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극심한 가뭄으로 충남 서부 8개 시·군에 제한급수가 시작된 지 4주째입니다.
하지만 심각한 물 부족 사태는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현지 주민들을 가장 고통스럽게 하는 건 지금 같은 상황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사실입니다.
이상곤 기자가 제한급수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오전 9시, 아파트 물탱크 밸브가 잠기면서 단수가 시작됐습니다.
물이 나오는 건 하루 24시간 중 아침과 저녁 3시간씩 단 6시간뿐.
아이스박스까지 동원해 물을 담았다가 사용하고 마시는 물은 사다 먹고 있습니다.
세탁기는 물이 나오는 시간이 아니면 돌릴 수 없어 빨랫감이 쌓이기 일쑤입니다.
한번 쓴 물은 쉽사리 버리는 일이 없습니다.
[최정애, 충남 서산시 지곡면]
"애들 씻었던 물로 제가 씻고요. 그 씻었던 물로 변기 물 내리고…. 설거지 같은 것도 세 대야 정도 받아서 헹구고 하니까 물은 많이 절약되더라고요."
물 사용이 많은 수영장은 하나둘씩 문을 닫고 있습니다.
이곳 수영장은 제한급수를 앞두고 대폭 운영시간을 줄였지만, 가뭄이 장기화 됨에 따라 결국, 운영이 중단됐습니다.
헬스장은 그나마 운영되고 있지만, 샤워실은 폐쇄돼 이용할 수 없습니다.
[고순희, 충남 보령시 남포면]
"다른 헬스장 이용할 생각은 안 했고요. 집에 가서 씻는 거로 하고 가까이 있어서 여기 이용하고 있습니다."
청양에서는 5년 전 폐쇄한 정수장 문을 다시 열었습니다.
지하수 관정 4곳에서 하루 평균 2천5백 톤의 물을 끌어올려 보령댐에서 공급받은 물과 함께 각 가정으로 보내주고 있습니다.
[최익환, 충남 청양군청 환경보호과]
"지하수가 다행히 개발돼 있어서 그 이상으로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수치상으로는 30~40% 감량(했습니다.)"
관정을 파고, 저수지 용량 확보를 위한 준설 작업도 진행되고 있지만 농민들은 내년 농사가 더 걱정입니다.
[조병국, 충남 서산시 인지면]
"내년 농사는 거의 포기할 정도인 상황입니다. 우선 벼 심는 것도 문제죠. 지하수도 얕은데는 고갈돼 안 나오는 상황이기 때문에…."
급수 절감 목표량 미달 지역에 대해 강제 급수 조정 계획까지 나온 상황.
주민들은 묵묵히 불편을 감수하고 있지만, 가장 큰 걱정은 지금 상황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사실입니다.
YTN 이상곤[sklee1@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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