도 안팎의 한파 속에 이 견공은 구조될 때까지 할아버지 곁을 지켰습니다.
송세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3~4년 전부터 치매를 앓고 있는 88살 이규봉 할아버지.
이 할아버지는 지난 12일 오후 4시쯤 강릉시 청량동의 집을 나섰다가 근처 야산에서 넘어져 움직이지 못하게 됐습니다.
가족의 실종 신고를 받고 경찰은 수색에 나섰고, 5시간여 만인 밤 9시 20분쯤 할아버지를 발견했습니다.
발견 당시 할아버지 배 위에는 자신이 기르던 생후 2개월 된 풍산개가 앉아 곁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인터뷰:이규봉, 강릉시 청량동(88세)]
"이놈이 있으니까 날 잠 못자게 하니까 살았지. 잠잤으면 죽었을지도 모른다고 날은 춥지..."
당시 체감온도는 영하 10도 안팎, 할아버지의 체온은 34도까지 떨어지는 등 자칫 생명을 잃을 수 있는 위급한 상황이었습니다.
[인터뷰:조원석, 강릉경찰서 실종 전담팀장]
"야간 시간대에 이르면서 아무것도 먹지 못한 상태에서 추위와 싸우고 있었다는 것은 집에서 같이 나온 강아지의 힘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구조 직후 병원으로 옮겨진 뒤 다음 날 퇴원한 할아버지는 현재 건강을 회복한 상태입니다.
할아버지는 이 강아지가 생명의 은인이라며 아빠 풍산개와 함께 평생 한 가족처럼 키우기로 했습니다.
[인터뷰:이규봉, 강릉시 청량동(88세)]
"날 살려줬는데 은인이나 한 가지지. 내가 살아있는 동안 이 개를 키울테고, 잘 먹일테니까."
YTN 송세혁[shso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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