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적하면서도 주변 환경이 좋은 곳에서 노년을 보내려고 도시를 떠나 시골로 귀농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지역 원주민과의 갈등도 심심치 않은데요, 급기야 마을 잔치 비용 때문에 이장이 귀농한 주민을 폭행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이승배 기자입니다.
[기자]
두 남자가 말다툼을 벌이더니 의자를 뒤로 밀어 넘어뜨립니다.
윗옷을 벗어 던지고 발길질까지 날립니다.
손으로 목을 졸라 밀치고 일어서자 바닥에 내동댕이칩니다.
마을 이장이 귀농 온 주민을 폭행한 겁니다.
이유는 마을 잔치 비용 때문이었습니다.
[폭행 피해자 : 자기가 외지 사람(귀농인)들한테 돈을 걷어서 (어버이날) 행사를 치르려고 했는데 내가 안 따라준다는 그 말이에요. 자기 말에. 그러니까 무작정 와서 폭행한 거예요.]
이장 말에 타지에서 온 귀농인 15집 가운데 11가구가 적게는 5만 원에서 많게는 20만 원씩을 냈습니다.
이장은 폭행한 것은 잘못했지만, '갑질'은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마을 이장 : 객지 사람들이 대부분 귀농 귀촌을 했기 때문에 좀 젊은 분들이에요. 나는 순수한 마음으로 했지, 이런 전쟁이 날지 알았으면 난 행사 안 했어요.]
이런 갈등은 비단 마을 행사뿐만이 아닙니다.
상담 사례를 보면 타지에서 온 사람이 마을 보조비를 타내면 시기를 하거나, 농사 방법을 두고 기존 주민과 갈등을 빚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느 마을은 "이장이 면접을 본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 귀농한 사람들에게 물었더니 생활 방식에 대한 이해 충돌 그리고 기존 주민들의 텃세 때문에 가장 힘들었다고 답했습니다.
기존 주민들과 갈등 때문에 아예 다른 마을로 이사 가고 싶다는 사람도 꽤 많았습니다.
전문가들은 전혀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만큼 귀농인뿐만 아니라 원주민도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김귀영 / 귀농귀촌종합센터장 : (귀농인도) 농촌의 생활 방식이나 문화에 대해 이해가 필요하고요. 그만큼 또 이제는 농촌에 사는 사람들도 새로 우리 마을로 들어오는 사람들에 대해서 열린 마음을 갖고 (다가가야 합니다.)]
귀농인부터 먼저 마을 회의나 모임에 자주 참여하며 다가가고 기존 주민도 당연히 뭔가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부터가 시작이라고 전문가들을 조언합니다.
YTN 이승배[sb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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