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숯불 끄려다 그만...참혹한 화재 현장

2014.11.17 오전 04:59
[앵커]

10명의 사상자를 낸 전남 담양 펜션 화재 사고는 저녁에 숯불을 피워 고기를 구워먹다 발생했습니다.

현장감식을 벌이고 있는 경찰은 당시 상황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백종규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화마가 휩쓸고 간 펜션 바비큐장은 모두 새까맣게 타버렸고 건물 형태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겨우 건물을 지탱하던 뼈대와 타다 남은 에어컨이 덩그러니 놓여있습니다.

불에 탄 식탁과 나무들, 지붕이었던 샌드위치 패널은 여기저기 어지럽게 널려 있고, 당시 불이 얼마나 크게 났는지 화재 현장 주변에 있는 10m 높이의 나뭇가지들도 검게 그을려 있습니다.

[인터뷰:유가족]
"현재 가봤는데, 볼 수 있는 모습이 아니에요. 완전히 조립식 건물인지 아닌지 몰라도 가서 보니까 처참했어요. 보고 울고만 나왔습니다.'

불이 난 펜션에서는 모 대학교 패러글라이딩 동아리 학생들과 졸업생들이 숯불에 고기를 구워 먹으며 술자리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숯불의 불이 거세게 올라오자 불을 끄기 위해 누군가 숯에 물을 부었고, 기름받이 공간에 고인 기름과 물이 닿자 폭발음과 함께 수증기와 기름이 천정에 튀면서 불길이 치솟았습니다.

억새로 엮은 발 장식이 달려 있던 천정은 곧바로 불길에 휩싸였고, 순식간에 건물 전체로 옮겨붙었습니다.

당황한 사람들이 한꺼번에 하나뿐인 출입구로 뛰쳐나오면서 바비큐장은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그렇지만 이들 중 4명은 끝내 빠져나오지 못한 채 타고 남은 에어컨 옆 출입문 앞에서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경찰과 국과수가 유가족이 보는 앞에서 현장 정밀 감식을 했지만, 지금까지 확인된 것은 별로 없습니다.

YTN 백종규[jongkyu87@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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