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300년 전 화장실은?...모습 드러낸 신라 '수세식 화장실'

2017.09.26 오후 10:44
[앵커]
경주에서 통일신라 시대에 만든 수세식 화장실이 처음으로 발굴됐습니다.

돌로 만든 변기에 배수시설까지 갖춰서 천300여 년 전에는 최고급 화장실이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윤재 기자가 확인하고 왔습니다.

[기자]
안압지로 알려진 '동궁과 월지'와 맞닿은 유적 발굴 현장.

7세기 통일신라 시대 왕궁터로 추정되는 곳에서 화장실 건물의 흔적과 시설이 확인됐습니다.

지금과 비슷한 모양을 석조 변기가 놓여있고, 경사진 배수로를 만들어 오물이 흘러가도록 했습니다.

물을 흘려보내 뒤처리를 하는 이른바 '수세식 화장실'로 지금의 타일과 같은 기능을 하는 벽돌까지 갖춰 최상위 계층이 이용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장은혜 /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 : 화장실 건물과 변기가 하나의 세트 구성으로 확인된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의미가 있습니다.) 신라의 화장실 문화, 그리고 왕궁 내에 화장실 발달 정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자료가 됩니다.]

발굴 현장에서는 우물도 발견됐고, 그 안에서 우물을 막을 때 제물로 바쳐진 것으로 추정되는 어린 사슴 뼈도 나왔습니다.

[장은혜 /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 : 통일신라가 멸망하던 시기 즈음에 폐기됐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어린 사슴이 놓였다는 것 자체가 당시에 우물 폐기의 의례와 관련된 것으로 보입니다.]

또 동궁으로 들어가는 출입문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신라 왕궁인 월성과 태자가 머무른 동궁의 규모나 경계를 알 수 있는 사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종훈 /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장 : 신라가 통일 이후에 신라의 궁궐들이 어떻게 확대되고 발전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찾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 2015년 신라 왕궁인 월성이 처음으로 확인됐고, 지난 5월에는 월성 성벽에서 제물로 바쳐진 인골도 발굴됐습니다.

또 당시 화장실과 궁궐 출입문까지 확인되면서 신라 역사와 경주에 살던 옛사람들의 생활상을 좀 더 또렷하게 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YTN 이윤재[lyj1025@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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