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울산과 경북 칠곡 계모 사건에서 보듯 아이들이 학대 받고 있다는 경고음이 여러 차례 울렸지만 학교와 경찰 등 정작 도움을 줘야할 기관들은 모두 무기력했습니다.
아동 학대를 막을 사회적 시스템 마련이 시급합니다.
허성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비극은 지난 2012년 두 자매가 계모와 함께 살면서 시작됐습니다.
담임 교사가 자매의 몸에서 상처를 발견할 정도로 상황은 심각했습니다.
아동보호 전문기관이 '형사고발하겠다'고 부모에게 경고까지 했지만 비극을 막지 못했습니다.
[인터뷰:교육당국 관계자]
"(언니가) 경찰에 신고한 것이며 또 숨진 아이가 구미 아동보호 전문기관에 등록돼 있었던 것이며, 최종적으로 6월에 학교에서 또 신고한 것이며 어떻게 보면 전방위적으로 (아동 학대를) 다 알고 있었던 상황이라고 봐야하지 않겠습니까?"
아동 학대 의심 신고가 이뤄졌고 그런 정황도 인정됐지만 친권자인 친아버지와 계모가 극구 부인하자 없던 일이 된겁니다.
또 친권자에게서 아이를 분리할 수 있는 권한이 없어 결국 아이를 가정으로 돌려보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인터뷰:지자체 아동 담당]
"부모의 말밖에 믿을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아동 학대가 발생하면 경찰이 같이 나가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아동보호 전문기관은 전문 민간인이잖아요. 강제성이 없는 것이죠."
전문가들은 학대 아동을 친권자를 포함한 학대의 주체로부터 즉시 격리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정운선, 경북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친부모가 아이를 학대하지 않더라도 내버려두는 경우가 많이 있거든요. 이 때 친권이 부모에게 있으면 아이들이 갈 곳이 없어져요. 보호를 더 못 받아요. 비가해자 부모에 대해 친권을 제한하는 조치들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사회적 무관심 속에 어디에서도 도움의 손길을 찾지 못하고 무차별 폭력에 노출된 아이들, 학대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는 사회적 시스템을 하루 빨리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큽니다.
YTN 허성준[hsjk23@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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